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고척, 이후광 기자] 한때 득점권타율 0과 함께 퇴출 위기에 몰렸던 다즈 카메론(두산 베어스)이 득점권만 되면 펄펄 나는 베어스의 해결사로 완벽 변신했다.
카메론은 지난 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시즌 3차전에 2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3안타(1홈런) 5타점 3득점 2볼넷 원맨쇼를 펼치며 팀의 16-6 대승 및 3연승을 이끌었다.
1회초 볼넷으로 첫 방문한 고척돔 분위기를 익힌 카메론은 0-2로 뒤진 3회초 1사 1, 2루 찬스에서 경기를 뒤집는 스리런포를 쏘아 올렸다. 등장과 함께 키움 선발 하영민의 초구 가운데로 들어온 커브(122km)를 받아쳐 비거리 130m 좌중월 홈런으로 연결했다. 지난달 23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 이후 7경기 만에 나온 시즌 6번째 홈런이었다.
카메론은 5회초 볼넷에 이어 6-5로 앞선 6회초 1사 2, 3루 찬스에서 달아나는 1타점 적시타를 치며 김재웅을 강판시켰다. 이어 올라온 전준표의 연이은 폭투로 2루를 지나 3루에 도착한 그는 박준순의 3루타가 터지며 여유 있게 홈을 밟았다.
카메론의 안타쇼는 멈추지 않았다. 10-5로 앞선 7회초 무사 1, 2루 기회에서 이준우를 만나 승기를 가져오는 1타점 좌전 적시타를 때려냈다. 이번에도 카메론의 출루는 득점으로 이어졌다. 박준순의 중전안타, 조수행의 볼넷으로 2루를 지나 3루에 도달한 그는 정수빈이 침착하게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내며 다시 홈을 밟았다.
8회초 대타 김인태와 교체된 카메론은 시즌 2호 3안타 활약을 앞세워 시즌 타율을 2할8푼7리에서 3할6리로 대폭 끌어올렸다. 4월 3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 이후 약 한 달 만에 3할대 타율 복귀였다.
경기 후 만난 카메론은 “크게 달라진 점이 있기보다 그 동안 내가 만나본 적 없는 투수들을 많이 만났다. 그리고 미국과 투구 스타일이 조금 다르다 보니 적응이 필요했다. 계속 열심히 훈련하면서 잘 준비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최근 10경기 직구 타이밍과 변화구 대처에 신경을 썼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카메론은 이날 고척돔 방문이 처음이었다. 경기장에 대한 인상을 묻자 “트로피카나필드와 되게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디자인도 비슷하다. 고척돔이 프리미엄급 레벨의 실내구장인 거 같은데 이런 구장에서 뛸 수 있어서 좋다”라고 답했다.

총액 100만 달러(약 15억 원)에 두산맨이 된 카메론은 4월 중순까지 KBO리그 적응에 애를 먹었다. 타율, 홈런 등 표면적인 기록은 준수한 기록을 남겼는데 득점권만 되면 소극적으로 변하면서 4월 24일까지 득점권 20타수 무안타 침묵했다. 오죽하면 김원형 감독이 “카메론이 충분히 능력이 있는 선수니까 칭찬을 좀 해 달라”라며 취재진 앞에서 선수 기살리기에 나섰다.
카메론은 “부진했던 기간 동안 특별히 부담은 없었다. 투수들도 실투를 던질 테고, 그런 상황이 왔을 때 집중하다보면 언젠가 좋은 결과가 나올 거라고 생각했다”라고 힘들었던 시간을 되돌아봤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카메론의 최근 10경기 타율은 4할4푼4리에 달한다. 한때 2할1푼1리까지 떨어진 시즌 타율을 3할6리까지 끌어올린 원동력이다. 여기에 이전과 달리 득점권만 되면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8할7푼5리(8타수 7안타)라는 경이로운 득점권타율을 탄생시켰다. 일부 두산 팬들은 경기 후 각종 커뮤니티에 “카메론 여권을 뺏어야 한다”라며 테세를 전환했다.
카메론은 “잘 치는 선수가 있으면 직접 다가가서 조언을 구했다. 또 잘 치는 선수가 치는 걸 보면서 배웠다. 매 타석 들어갈 때마다 이진영 코치님이 주시는 정보도 도움이 됐다”라며 “그 결과 한국 투수들이 변화구를 많이 던지는 부분을 인지하게 됐다. 어떨 때 직구로 승부하는지도 감이 조금 잡힌다”라고 변화를 설명했다.

카메론은 그라운드 밖 한국 문화도 어느 정도 적응을 마쳤다. 벌써 좋아하는 한국 음식도 생겼다. 그는 “야구보다는 한국 문화에 더 많이 적응했다. 뭐든지 일찍 준비하고, 일찍 운동해야한다는 걸 느낀다”라며 “우리 집(서울 강남구 삼성동) 주변에 레스토랑이 많은데 불고기를 되게 즐겨 먹는다. 주변 마트도 잘 돼 있어서 고기를 사서 집에서 구워먹는다”라고 밝혔다.
카메론은 과거 메이저리그 명 외야수로 불린 마이클 카메론의 아들이다. KBO리그 적응 과정에서 레전드 아버지에게 조언을 구했냐고 묻자 “아버지와 종종 통화를 하는데 지금은 통화를 못한지 2주가 됐다. 아버지는 야구의 과정을 중요시 여긴다. 지금 시애틀 매리너스 코치로 계셔서 바쁘시지만, 과정을 중시하는 아버지 덕분에 더 집중을 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카메론은 초반 부진에도 경기장에서 목청껏 자신의 이름을 연호한 두산 팬들을 향한 인사도 잊지 않았다. 그는 “확실히 팬들의 응원 열기가 동기부여가 된다. 미국에서 플레이오프를 하는 것과 같은 열기가 느껴진다”라며 “항상 큰 소리와 함께 좋은 기운을 주셔서 감사하다. 이런 환경에서 야구한다는 게 참 즐겁다”라고 환한 미소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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