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고성환 기자] 잉글랜드 여자축구계에서 여러 족적을 남긴 맷 비어드 감독의 사망이 논란을 빚고 있다. 그의 유족이 전 소속팀 번리 측의 대응에 문제가 있었다며 추가 조사를 요구했다.
글로벌 매체 'ESPN'은 7일(한국시간) "과거 번리 여자팀을 이끌었던 비어드 감독의 아내가 사전 심리에서 남편이 사망 전 번리 구단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고 느꼈다고 진술했다"라고 보도했다.
비어드는 지난해 8월 여자 슈퍼리그(WSL) 번리 감독직에서 사임한 뒤 같은 해 9월 자택에서 향년 47세로 사망한 채 발견됐다. 그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다시 눈을 뜨지 못했다. 뇌손상이 직접적인 사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비어드는 과거 밀월과 첼시, 웨스트햄 여자팀을 지휘했으며 리버풀 여자팀을 이끌고 2013년과 2014년 WSL 2연패를 달성하는 등 성공적인 커리어를 보냈다. 하지만 그는 2025년 6월 번리 여자팀에 부임한 뒤 약 한 달 만에 지휘봉을 내려놨고, 3주 뒤 세상을 떠났다.

최근 루신 카운티 홀에서 비어드의 사망을 둘러싼 사전 심리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그의 가족들은 조사 범위에 이의를 제기했다. 번리를 떠난 게 비어드의 정신 건강을 악화시켰다며 최종 심문에서 구단 관계자의 증언을 요청했다.
아내인 데비 비어드는 "맷은 다른 직장을 구하려고 번리를 떠난 게 아니다. 그곳에서 행복하지 않았기 때문에 떠난 것"이라며 "번리 구단은 그가 다른 곳으로 이직하는 걸 허락하지 않았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그들이 그를 괴롭혔다고 생각한다"라고 주장했다.
의붓아들인 스콧 비어드도 번리 구단의 소셜 미디어 게시글이 비어드에게 '상당히 해로웠다'고 증언했다. 존 기틴스 수석 검시관은 우선 커티스 도스 에이전트와 리그 감독 협회(LMA) 측에 추가 증거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비어드는 생전 번리에서 처우 문제 때문에 이들과 상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번리 구단 관계자도 심리에 참석할 예정이다. 기틴스 검시관은 "맷이 번리를 떠난 것이 그의 정신 건강 악화의 촉매제가 되었고, 그 악화가 결국 그의 죽음으로 이어진 사건들을 초래했다고 생각한다"라며 "오늘 유족들의 진술을 듣고 번리 구단이 조사에 이해관계인으로 참여해 줄 것을 요청한다. 수락 여부는 그들에게 달려 있다"라고 말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번리 측은 말을 아끼고 있다. 이번 시즌 잉글랜드 여자축구 2부리그 승격을 이룬 번리의 대변인은 "구단은 현재 진행 중인 법적 절차를 인지하고 있다. 지금으로서는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식 입장을 내놨다.
지금까지 수집된 증거에는 비어드의 에이전트와 주치의의 진술, 그리고 비어드가 번리를 떠나기 전후로 그를 영입하는 데 관심을 보였던 번리와 레스터 시티 여자팀 측에서 제공한 자료가 포함된다. 여기에 추가 조사를 통해 확보한 증거 등을 검토한 뒤 연기된 검시가 진행될 예정이다.
또한 비어드의 유족은 그가 사망 직전에 녹화한 영상도 법정에서 공개되길 원하고 있다. 'BBC'에 따르면 그의 아내는 "맷이 남긴 영상에서 번리 회장이 레스터와 협상을 막았다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 그가 그 영상을 남긴 데에는 이유가 있다. 그는 그 영상이 발견되기를 바랐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싶어 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비어드는 지난 4월 사후 WSL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고, 그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축구계에서 애도의 물결이 이어졌다. 리버풀 대성당에서 열린 그의 장례식에는 리버풀 전설 이안 러시와 잉글랜드 국가대표 출신 케이시 스토니, 리앤 샌더슨, 파라 윌리엄스를 포함해 약 600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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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스카이 스포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