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 팬들을 향해 엄지 손가락을 내리는 김강(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프로축구 K리그1 FC안양의 2007년생 유망주 김강이 상대 팬을 조롱하다 퇴장,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많은 관중 앞에서 펼쳐지는 중압감 큰 더비전에서도 감정을 잘 컨트롤해야한다는 교훈을 뼈에 새겼다.
김강은 지난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의 하나은행 K리그1 2026 12라운드 맞대결에서 후반 14분 교체로 들어간 뒤, 22분 만인 후반 36분 레드카드를 받고 다이렉트 퇴장을 당했다.
안양은 전반 서울 야잔의 퇴장으로 수적 우위를 점하고 있었지만, 김강의 퇴장으로 10대 10 싸움을 벌여야 했고 결국 0-0 무승부에 그쳤다.
김강은 뜨겁게 달아오른 라이벌전에서 팀에 패기와 에너지를 불어넣기 위해 투입됐다. 초반에는 효과가 있었다. 김강은 부지런히 압박하며 서울 중원을 괴롭혔다.
그러나 안데르손과 볼 다툼을 벌인 뒤 최준과 신경전이 발생했고 이 과정서 흥분한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다. 심판이 말리는 상황에서도 서울 홈 응원석을 향해 양 엄지를 아래로 향하는 동작을 펼쳐 상대 팬을 자극했다.
주심은 '비신사적 행위'로 김강에게 퇴장을 명령했다. 자신의 순간적 행동이 얼마나 큰 악재가 된 것인지 알아챈 김강은 팬들에게 허리 숙여 사과한 뒤 미안함에 눈물을 펑펑 쏟았지만, 이미 쏟아진 물이었다.
김강은 지난 2일 부천FC와의 경기에서 처음 프로에 데뷔한 신인 선수다.
이날 두 번째 출전 기회를 잡은 그에겐 '연고지 더비'인 데다 올해 최다 관중(3만5729명)이 입장한 뜨거운 분위기 속 뭔가를 더 보여주고 싶었을 테지만, 과욕이 참사를 불렀다.
퇴장 후 유니폼을 뒤집어쓰고 괴로워하는 김강(가운데)(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김강의 행동으로 인해 어린이날 많은 관중 앞 불필요한 난투극이 발생했고 안양 동료들은 그의 몫까지 두 배로 뛰며 버텨야만 했다.
중요한 승부의 뜨거운 순간일수록 더 차가워져야 한다는 프로의 세계를, 아직 어린 선수인 김강은 퇴장으로 몸소 겪으며 깨우쳤다.
유병훈 안양 감독은 따끔한 교육을 예고하면서도, 이번 일이 김강의 성장으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유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김강이 큰 경기에서 잘하려다 보니 오버액션을 한 것 같다"면서 "팬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 배움의 시간이 있어야 한다. 혼을 내서라도 잘 교육해서, 팀에 필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로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강은 안양이 이번 시즌 야심 차게 영입한 유망주다. 유병훈 감독이 경북자연과학고 경기를 직접 체크한 뒤 영입을 결정했다.
안양 내부 관계자들 사이에선 "K리그1에 U22 룰이 사실상 없어진 게 아니었으면 주전으로도 뛰었을 자원"이라는 말이 돌았을 만큼 실력은 출중하다.
그러나 제대로 이름을 알리기도 전에' 어린이날 퇴장자'라는 오명이 붙었다. 그래서 그다음이 더 중요하다.
기대대로 잘 성장해 실력과 인성으로 팬들에게 이름을 다시 알리려면, 꽤 비싼 대가를 치른 이날의 퇴장을 잘 교훈 삼고 잊지 않아야 한다.
tree@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