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고성환 기자] 밴쿠퍼 화이트캡스가 연고지 이전이라는 초강수를 두게 될까. 재정 문제로 인해 변화를 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캐나다 'TSN'은 28일(한국시간)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특별 위원회가 밴쿠버 구단의 미래와 연고지 이전 가능성에 대해 논의했다. 라스베이거스가 유력한 이전 후보지로 떠올랐으며, 리그가 해당 도시에 팀 유치를 추진하는 그룹과 만났다고 한다"라고 보도했다.
밴쿠버도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구단은 "경기장 수익 구조, 시설 접근성, 그리고 수익 한계와 관련된 구조적인 문제를 오랜 기간 겪어왔다. 이러한 요소들이 팀을 밴쿠버에 유지하려는 의지를 가진 투자자를 끌어들이는 데 어려움을 만들어왔다"라고 인정했다.
이어 밴쿠버는 "지난 16개월 동안 우리는 100개가 넘는 여러 주체들과 진지한 논의를 진행해왔지만, 현재까지 구단을 이곳에 남길 수 있는 실질적인 제안은 나오지 않았다. 구단 소유진의 가장 강한 바람은 여전히 밴쿠버에서 해결책을 찾는 것이다. 만약 구단의 미래를 이끌 비전과 자원을 갖춘 지역 기반의 소유 그룹이 있다면, 지금 나서주길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밴쿠버 구단은 1년 넘게 매각 대상이었다. 지금 홈구장으로 쓰고 있는 BC 플레이스와 임대 계약은 2026년 말에 만료된다. 지난해 12월 밴쿠버 시와 구단은 헤이스팅스 파크에 새 경기장을 건설하기 위한 독점 협상을 2026년 12월 31일까지 진행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지만, 이후 아무 소식이 없는 상태다.
밴쿠버 구단은 지역 내에서 다른 경기장을 사용하는 해법을 찾기 위해 계속 모색 중이다. 동시에 구단 매각도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이대로 진전이 없다면 시간이 갈수록 연고지 이전 가능성이 점점 커질 수밖에 없다.
결국 MLS 차원에서 밴쿠버를 인수할 투자 그룹을 물색 중이다. '디 애슬레틱'은 "라스베이거스는 MLS 진입을 희망하는 투자자들이 있는 여러 도시 중 하나다. 인디애나폴리스, 피닉스, 새크라멘토 등이 함께 거론되고 있다. 특히 피닉스 역시 라스베이거스와 함께 주요 이전 후보지로 평가된다"라고 설명했다.
라스베이거스에 축구팀을 만드려는 이들은 적지 않다. 한 투자 그룹은 스트립 지역에 500억 달러(약 74조 원) 규모 개발 프로젝트 '스타 베이거스'를 공개했으며, 이 계획에는 5만석 규모 축구 전용 경기장도 포함돼 있다. 다만 디 애슬레틱 소식통에 따르면 MLS와 실제 논의를 진행 중인 그룹은 이들과 다른 투자자들이다.

만약 밴쿠버가 연고지를 바꾼다면 2006년 이후 처음으로 이전하는 MLS 팀이 된다. 당시 산호세 어스퀘이크스가 휴스턴으로 이전해 휴스턴 다이너모가 됐고, 이후 산호세 지역에 2008년 어스퀘이크스가 다시 창단됐다.
2010년대 후반엔 콜롬버스 크루의 오스틴 이전이 추진되기도 했다. 그러나 팬들과 지역 사회가 주도한 '크루를 구하라(Save The Crew)' 운동이 성공하면 구단은 콜럼버스에 남게 됐다. 이제 밴쿠버도 비슷한 처지에 놓이자 밴쿠버 팬들 역시 경기장에서 '캡스를 구하라(Save The Caps)'라고 적힌 배너를 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MLS 대변인은 "우리는 구단이 지속 가능한 장기 해법을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집중하고 있으며, 밴쿠버에서 성장과 성공을 이어갈 수 있는 방안을 선호한다"며 모든 옵션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밴쿠버의 연고지 이전이 실제로 진행되려면 MLS 구단주들의 승인이 필요하며 투자자 측에서 5억 달러(약 7300억 원) 이상의 비용을 부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밴쿠버는 1974년 MLS 전신인 NASL에서 첫 시즌을 치른 유서 깊은 팀 중 하나다. 1984년 NASL이 해체된 이후에도 캐나다 축구리그(CSL), 미국 프로축구리그(APSL), USL, USSF 디비전2 등 여러 리그에서 활동하다가 2011년 MLS에 합류했다.
국내 팬들에게도 비교적 잘 알려진 팀이다. 이영표, 황인범 등 한국 국가대표 선수들이 밴쿠버 유니폼을 입고 활약한 바 있다. 지난 시즌엔 MLS컵 플레이오프 8강에서 승부차기 끝에 손흥민의 LAFC를 무너뜨리기도 했다. 당시 손흥민은 종료 직전 드라마 같은 프리킥 동점골을 터트렸지만, 승부차기에서 골대를 때리며 탈락했다.
그만큼 밴쿠버는 MLS 내에서도 손꼽히는 강팀이다. 최근 4년 연속 캐나다 선수권 우승, 2025년 MLS컵 결승 및 CONCACAF 챔피언스컵 결승 진출 등의 성과를 냈고, 올 시즌에도 8승 1패를 거두며 서부 콘퍼런스 1위 싸움을 펼치고 있다. 한 경기 덜 치른 상황에서 선두 산호세를 3점 차로 맹추격중이며 3위 LAFC보다 4점 앞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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