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빨라진' 안세영, 주목해야 할 세계단체선수권 12게임 '스코어'

스포츠

뉴스1,

2026년 5월 06일, 오전 10:54

한국 여자 배드민턴 대표팀의 안세영이 3일(한국시간) 덴마크 호르센스에서 열린 2026 세계여자단체선수권대회(우버컵) 결승전 중국 왕즈이와의 단식 경기에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우버컵은 단식 3경기와 복식 2경기로 치러지며, 먼저 3승을 거두는 팀이 우승한다. © 신화=뉴스1

최근 국제 배드민턴계의 화두는 '15점제로의 변화'다. 게임 당 21점을 선취하면 승리하던 기존 방식에서무려 6점이나 줄어드는 획기적인 변화다.

세계배드민턴연맹(BWF)은 지난달 26일(이하 한국시간) 덴마크 호르센스에서 열린 87회 BWF 정기 총회에서 회원국 투표를 통해 '15점 3게임 제도(3×15)' 도입을 승인했다. 이번 결정에 따라 2006년 도입돼 20년 넘게 유지된 21점 승리제 대신 2027년 1월4일부터 15점을 먼저 획득하면 해당 게임을 가져가는 방식으로 바뀐다.

제도 변경의 취지는 연중 많은 대회를 소화하는 선수들의 체력을 보호하고, 진행 속도를 높여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유도하기 위함이다. 경기 시간이 늘어지는 것을 방지, 방송 중계 등 노출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의도도 있다.

아무래도 현재 시스템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안세영이나 서승재-김원호 등 한국 선수들 입장에서는 썩 달갑지 않은 변화다. 특히 단단한 수비와 정교한 스트로크로 초반보다는 중후반에 더 힘을 발휘하는 안세영 스타일을 감안하면 '독주 견제용'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빨리 승패가 갈리기에,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스타일로의 변화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물론 선수 자신이 모를 리 없다. 그리고 이미 대비하고 있는 듯 의미 있는 결과가 나왔다.

한국 여자 배드민턴 대표팀의 안세영이 3일(한국시간) 덴마크 호르센스에서 열린 2026 세계여자단체선수권대회(우버컵) 결승전 중국 왕즈이와의 단식 경기에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이날 한국 여자 배드민턴 대표팀은 매치 스코어 3-1로 중국을 격파했다. © 신화=뉴스1

안세영은 지난 3일 막을 내린 '2026 세계여자단체선수권(우버컵)'에서 대한민국 우승의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는 조별리그 3경기부터 8강-4강-결승까지 6경기에서 단 1게임도 내주지 않는 완벽한 경기력으로 '확실한 1승 카드'이자 '에이스' 면모를 과시했다. 특히 경기 '내용'이 주목할 만하다. 거의 모든 경기를 초반부터 밀어붙여 빠르게 마무리 지었다.

안세영은 대회 첫 경기에서 클라라 아수르멘티(스페인)를 2-0(21-14 21-12)으로 제압한 것을 시작으로 칼로야나 날반토바(불가리아) 2-0(21-7 21-12), 랏차녹 인타논(태국) 2-0(21-15 21-12)까지 조별리그 3경기를 가볍게 따냈다. 토너먼트도 다르지 않았다.

대만과의 8강에서 안세영은 추빈첸을 상대했는데 2게임 합쳐 15점(21-7 21-8)만 허용하며 압도했다.인도네시아와의 4강 1단식에서 맞선 푸트리 쿠수마 와르다니(세계랭킹 6위)와의 첫 경기에서 21-19로 승리한 것이 유일한 '접전'이었다. 그러나 안세영은 두 번째 게임을 21-5로 마무리했다.

그는 중국과의 대망의 결승전에서도 세계랭킹 2위인 왕즈이를 2-0(21-10 21-13)으로 꺾고 우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왕즈이의 최근 퍼포먼스가 좋아 조심스러운 경기였으나 일방적이었다.

이번 대회 안세영이 출전한 6경기 12게임에서 상대에게 15점 넘게 허용한 것이 딱 1번뿐이었다. 만약 이번 대회가 '15점제'였다고 해도 때도 안세영에게 1게임 뺐기 어려웠다는 의미다. 이미 제도 변화에 대비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2026년 세계여자단체배드민턴선수권대회(우버컵) 대표팀 안세영이 5일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5.5 © 뉴스1 이호윤 기자

우버컵을 앞두고 김동문 대한배드민턴협회 회장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지금까지는 21점제에 맞는 훈련 방식과 경기 운영을 펼쳐 왔기에 '슬로스타터'라는 이미지가 생겼지만, 우리 선수들이 결코 늦게 시동 걸리는 스타일이 아니다"라고 강한 어조로 말하며 "이미 (15점제로의 변화에)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회장은 "안세영이 박주봉 감독님 부임 후 빨리 끝낼 수 있는 경기는 빨리 끝낼 수 있도록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스타일로 바꾸고 있다"고 귀띔했는데 우버컵에서 딱 언급한 결과가 나왔다.

물론 15점제가 정식으로 도입되면 상대 대응도 달라질 것이니 조건이 같진 않다. 그래도 주목할 만한 결과가 나왔다.이번 대회에서 안세영이 작성한 '스코어'를 보면 변화에 대한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듯싶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실력이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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