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범근! 송범근!" 팬들 외침에도 PK 거절한 송범근 "나도 차고 싶지만...골 넣는 것보다 안 먹는 게 더 좋아요"[현장인터뷰]

스포츠

OSEN,

2026년 5월 06일, 오전 08:51

[사진] 전주월드컵경기장 / 고성환 기자.

[OSEN=전주, 고성환 기자] 송범근(29)이 팬들의 외침에도 불구하고 페널티킥 키커로 나서지 않은 이유를 밝혔다.

전북 현대는 5일 오후 2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6 12라운드 홈 경기에서 광주FC를 4-0으로 제압했다. 어린이날을 맞아 20364명의 관중이 찾아온 가운데 시즌 두 번째 3연승을 질주했다. 이로써 전북은 6승 3무 3패, 승점 21로 한 경기 덜 치른 1위 서울(승점 25)을 4점 차로 추격했다.

화끈한 골 폭죽이 터졌다. 전북은 전반 43분 오베르단의 데뷔골로 앞서 나갔고, 후반 5분 김승섭의 슈팅이 수비에 맞고 굴절되면서 추가골로 연결되는 행운까지 따랐다. 승기를 잡은 전북은 경기 막판 터진 티아고와 이승우의 연속골까지 묶어 대승을 완성했다.

전북의 무실점 승리를 이끈 송범근은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우선 올 시즌 처음으로 대승을 거둬서 좋았다. 또 무실점으로 승리할 수 있어서 좋았다"라며 "3연승 뒤 어려운 시간도 있었다. 계속 이기지 못하기도 했다. 그래도 선수들이 잘 이겨내줬다. 하나가 돼서 이겨내려는 모습과 태도가 모이다 보니까 실점도 안 하고 이길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클린시트의 비결로는 선수단의 '원 팀 정신'을 꼽았다. 송범근은 "지난 경기와 이번 경기에서 무실점하면서 좋았던 점이 있다. 선수들이 희생하려는 모습이 보였다. 각자 자기 것만 하려하지 않고, 헌신하고 서로 도와주려 하는 모습들이 쌓인 덕분인 거 같다"라고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초반 어려움을 딛고 전북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송범근. 그는 "사실 전북이 그런 순위에 있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 팀에서 (커리어를) 시작하고, 오랫동안 몸담고 있으면서 이렇게 무너지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선수들에게 더 강하게 얘기도 하고, 각성해서 막았다. 버티다 보면 선수들도 보고 느끼고, 좋은 시너지가 나올 거라 기대했는데 잘 나와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날 전북 선수들은 득점 후 모두가 한 데 뭉쳐 기쁨의 세리머니를 펼치기도 했다. 송범근은 이에 대해 "팀 분위기가 너무 좋다. 선수들이 정말 하나가 됐다는 걸 최근 많이 느끼고 있다. 뭔가 이제 진짜 팀이 되어 가는 것 같다"라며 "솔직히 시즌 초반엔 감독님도 우리도 서로 어떤 스타일인지 정확히 잘 몰랐다. 이제는 계속 소통하면서 서로 이해하고 관계가 좋아진 거 같다. 개인 욕심들을 내려놓으면서 팀이 더 단단해지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라고 설명했다.

데뷔골을 넣은 김승섭을 향한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송범근은 "오늘 승섭이 형이 골을 넣어주셔서 진짜 좋았다. 선수들이 다 기대하고 있었다. 그런데 다 축하해 주고 있는데 감독님께 뛰어가길래 '맞나?' 싶었다"라며 취재진을 웃게 한 뒤 "끝나고 화장실에서 많이 얘기했다. 잘 생각하고 승우한테 세리머니 좀 배워야 할 거 같다"고 유쾌하게 말했다.

경기 막판 보기 드문 장면도 연출됐다. 이승우가 페널티킥을 획득하자 전북 팬들이 갑작스레 송범근의 이름을 연호한 것. 이를 들은 송범근은 손사래를 치며 키커로 나서지 않았고, 이승우가 직접 마무리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묻자 송범근은 "들었다. 팬분들께 아니라고 했다. 상대에 대한 존중이 아니기 때문"이라며 "만약 내가 연습을 해서 차는 거였다면 상관없다. 하지만 갑자기 그렇게 차는 건 아니다. 나도 너무 차고 싶고, 골을 넣고 싶다. 그런데 그건 승우가 넣는 게 더 좋았다고 생각한다. 나도 잘 모르겠다. 골 넣는 것보다 안 먹는 게 더 좋다"라고 미소 지었다.

송범근은 내달 열리는 2026 북중미 월드컵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조현우(울산), 김승규(도쿄)와 함께 홍명보호 승선이 유력하다.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에도 참가했지만, 경기 출전은 다음 기회로 미뤘던 송범근은 생애 처음으로 월드컵 무대를 누비는 꿈을 꾸고 있다.

송범근은 "당연히 월드컵에 나가고 싶고, 뛰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다. 남은 경기들에서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줘야 한다. 전북에서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하고 월드컵에 가서 잘할 수 있으면 좋겠다"라며 눈을 반짝였다.

솔직한 심경도 고백했다. 송범근은 "나이는 계속 들어가고, 다음 월드컵에 갈지 안 갈지도 모른다. 좋은 시기인 거 같다. 이런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고, 기회가 있을 때 잡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준비 중"이라며 "월드컵까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다. 기회가 온다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잘 준비하겠다"라고 다짐했다.

다만 조현우와 김승규라는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기란 분명 쉽지 않은 일이다. 송범근은 "항상 대표팀에 가서 승규 형, 현우 형이랑 경쟁하면서 많이 배웠다. 그래도 언젠간 넘어야 할 경쟁이라고 생각하며 준비했다. 그냥 꾸준한 게 제일 중요한 거 같다"라며 "선택은 감독님의 몫이다.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이다 보면 기회가 오지 않을까 싶다"라고 마음가짐을 전했다.

끝으로 중요한 여름을 앞두고 있는 송범근은 "정정용 감독님께서 4연승을 해본 적이 없다고 하시더라. 지금 우리가 다시 3연승이다. 저번에도 딱 3연승에서 끝났다"라며 "우리가 이 고비를 넘기고 더 치고 올라갈 수 있는 좋은 시기다.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서 월드컵에 나가는 선수들이 더 많아지면 좋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finekosh@osen.co.kr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전북 소셜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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