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 막고 뒤늦은 번복…KGA, ‘오심 인정’에도 허인회 구제는 없었다

스포츠

이데일리,

2026년 5월 05일, 오전 07:19

[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대한골프협회(KGA)가 허인회의 룰 판정 번복 논란과 관련해 ‘오심에 가까운 운영상 과실’을 공식 인정했다. 그러나 선수 구제 방안은 제시하지 않으면서 논란은 오히려 확산되는 분위기다.

허인회. (사진=KGA)
논란의 출발점은 3일 KGA와 아시안투어 공동 주관으로 열린 GS칼텍스 매경오픈 3라운드 7번 홀이다. 허인회의 티샷이 아웃오브바운즈(OB) 경계 지역으로 향했고, 포어캐디(경기진행요원)의 안내에 따라 프로비저널볼(잠정구)을 플레이했다. 이후 원구의 OB 여부를 확인해야 했지만, 공은 포어캐디에 의해 수거돼 동반 경기자 캐디에게 전달됐고, 최종 판단이 어려운 상황이 됐다.

경기위원(레프리)은 판단을 보류한 채 허인회에게 잠정구로 플레이를 이어가도록 했다. 허인회는 해당 홀을 파로 마쳤고, 스코어는 그대로 승인된 채 라운드가 종료됐다.

하지만 다음 날 상황은 뒤집혔다. KGA는 4라운드 종료 이후 전날 판단을 번복하고 원구를 OB로 규정했다. 이에 따라 허인회의 7번 홀 스코어는 파에서 더블보기로 정정됐다.

판정 번복으로 허인회는 연장 진출 기회를 잃었다. 마지막 날 신들린 ‘버디쇼’로 7언더파 64타를 친 허인회는 최종합계 11언더파 273타로 송민혁, 조민규와 동타를 이뤘다. 그러나 뒤늦게 2타를 추가하면서 공동 3위로 밀려났다.

현장에서는 혼선이 이어졌다. 4라운드를 마친 직후 허인회는 연장전을 준비하던 상황에서 KGA로부터 2벌타 부과 통보를 받았다. 충분한 설명 없이 내려진 일방적인 결정이었다는 것이 선수 측 주장이다.

허인회는 “경기를 끝내고 연장전을 준비하던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2벌타 통보를 받았다”며 “진행요원들이 앞을 가로막고 코스로 나가지 못하게 했다. 연장전 기회를 박탈당했다”고 밝혔다. 이어 “OB가 아니었다는 다른 증언은 듣지도 않았다. 연장전에 나갔더라면 내가 이겼을 수도 있다. 우승이 날아갔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KGA는 4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포어캐디, 동반 경기자 캐디, 방송 관계자, 레프리의 증언을 근거로 해당 상황을 OB로 최종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물리적 증거 없이 진술에 의존한 ‘정황 판단’이라는 점에서 논란은 남아 있다. 일부 갤러리의 상반된 증언은 반영되지 않으면서 판단의 객관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KGA는 입장문에서 운영 과정의 중대한 실수도 인정했다. ▲잠정구를 인플레이로 처리하고도 파로 기록한 점 ▲최종 라운드 도중 OB 결론을 즉시 통보하지 않은 점 ▲공지 지연 등 기본적인 경기 관리 절차의 오류를 시인했다. 판정 이전 단계부터 운영 관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판정 번복으로 대회의 신뢰도는 추락했다. 선수와 대회 후원사, 팬 모두가 혼선을 겪었고, 결과의 공정성 자체가 흔들렸다.

KGA는 “재발 방지를 위한 프로세스 강화”를 강조했다. 하지만, 허인회에 대한 구제나 보상 방안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규정상 결과를 되돌리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명백한 운영 과실이 확인된 상황에서 피해 선수에 대한 조치가 빠진 것은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사진=K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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