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황희찬(30, 울버햄튼)이 살얼음판 위에 섰다. 팀은 이미 강등됐고, 감독은 선수단을 향해 공개적으로 대대적인 정리를 예고했다.
울버햄튼은 9일(한국시간) 영국 브라이튼 아멕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6라운드 브라이튼 원정에서 0-3으로 완패했다. 경기 시작 35초 만에 잭 힌셀우드에게 선제골을 내줬고, 전반 5분 루이스 덩크에게 추가골까지 허용했다. 후반 막판에는 얀쿠바 민테에게 쐐기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황희찬은 오랜만에 선발로 나섰다. 그러나 팀 분위기를 바꾸기엔 역부족이었다. 후반 10분 역습 상황에서 골대를 때리는 장면을 만들었지만, 부심의 오프사이드 깃발이 올라갔다. 현지 중계 화면상 판정이 뒤집힐 여지도 있었지만, 울버햄튼의 전체 경기력은 변명의 여지가 없었다.
패배보다 더 충격적이었던 건 경기 뒤 롭 에드워즈 감독의 발언이었다. 그는 선수단 일부를 향해 “떠나야 한다”는 취지의 강한 메시지를 남겼다. 단순한 질책이 아니었다. 강등 이후 새 시즌을 앞두고 선수단을 대대적으로 갈아엎겠다는 공개 선언이었다.
에드워즈 감독은 “우리는 리그 최하위다. 창피한 일”이라며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남은 두 경기를 버틴 뒤 본격적인 개편 작업에 들어가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이미 프리미어리그 잔류가 무산된 울버햄튼 입장에서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이다.
황희찬도 이 칼바람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번 시즌 공식전 29경기에서 3골 3도움에 그쳤다. 프리미어리그만 놓고 보면 24경기 2골 1도움이다. 지난 시즌도 리그 21경기 2골에 머물렀다. 2023-2024시즌 보여줬던 폭발력과는 거리가 멀다.
더 큰 문제는 팀 내 입지다. 황희찬은 울버햄튼에서 적지 않은 연봉을 받는 주축급 자원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최근 2시즌 생산성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강등팀이 챔피언십으로 내려가면 운영 규모를 줄일 수밖에 없다. 고액 연봉자이면서 공격 포인트가 부족한 선수는 자연스럽게 정리 후보로 거론될 수밖에 없다.
울버햄튼은 몇 시즌째 생존 경쟁을 반복하다 결국 강등이라는 최악의 결과를 받아들였다. 에드워즈 감독이 공개적으로 선수단을 압박한 것도 이 때문이다. 남을 선수와 떠날 선수를 빠르게 구분해야 한다. 다음 시즌 챔피언십에서 곧바로 반등하려면 감정이 아닌 현실적인 판단이 필요하다.
황희찬에게도 선택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울버햄튼에 남아 승격 도전에 힘을 보탤 수도 있다. 반대로 새로운 팀을 찾아 프리미어리그 또는 다른 무대에서 커리어 반전을 노릴 수도 있다. 분명한 건 지금 흐름 그대로는 안전하지 않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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