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고성환 기자] 안타까운 비극이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출전까지 좌절된 사비 시몬스(23, 토트넘 홋스퍼)가 600개가 넘던 소셜 미디어 게시글을 모두 삭제했다.
토트넘은 27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시몬스가 오른쪽 무릎 전방십자인대(ACL) 파열 부상을 입었음을 확인한다. 그는 지난 토요일 울버햄튼전 후반에 다쳤다. 시몬스는 몇 주 안으로 수술받을 예정이며 이후 구단 의료팀과 함께 재활 과정을 시작하게 된다. 토트넘의 모든 구성원은 그에게 사랑과 지지를 보내며 회복의 모든 과정에서 함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결국 시몬스는 남은 4경기에서 강등권 탈출을 꿈꾸는 토트넘에 힘을 보탤 수 없게 됐다. 게다가 4년에 한 번 열리는 월드컵마저 놓치는 게 확정됐다. 시몬스는 네덜란드 대표팀에 꾸준히 승선하며 통산 두 번째 월드컵의 꿈을 키워가고 있었지만, 두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부상에 발목을 잡히고 말았다.
반년 이상 재활이 필요할 전망이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에 따르면 시몬스는 다음 시즌도 전반기를 통째로 날릴 가능성이 크다. 2026년엔 더 이상 출전이 어려우며 2027년 복귀가 현실적인 목표로 알려졌다.

사고는 지난 25일 영국 울버햄튼의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울버햄튼과 2025-2026시즌 프리미어리그 34라운드에서 발생했다. 이날 토트넘은 후반 37분 터진 주앙 팔리냐의 결승골로 1-0 승리, 마침내 2026년 리그 첫 승을 거뒀다. 15경기 무승(6무 9패)의 고리를 끊어내는 귀중한 승리였다.
하지만 시몬스가 심각한 부상으로 좌절했다. 그는 후반전 상대 수비와 공을 다투는 과정에서 다리를 짚다가 그대로 무릎이 꺾이고 말았다. 다리가 잔디에 걸리면서 큰 충격을 받았고, 그대로 쓰러져 고통을 호소했다. 결국 시몬스는 울먹이며 들것에 실려 교체됐고, 이 과정에서 자신을 조롱한 울버햄튼 팬을 향해 욕설로 응수하기도 했다.
강등 위기에 직면한 토트넘으로서는 최악의 소식이다. 이번 시즌 라이프치히를 떠나 토트넘에 합류한 시몬스는 기대만큼 활약해주진 못했지만, 손흥민의 등번호 7번을 물려받은 에이스이기 때문. 이미 데얀 쿨루셉스키와 제임스 매디슨, 모하메두 쿠두스, 윌손 오도베르 등 여러 공격 자원을 잃은 상황에서 홀로 창의적인 공격을 책임지던 시몬스까지 빠지면 치명적인 타격이다.
시몬스도 처음 겪는 장기 부상에 좀처럼 마음을 추스르지 못하고 있다. 700만 명의 소셜 미디어 팔로워를 가진 그는 지난 몇 년간 올렸던 600개가 넘는 게시글을 모두 삭제했다. PSV 에인트호번부터 라이프치히, 토트넘 시절의 기록을 한꺼번에 지워버린 것. 시몬스가 얼마나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보여주는 신호다.

이후 시몬스는 딱 하나의 게시글을 새로 업로드했다. 그는 "사람들은 인생이 잔인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오늘이 바로 그런 날처럼 느껴진다. 내 시즌은 갑작스럽게 끝났고, 나는 그 사실을 받아들이려 애쓰고 있다. 솔직히 말해 마음이 무너졌다. 아무것도 이해되지 않는다"라고 적었다.
이어 시몬스는 "내가 원했던 건 그저 팀을 위해 싸우는 것이었는데, 이제 그걸 할 수 있는 기회를 내게서 앗아갔다...월드컵과 함께.
이번 여름 내 나라를 대표하는 일도...그냥 사라져버렸다"라면서도 "이 상황을 받아들이고 마음의 평화를 찾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거다. 하지만 난 계속해서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고의 팀 동료로 남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강력한 복귀 의지도 다졌다. 시몬스는 "우리가 함께 이 싸움을 이겨낼 거라는 걸 의심하지 않는다. 나는 이제 이 길을 걸어갈 것이다. 믿음을 따라, 강인함과 회복력, 그리고 확신을 가지고, 다시 경기장 위에 설 날을 세어가면서. 조금만 기다려 달라. COYS(Come On You Spurs)"라고 외쳤다.
토트넘 팬들 사이에선 시몬스의 미래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투 더 레인 앤 백'은 "시몬스가 토트넘 관련 게시글을 모두 삭제한 건 충격을 안기고 그의 미래에 대한 심각한 의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나온 행동"이라며 "시몬스는 신체적으로도, 계약 측면에서도 불확실한 미래에 직면해 있다. 강등권 싸움 중인 팀이 핵심 선수를 잃고, 그 선수가 구단과 흔적까지 지우는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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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프라임 스포츠, ESPN, 스카이 스포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