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 김인오 기자)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후원하는 LIV 골프가 존폐 기로에 섰다. 위기설이 실제가 되면 오는 5월 부산에서 열리는 ‘LIV 골프 코리아’ 대회 흥행에도 빨간불이 켜질 수 밖에 없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0일(한국시간)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PIF가 LIV 골프에 대한 자금 지원을 올해까지만 유지하기로 했으며, 이 같은 방침을 현지시간 30일까지 선수들과 직원들에게 통보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2022년 6월 출범한 LIV 골프는 사우디의 전폭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기존 투어와 차별화된 운영 방식으로 주목받았다. 전통적인 72홀 대신 54홀 경기 방식을 도입하고, 개인전과 단체전을 병행하는 한편, 컷 탈락 없이 모든 출전 선수가 상금을 받는 구조로 파격적인 변화를 시도했다.
출범 초기에는 스타 선수 영입에도 적극적이었다. 필 미컬슨, 더스틴 존슨, 브라이슨 디섐보를 비롯해 욘 람, 캐머런 스미스, 브룩스 켑카 등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대거 합류하며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막대한 투자에도 불구하고 흥행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약 4년간 50억 달러(약 7조4000억 원)가 투입됐지만, 낮은 관중 수와 저조한 TV 시청률이 지속적으로 지적됐다. 재무보고서 기준 누적 손실은 약 14억 달러(약 2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일부 외신은 매달 약 1억 달러의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기존 PGA 투어와의 갈등도 격화됐다. LIV로 이적한 선수들과 잔류 선수들 간의 감정 대립이 이어지며 골프계는 양분되는 양상을 보였다.
최근에는 이상 징후도 감지됐다. 오는 6월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열릴 예정이던 대회가 명확한 이유 없이 무기한 연기됐고, 재정 지원 중단설 역시 꾸준히 제기돼 왔다. LIV 측은 이를 부인해왔지만, 주요 외신들이 잇따라 같은 내용을 보도하면서 분위기는 급변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의 배경에는 중동 정세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사우디가 수익성이 낮은 스포츠 투자 대신 보다 안정적인 분야로 자금을 재배치하려는 흐름이라는 것이다.
만약 PIF의 지원이 실제로 중단될 경우, LIV 골프는 현재와 같은 구조를 유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스폰서십과 입장권 수익만으로는 리그 운영이 쉽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리그 축소, 타 투어와의 통합, 나아가 사실상 운영 중단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선수들의 거취도 최대 변수로 떠오른다. PGA 투어가 제한적인 복귀 프로그램을 운영한 바 있는 가운데, 욘 람과 캐머런 스미스 등 주요 선수들의 복귀가 현실화될 경우 적용 기준을 두고 또 다른 논란이 예상된다.
한국 선수들의 상황 역시 관심사다. 안병훈이 주장으로 있는 코리아 팀에는 송영한, 김민규 등이 포함돼 있으며, 이들 또한 리그 존속 여부에 따라 향후 진로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5월 부산에서 개최 예정인 LIV 골프 코리아 대회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흥행 부진이 이어진 상황에서 국내 대회 역시 관중 동원과 미디어 관심 측면에서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해 인천 송도에서 열린 대회에는 쿠팡이 수백억 원 규모의 후원을 맡고 수개월 전부터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그러나 올해는 개막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까지 눈에 띄는 후원사나 뚜렷한 홍보 전략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같은 시기 개막하는 국내 남녀 골프투어에 관심이 더 쏠리는 분위기다.
대회 유치와 후원을 결정한 부산광역시 역시 부담을 안게 됐다. 보도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단발성 이벤트에 막대한 세금이 투입됐다는 책임론이 제기될 가능성도 있다.
골프업계 한 관계자는 “LIV 골프는 ‘오일머니’에 의존해 성장해온 구조적 한계를 드러냈다”며 “PIF의 지원 중단이 현실화될 경우 부산 대회는 사실상 ‘분위기가 가라앉은 행사’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사진=MHN DB, LIV 골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