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 유경민 기자) 280일. 길고도 답답했던 기다림 끝에 박세웅이 다시 승리투수로 돌아왔다. 흔들리던 롯데 마운드를 묵묵히 지켜온 에이스는, 사직의 뜨거운 함성 속에서 마침내 긴 터널의 끝을 마주했다.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1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정규시즌 KIA 타이거즈와의 홈경기에서 7-3으로 승리했다.
롯데 선발 박세웅은 이날 6이닝 4피안타 4탈삼진 4사사구 2실점(2자책)으로 퀄리티스타트(QS)를 기록하며 KIA 타선을 효과적으로 봉쇄했다. 이 승리로 박세웅은 지난 시즌 8월 3일 키움 히어로즈전 이후 첫 승리투수를 달성했다. 280일 만이었다.
반면, KIA 선발 이의리는 2⅔이닝 4피안타 3사사구 4탈삼진 4실점(4자책)으로 시즌 4패째를 떠안으며 조기 강판되었다. 평균자책점은 9.00, 이닝당 출루허용(WHIP)은 2.11까지 치솟았다.
앞서 이범호 KIA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며 이의리의 선발 로테이션 조정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그러나 이날도 73구 중 33구가 볼로 기록되는 등 제구 난조를 보이며, 향후 보직 변화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경기 초반 흐름은 KIA가 가져갔다. KIA는 1회초 김도영의 2루타와 아데를린 로드리게스의 희생플라이를 앞세워 2점을 선취했다.
하지만 롯데는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2회말 1사 2, 3루에서 손호영의 내야 땅볼로 1점을 만회하며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어 3회말 고승민의 3루타를 시작으로 빅터 레이예스와 전민재의 적시타가 연이어 터지며 단숨에 4-2 역전에 성공했다.
롯데는 5회말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1사 2루에서 전준우의 적시타로 한 점을 추가한 뒤, 윤동희의 2루타와 전민재의 사사구로 만든 만루 기회에서 노진혁이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냈다. 이어 손성빈까지 적시타를 터뜨리며 점수 차는 7-2까지 벌어졌다.
KIA는 9회초 나성범의 볼넷과 한준수의 2루타로 무사 2, 3루 기회를 만들었다. 이후 김규성의 적시타로 1점을 만회했지만, 추가 득점에는 실패하며 경기는 롯데의 7-3 승리로 마무리됐다.
롯데는 오는 12일부터 NC 다이노스와 맞대결을 펼친다. 두 팀의 게임 차는 불과 0.5경기 차에 불과해, 이번 시리즈 결과에 따라 순위 판도가 크게 흔들릴 전망이다. 반등 흐름을 이어가려는 롯데와 추격에 나서는 NC 모두 물러설 수 없는 승부다.
KIA 역시 공동 5위에 올라 있는 두산 베어스와 치열한 중위권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자칫 연패에 빠질 경우 순식간에 하위권으로 밀려날 수 있는 만큼, 한 경기 한 경기의 무게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사직의 밤공기 속에서 박세웅은 오랜 침묵을 끝냈고, 롯데는 다시 한번 반등의 희망을 확인했다. 반면 이의리는 또다시 아쉬움을 남긴 채 마운드를 내려오며, 더 무거운 숙제를 안게 됐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