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이인환 기자] 루카스 포돌스키의 시간이 다시 한 번 빛났다. 40세 베테랑은 오래 뛰지 않았다. 그러나 그가 그라운드에 들어서는 순간, 폴란드컵 결승의 의미는 달라졌다.
구르니크 자브제는 3일(한국시간) 폴란드 바르샤바 PGE 나로도비에서 열린 2025-26시즌 폴란드컵 결승에서 라쿠프 쳉스토호바를 2-0으로 꺾고 우승했다.
로베르토 마시모가 전반 32분 선제골을 터뜨렸고, 막심 흘란이 후반 65분 추가골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구단 공식 기록상 포돌스키는 후반 43분 교체 투입돼 마지막 순간을 함께했다.
구르니크에는 역사적인 밤이었다. 구단이 폴란드컵을 들어 올린 것은 1972년 이후 54년 만이다. 모든 대회를 통틀어도 1988년 이후 38년 만의 주요 트로피였다. 한때 폴란드 축구를 대표했던 명문은 긴 침묵 끝에 다시 정상에 섰다.
그 중심에는 포돌스키가 있었다. 그는 득점도, 도움도 기록하지 않았다. 올 시즌 직접적인 공격포인트 역시 없었다. 하지만 포돌스키는 이 팀에서 단순한 노장 선수가 아니다.
쾰른 유스 출신으로 바이에른 뮌헨, 아스널, 인터 밀란, 갈라타사라이 등을 거친 그는 2014년 독일 대표팀의 월드컵 우승 멤버였다. 그리고 선수 생활의 황혼기에 자신이 태어난 실롱스크 지역의 구단, 구르니크로 향했다.
포돌스키는 2021년 구르니크에 입단했고, 지난해에는 자신의 회사를 통해 구단 지분 8.3%를 확보하며 2대 주주가 됐다. 선수이자 투자자, 그리고 상징으로 팀과 더 깊게 연결됐다.
우승 뒤 장면도 포돌스키다웠다. 그는 구단 레전드 스타니스와프 오슬리즈워와 함께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54년 전 영광을 기억하는 전설과 현재의 상징이 함께 만든 장면이었다. 현지 매체는 이 장면을 팬들을 울린 특별한 제스처로 조명했다.
포돌스키는 경기 후 “정말 아름다운 일”이라며 감격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이번 우승이 자신에게 다섯 번째 국내 컵 우승이라고 밝혔다.
독일, 잉글랜드, 일본, 튀르키예에 이어 폴란드에서도 컵을 들어 올린 것이다. 은퇴 가능성에 대해서는 “유럽대항전은 유혹적”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짧은 출전, 긴 여운이었다. 포돌스키는 다시 한 번 골보다 큰 이야기를 남겼다. 40세의 월드컵 챔피언은 자신이 사랑한 클럽에 38년 만의 우승을 안겼고, 구르니크의 밤은 그의 낭만으로 완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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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스포르트 폴란드 캡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