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현 같은 친구 1명만 더 있었으면" 꽃감독의 이유 있는 총애…20세 돌격대장은 어떻게 사직을 지배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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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2026년 5월 09일, 오전 06:40

[OSEN=잠실, 최규한 기자] 1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6 신한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홈팀 두산은 최승용, 방문팀 KIA는 애덤 올러를 선발로 내세웠다.9회초 1사 1루 상황 KIA 박재현이 안타를 날리고 1루에 안착해 기뻐하고 있다. 2026.04.18 / dreamer@osen.co.kr

[OSEN=부산, 조형래 기자] “박재현 같은 친구가 1명만 더 있었으면 좋겠다.”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선수단의 구성상, 전술적 역량보다는 관리의 역량에 치중할 수밖에 없다. 베테랑들이 중심이 된 선수단의 구조에서 이들의 컨디션과 멘탈 관리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베테랑이 많은 선수단은 에너지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선수단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선수가 필요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범호 감독의 눈에 띈 선수가 바로 외야수 박재현(20)이다. 

2025년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 전체 25순위로 입단한 박재현은 지난해 시범경기 깜짝 활약을 펼쳤다. 시범경기 6경기 타율 4할1푼7리(12타수 5안타) 1타점 2도루 4볼넷의 성적을 남겼다. 중용을 받을 수밖에 없는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정작 정규시즌에서는 시범경기에 펼쳤던 날개를 계속 펼치지 못했다. 58경기 출장했지만 타석 수는 69타석에 불과했다. 타율은 8푼1리(62타수 5안타)에 그쳤다. 4도루 11득점의 성적에서 알 수 있듯, 대주자로만 주로 기회를 받았다. 여러 사정상 박재현이 나설 수 있는 기회는 한정되어 있었다.[OSEN=창원, 이석우 기자] 29일 창원NC파크에서 2026 신한 SOL KBO 리그 NC 다이노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 홈팀 NC는 구창모가, 방문팀 KIA는 이의리가 선발 출전했다. KIA 타이거즈 박재현이 연장 10회초 1사 1,2루 우익수 뒤 1타점 2루타를 치고 환호하고 있다. 2026.04.29 / foto0307@osen.co.kr

올해는 선수단의 구조가 달라졌다. 주전 유격수이자 리드오프, 박찬호가 FA 자격을 얻었고 두산과 4년 80억원에 계약하며 떠났다. 리드오프 자리가 공백이 생겼다. 여기에 예기치 않게 최고참 해결사 최형우가 친정인 삼성과 2년 26억원에 계약하고 떠났다. 박찬호의 유출은 어느 정도 감수해야 했지만 최형우의 이탈은 예상치 못했다. KIA가 제안한 총액 규모가 삼성과 비슷했기에 최형우가 선수단에 없는 것은 계산 밖이었다.

106억 원을 쓰지 않은 대신, 내부에서 대안을 확실하게 찾아야 했다. 박찬호의 유격수 공백은 호주 출신 아시아쿼터 내야수 제리드 데일을 영입해서 채우려고 했다. 최형우의 존재감은 어떤 선수라도 채우기 쉽지 않았다. 십시일반의 자세가 필요했다.

역설적으로 위기는 기회가 됐다. 특히 박재현에게 이 기회가 체감으로 와닿았다. 박찬호의 이탈로 리드오프가 필요했다. 최형우의 이탈로 고정 지명타자 한 자리가 사라지게 되면서 다양한 선수들이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됐다. 특히 나성범의 지명타자 빈도가 높아지게 되면서 박재현은 자연스럽게 수혜를 입었다.[OSEN=창원, 이석우 기자] KIA 타이거즈 박재현  / foto0307@osen.co.kr

기회가 온다고 한들, 결국 선수가 살려야 한다. 박재현은 이범호 감독이 주는 기회를 흘려보내지 않고 꽉 잡았다. 32경기 타율 3할2푼4리(102타수 33안타) 5홈런 19타점 6도루 OPS .893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타석에서 결과로 증명하고 누상에서는 활발하게 움직이며 활력을 불어넣는다. KIA에 딱 필요했던 에너지 넘치는 선수가 박재현이었다. “박재현 같은 친구가 1명만 더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하는 게 다른 이유가 아니었다.

지난 8일 사직 롯데전은 박재현이 사실상 그라운드를 휘저은 경기였다. 1번 좌익수로 선발 출장한 박재현은 1회 벼락 같은 리드오프 홈런을 쏘아 올렸다. 1스트라이크에서 2구째 123km 슬라이더를 걷어 올렸다. 초반 분위기를 주도하는 홈런이었다.

5회에는 우전안타로 멀티히트 경기를 완성한 박재현, 그리고 7회 승부의 추를 기울게 하는 포문을 또 박재현이 열었다. 7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등장한 박재현이 다시 한 번 나균안의 145km 패스트볼을 공략해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터뜨렸다. 2-1로 다시 앞서가는 홈런이었고 이후 KIA는 박상준의 2루타 등을 포함해서 7회에 3점을 더 추가하며 5-1로 격차를 벌렸다. 결국 8-2로 승리를 거뒀다.[OSEN=대전, 박준형 기자] 20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2026 신한 SOL KBO 리그 시범경기 한화 이글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를 진행됐다.전날 한화는 4-5로 끌려가다 9회말 허인서의 동점 홈런과 김태연의 끝내기 홈런으로 7-5 역전승을 거두고 2연패를 끊었다.8회초 2사 만루 KIA 박재현이 3타점 적시 3루타를 날리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6.03.20 / soul1014@osen.co.kr

경기 후 박재현은 “오늘 경기 전에 몸이 무거운 느낌이 있었다. 경기를 계속 나가고 있지만 어떻게 할지 잘 몰라서 코치님, 선배님들에게 물어봤다”면서 “이렇게 몸이 무겁고 스윙이 안 도는 날에는 세게 돌리려고 하면 오히려 스윙이 더 무뎌진다고 조언을 해주셨다. 그래서 똑같이 하던대로 가볍게 치라고 알려주셨고 그 느낌대로 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리드오프로서, 팀의 막내급 선수로서 활력과 메시지를 팀에 불어넣는 임무를 확실하개 완수했다. 그는 “요즘 타선이 잘 터지지 않았다. 그래서 제가 1번 타자로 나가서 공을 많이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공격적으로 쳐서 제 뒤에 있는 타자들에게도 칠 수 있다는 영향력을 주고 싶었다. 그래서 적극적으로 치려고 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현재 주전으로 나간다고 해서 “안일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하는 박재현이다. 그는 “최근에는 잘 하는 날에는 팀이 이기면 재밌고 기분도 배가 된다. 이기는 경기를 많이 했으면 좋겠다”고 말하면서 “쳐진 분위기를 한 번씩 올려주는 역할이 저에게는 필요한 것 같다. 그 역할을 최대한 잘 하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기고 있을 때 제가 경기장에서 액션도 좀 크게 하는 것 같다”면서 활기를 불어넣는 역할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쉽사리 채워지지 않고 그림자도 지워지지 않을 것 같았다. 그런데 약간의 막내가 돌풍을 일으키면서 KIA의 새로운 엔진으로 거듭나고 있다.

 OSEN DB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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