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산산조각 난 63년의 유리천장! 우니온 에타 감독, 역사적인 '분데스리가 여성 최초 승리' 대관식... 정우영 '미소'·이재성 '고군분투'

스포츠

OSEN,

2026년 5월 11일, 오후 09:49

[OSEN=이인환 기자] 독일 분데스리가의 견고했던 유리천장이 마침내 산산조각 났다. 그라운드 위의 성별은 무의미했다. 우니온 베를린의 마리루이제 에타(39) 감독이 부임 4경기 만에 감격적인 첫 승을 신고하며, 분데스리가 63년 역사상 '최초의 여성 감독 승리'라는 위대한 금자탑을 세웠다.

우니온 베를린은 11일(한국시간) 독일 마인츠의 메바 아레나에서 열린 2025-2026시즌 분데스리가 33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1. FSV 마인츠 05를 3-1로 꺾었다.

하지만 이토록 어수선한 전쟁터 같은 분위기 속에서도 에타 감독과 우니온의 전사들은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팬들의 투쟁심을 동력 삼아 마인츠의 골문을 맹렬하게 두드렸다. 그리고 전반 38분, 마침내 침묵을 깨는 포효가 터져 나왔다. 짧은 코너킥 이후 이어진 숨 막히는 혼전 상황. 마인츠 골키퍼 로빈 젠트너가 당황하며 공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찰나의 틈을, 안드레이 일리치가 맹수처럼 쇄도하며 환상적인 헤더로 1-0의 리드를 가져왔다.

그러나 홈팀 마인츠의 반격도 매서웠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우니온의 가슴을 찌르는 비수 같은 동점골이 터졌다. 공교롭게도 그 주인공은 과거 우니온의 유니폼을 입고 뛰었던 '옛 동료' 셰랄도 베커였다. 후반 3분, 파울 네벨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감각적인 왼발 발리 슈팅으로 연결해 그물을 찢을 듯 흔들었다. 우니온 시절 코치였던 에타 감독과 한솥밥을 먹었던 베커는 친정팀에 대한 예우로 세리머니를 꾹 참아냈지만, 승부는 다시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살얼음판 미궁 속으로 빠져들었다.

무승부의 그림자가 짙어지며 또다시 에타 감독의 첫 승이 물거품이 되려던 찰나, 운명의 여신은 결국 새 역사를 묵묵히 준비해 온 우니온을 향해 환하게 미소 지었다. 후반 43분, 올리버 버크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상대 수비의 견제를 뚫고 돌아서며 강력한 왼발 벼락 슈팅을 꽂아 넣었다.

벤치에서 초조하게 그라운드를 주시하던 에타 감독이 두 주먹을 불끈 쥐고 환호하는 순간이었다. 기세가 오른 우니온은 추가시간, 요십 유라노비치가 날카로운 역습으로 쐐기골까지 폭발시키며 3-1 대관식의 마침표를 화려하게 찍었다.

한편, 이날 마인츠의 밤하늘 아래서는 태극전사들의 반가운 '코리안 더비'도 성사됐다. 우니온의 정우영은 후반 15분 교체 투입되어 특유의 왕성한 활동량으로 그라운드를 누볐다. 볼 터치 16회, 패스 성공률 80%를 기록하며 역사적인 승리에 묵묵히 힘을 보탰다.

반면 마인츠의 이재성은 후반 25분 그라운드를 밟아 약 20분간 고군분투했다. 위협적인 위치에서 영리하게 프리킥을 얻어내는 등 팀 공격의 윤활유 역할을 해냈으나, 쏟아지는 우니온의 맹공을 막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후반 30분에는 치열한 경합 끝에 경고를 받기도 했다.

시즌 막판 기나긴 부진의 늪을 완벽하게 끊어낸 우니온 베를린. 그리고 쏟아지는 편견과 압박 속에서도 굳건히 지휘봉을 잡고 분데스리가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마리루이제 에타 감독이다. /mcadoo@osen.co.kr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