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어김없이 찾아온 패배의 악령’ 이 악문 쌍둥이들이 이겨냈다 [이대선의 모멘트]

스포츠

OSEN,

2026년 5월 01일, 오후 02:09

[OSEN=이대선 기자] 3경기 연속 연장 끝내기 패배. LG 트윈스를 짓누르던 악몽의 사슬이 마침내 끊어졌다.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승리의 여신이 다시 한번 등을 돌리는 듯한 결정적 장면이 세 차례나 반복됐지만 이번만큼은 주저앉지 않았다.

LG 트윈스는 3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KT 위즈와의 시즌 5차전에서 6-5로 짜릿한 재역전승을 거뒀다. 최근 3경기 연속 연장 끝내기 패배라는 사상 초유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천신만고 끝에 얻어낸 값진 승점이었다.

경기 중반까지 LG는 다시 한번 ‘패배의 공식’에 갇히는 듯했다. 3-0으로 앞서가다 5회 동점, 6회 역전을 허용하며 3-5로 끌려갔다. 8회 초, LG의 반격이 시작됐을 때만 해도 희망이 보이는 듯했지만 곧바로 ‘악몽의 그림자’가 드리웠다.

8회초 무사 2,3루 문보경의 좌전 안타가 터졌다. 동점까지 가능한 순간이었다. 하지만 2루 주자 오스틴이 3루를 돌아 홈으로 쇄도하던 중 넘어지는 황당한 장면이 연출됐다. 런다운에 걸린 오스틴이 허무하게 태그아웃되자 LG 더그아웃엔 찬물이 쏟아졌다.

모두가 동점을 확신한 순간 넘어진 오스틴

결국 태그아웃으로 물러난 오스틴

속상함에 일어나지 못하는 오스틴

9회 말 수비에서도 악령은 LG를 놓아주지 않았다. 마무리 함덕주가 등판했으나 선두타자 볼넷 후, 유격수 오지환이 땅볼 타구를 놓치는 실책을 범하며 무사 1, 2루 위기를 자초했다. 이어지는 힐리어드의 내야 플라이 상황에선 3루수 천성호가 유격수 오지환과 겹치며 공을 떨어뜨리는 아찔한 장면까지 나왔다. 다행히 인필드 플라이가 선언되며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패배의 그림자는 어느 때보다 짙었다.

오지환의 아쉬운 실책

타구 놓쳤지만 인플레이 선언에 가슴 쓸어내린 LG

절체절명의 순간 팀을 구한 건 베테랑들의 집중력이었다. 8회 초 오스틴의 주루사로 분위기가 완전히 가라앉은 2사 2루 상황. 박해민이 2스트라이크의 불리한 카운트에서 한승혁의 포크볼을 밀어쳐 기어코 5-5 동점을 만들었다.

여기서 멈추지 않은 박해민은 기습적인 3루 도루로 KT 배터리를 흔들었고 이어 타석에 들어선 구본혁이 우전 역전 적시타를 터뜨리며 승부를 뒤집었다.

9회말 수차례 이어진 위기 속에서도 함덕주는 흔들리지 않았다. 후속 타자들을 인필드 플라이와 뜬공으로 처리하며 1점 차의 살얼음판 승부를 지켜냈다. 3경기 연속 끝내기 패배라는 지독한 징크스가 마침내 마침표를 찍는 순간이었다.

캡틴의 동점타

도루로 압박해 역전 득점까지

압박감 이겨내고 승리 지킨 함덕주의 강심장

경기 후 염경엽 감독은 “전체적으로 어려운 분위기에서 경기를 시작했는데 선수들이 이기고자 하는 열정이 만들어지며 승리할 수 있는 발판이 된 것 같다”며 “만약 오늘 패했다면 5월의 흐름이 안좋게 갈 수도 있는 중요한 경기였는데 선수들이 최고의 집중력을 발휘하면서 역전승을 만들어낸 걸 칭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제야 웃는다

염경엽 감독 '집념 발휘한 선수들에게 박수를'

지옥 끝까지 갔다가 돌아온 LG는 이번 승리로 분위기 반전의 확실한 계기를 마련했다. ‘끝내기 공포증’을 떨쳐낸 트윈스가 과연 5월 반등의 서막을 화려하게 열 수 있을지 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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