[OSEN=이인환 기자] 겉으로는 편안한 차 한 잔이었다. 그러나 시점이 묘하다. 짐 랫클리프 경이 마이클 캐릭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과 비공개 회동을 가진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즌 막판 맨유의 미래를 둘러싼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영국 ‘더 선’은 27일(한국시간) “랫클리프가 캐릭의 미래에 대한 중대한 결정을 앞두고 맨유 훈련장을 방문해 비밀 회담을 가졌다”고 보도했다.
랫클리프는 최근 캐링턴 훈련장을 찾았다. 시즌 내내 간헐적으로 훈련장을 방문하며 현장 상황을 직접 확인해 온 그는 이번에도 캐릭 감독과 만나 대화를 나눴다. 표면적으로는 격식 없는 만남이었다. 그러나 캐릭의 거취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캐릭은 해당 만남에 대해 “우리는 이야기를 나누고 차 한 잔을 마셨다. 편안한 대화였다. 그가 지지를 보여주는 모습을 보는 건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아주 격식 없는 만남이었다. 그를 만나서 반가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 말 속에는 확신보다 조심스러움이 더 짙었다. 캐릭은 아직 자신의 미래에 대해 어떤 보장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랫클리프 역시 이와 관련한 질문에는 “그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며 말을 아꼈다.
맨유는 최근 흐름만 보면 분명 반등 중이다. 7개월 전 브렌트포드 원정에서 1-3으로 무기력하게 무너졌던 팀은 이제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확보에 다가서고 있다.
당시만 해도 팀 분위기는 흔들렸고, 감독 교체설이 거세게 불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맨유는 상위권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고, 올드 트래포드에서 리버풀전을 앞두고 더 큰 반전을 노리고 있다.
브렌트포드전도 중요하다. 맨유는 월요일 밤 홈에서 브렌트포드를 상대한다. 해리 매과이어가 출전 정지 징계를 마치고 돌아오는 점은 호재다. 반면 리산드로 마르티네스는 3경기 출전 정지 중 두 번째 경기를 소화해야 해 수비진 구성에는 여전히 변수가 있다.
캐릭은 “분명히 우리가 원하는 위치다. 우리는 대회에서 멋진 밤들을 많이 보냈다. 현재 괜찮은 위치에 있다. 앞으로 더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라며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맨유라는 구단에서 ‘괜찮은 위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캐릭도 이를 알고 있다. 그는 “이건 정상의 자리에 사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는 일”이라고 했다. 맨유 감독 자리의 무게를 정확히 인식하고 있는 발언이었다.
결국 핵심은 랫클리프의 판단이다. 맨유가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확보하고 시즌 막판 상승세를 유지한다면 캐릭 체제는 힘을 받을 수 있다. 반대로 마지막 고비에서 흔들린다면 새로운 결단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회동은 단순한 차 한 잔이었을 수 있다. 그러나 맨유에서 랫클리프의 움직임은 언제나 메시지로 읽힌다. 캐릭은 지지를 느꼈다고 했지만, 아직 확답은 없다. 맨유의 미래는 여전히 열려 있다. 남은 몇 주가 캐릭의 운명, 그리고 맨유의 다음 시대를 결정할 전망이다. /mcadoo@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