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생 아기호랑이' 박재현-김태형, '어린이날' 광주를 깨우다

스포츠

이데일리,

2026년 5월 06일, 오전 11:27

[광주=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KIA타이거즈가 2006년생 ‘막내 호랑이’ 활약 속에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다. 팀의 주전 리드오프로 자리매김한 외야수 박재현과 150km대 강속구를 던지는 우완 투수 김태형 등 2년 차 젊은 선수들이 공수에서 존재감을 보이며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KIA타이거즈 박재현. 사진=KIA타이거즈
KIA타이거즈 김태형. 사진=KIA타이거즈
KIA는 지난 5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BO리그 한화이글스전에서 12-7로 이겼다. 난타전 끝에 거둔 승리였지만, 경기 흐름을 바꾼 장면마다 젊은 선수들이 있었다. 공교롭게도 ‘어린이날’에 팀 내에서 가장 ‘어린’ 선수들이 주인공이 됐다.

타선에서는 박재현이 단연 돋보였다. 1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한 박재현은 5타수 4안타 1홈런 4타점 1득점 1도루를 기록했다. 1회말 첫 타석에서 유격수 직선 타구로 물러난 뒤 나머지 네 타석에서 모두 안타를 때렸다. 그리고 안타를 칠 때마다 팀의 득점으로 연결됐다.

가장 결정적인 순간도 박재현의 방망이에서 나왔다. 5-5로 맞선 5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박재현은 한화 우완 불펜 박상원을 상대로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뽑았다. 149km짜리 몸쪽 직구를 가볍게 잡아당겨 우중간 담장을 살짝 넘겼다. 개인 시즌 3호이자 이날 경기의 결승 홈런이었다.

인천고를 졸업하고 2025년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 전체 25번으로 KIA에 지명된 박재현은 지난 2일 KT위즈전에서 4안타를 때리며 크게 주목받았다. 이어 불과 사흘 만에 다시 4안타 경기를 만들었다. 시즌 초반이지만 ‘간판타자’ 김도영과 함께 최근 타격감이 팀 내에서 가장 뜨겁다. KIA가 기대했던 젊은 야수의 성장세가 빠르게 현실이 되고 있다.

박재현은 경기 후 “아직 얼떨떨하다. 안타가 나오면서 자신감이 올라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홈런 상황에 대해선 “잘 맞았다는 생각이 안 들어 끝까지 타구를 봤다. 그렇게 멀리 간 줄 몰랐다”고 했다. 아직은 홈런을 치고도 확신보다 확인이 먼저인 만 19살 아기 호랑이다.

마운드에서는 박재현의 동갑내기 김태형이 힘을 보탰다. 김태형은 이날 선발 이의리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2⅓이닝 3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막았다. 경기 초반 한화 타선에 흐름을 내줄 수 있는 상황에서 추가 실점을 막고 역전승의 발판을 놓았다.

덕수고를 졸업하고 2025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5번으로 뽑힌 김태형 역시 2006년생 2년 차 투수다. 올 시즌 개막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됐지만 이후 기복을 보였고, 최근에는 롱맨으로 보직이 바뀌었다.

빠른 공의 힘은 여전하다. 150km대 중반의 강속구가 일품인 김태형은 아직 결정구 완성과 제구 안정이라는 숙제를 안고 있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선 스트라이크존에만 안정적으로 집어넣는다면 상대 타자가 쉽게 공략할 수 없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줬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마치 중학생처럼 머리를 짧게 자른 김태형은 “공은 괜찮은데 피해 가는 승부를 한 것이 가장 후회됐다”며 “앞으로는 더 적극적으로 스트라이크존을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보직 변화 속에서도 자신감을 되찾으려는 모습이다.

박재현의 빠른 성장세는 KIA 타선에 새로운 활로를 열고 있다. 1번 타순에서 출루와 장타, 주루를 동시에 보여주며 공격의 출발점 역할을 하고 있다. 김태형도 선발이든 불펜이든 긴 이닝을 맡을 수 있는 자원으로 다시 경쟁력을 보여줬다.

KIA에는 박재현과 김태형 외에도 2006년생 내야수 정현창이 있다. 정현창은 올 시즌 백업 내야수로 1군에서 경험을 쌓고 있다. 당장 주전 전력으로 완성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어린 선수들이 1군 무대에서 흔들리지 않고 버티면서 제 역할을 있다는 점은 분명 긍정적인 신호다.

KIA는 최근 주축 선수들의 부상과 기복 속에 흐름이 흔들리는 경기가 적지 않았다. 이럴 때 젊은 선수들의 활약은 큰 의미가 있다. 벤치에는 선택지가 늘어나고, 더그아웃 분위기는 살아난다. 기존 선수들에게도 자극이 된다.

젊은 선수들의 활약은 시즌 전체를 놓고도 중요하다. 긴 페넌트레이스에서 주전 선수들만으로 버티기는 어렵다. 2년 차 선수들이 일정 지분을 맡아준다면 KIA는 전력 운용에 숨통이 트인다.

이범호 감독도 “당연히 고참 선수들이 잘해줘야 팀에 잘 되는 것이지만 어린 선수들이 성장하는 것도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박재현이나 김태형, 정현창 등은 우리 팀이 반드시 키워내야 하는 선수들”이라고 말했다.

아직은 시즌 초반이다. 갈 길은 멀다. 선수들도 잘 알고 있다. 박재현은 “아직 시즌 초반이고, 100타석도 들어가지 않았다”며 “내가 어느 정도 할 수 있다는 확신은 없는 만큼 긴장 풀지 않고 더 노력하겠다”고 했다. 김태형도 결정구 완성이라는 숙제를 안고 있다. 그는 “아직 더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낀다”며 “지금은 그냥 자신감있게 승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어린이날 광주는 KIA의 막내들이 팀을 깨웠다. 2006년생 젊은 호랑이들의 패기가 시즌 초반 기복을 보이는 KIA를 다시 일으켜 세울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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