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고성환 기자] 최악의 경우엔 승격 도전 자체가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 프리미어리그 재승격을 꿈꾸는 사우스햄튼의 '스파이 게이트' 여파가 생각보다도 커지는 모양새다.
영국 '더 타임스'는 13일(이하 한국시간) "사우스햄튼이 '스파이 행위'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을 시 승격 플레이오프 결승 진출 자격이 박탈될 수도 있다. 규정 위반 판결이 나온다면 금전적 제재보다는 스포츠적 제재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보도했다.
같은 날 사우스햄튼은 영국 사우스햄튼의 세인트 메리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잉글리시 풋볼리그(EFL) 챔피언십 승격 플레이오프 준결승 2차전에서 미들즈브러를 2-1로 제압하면서 1, 2차전 합계 점수 2-1로 결승에 올랐다.
이제 프리미어리그 복귀까지 단 한 걸음만 남겨둔 사우스햄튼이다. 오는 23일 열리는 헐 시티와 결승전(단판 승부)에서 승리하면 지난 시즌 역사상 가장 빠르게 강등이 확정됐던 아픔을 딛고 1시즌 만에 승격을 확정하게 된다.

다만 이른바 스파이 게이트로 불리는 불법 정탐 행위의 리스크가 남아 있다. 사우스햄튼은 지난주 코칭스태프 중 한 명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미들즈브러와 준결승 1차전을 48시간도 남겨두지 않고 미들즈브러 훈련을 몰래 지켜보다가 적발됐다.
당시 미들즈브러 구단은 수상한 인물이 덤불에 숨어 자신들의 훈련 세션을 촬영하고 있었다며 그가 사우스햄튼 소속 분석관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해당 인물은 적발된 뒤 자신의 신분을 밝히길 거부했고, 미들즈브러는 챔피언십 사무국에 신고했다.
챔피언십 측은 "예정된 경기 72시간 이내에 다른 구단의 훈련 세션을 관찰하거나 관찰하려 시도했다"라며 사우스햄튼이 다른 구단에 대해 '최대한의 선의'를 갖고 행동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소명을 요청했다. 사우스햄튼에 주어진 기간은 14일이지만, 챔피언십 사무국은 시기가 시기인 만큼 최대한 빠르게 청문회를 열려 하고 있다.
일단 사우스햄튼 측은 혐의를 부인하지도 인정하지도 않고 있다. 톤다 에커트 사우스햄튼 감독은 관련 답변을 모두 거부한 채 기자회견에서 일찍 자리를 떠났다. 필 파슨스 CEO는 "EFL과 징계위원회에 전적으로 협조하고 있으며 모든 사실과 맥락이 제대로 이해될 수 있도록 내부 조사도 진행 중이다. 이 절차를 철저하고 책임감 있게 마무리하기 위한 시간을 요청했다"라고만 밝혔다.

더 타임스 측에 따르면 EFL은 이번 사건에 대한 징계 심리와 뒤따를 항소 절차까지 빠르게 마무리하길 원하고 있다. 헐 시티와 플레이오프 결승전 이후에 결론이 나오면 일이 더 복잡해지는 만큼 그 전에 매듭 짓겠다는 것.
이에 따라 준결승에서 탈락한 미들즈브러도 마지막 희망을 남겨두게 됐다. 더 타임스는 "사우스햄튼이 독립위원회에서 유죄 판결을 받을 시 플레이오프 결승 진출 자격이 박탈될 수 있다. 플레이오프 1차전 결과가 몰수 처리됨으로써 미들즈브러의 3-0 승리로 바뀔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라고 전했다.
사우스햄튼이 청문회에서 제대로 소명하지 못하면 징계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2019년 리즈의 더비 카운티 훈련장 염탐 사건 이후 양 팀의 경기 시작 72시간 이내에 상대 팀 훈련 세션을 관찰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규정이 신설됐기 때문. 이 때문에 과거 리즈에 내려졌던 벌금 수준이 아니라 더 강력한 징계가 예상된다.
일단 미들즈브러는 플레이오프 결승전에 대비한 훈련을 이어갈 계획으로 알려졌다. 2016-2017시즌 강등된 이후 9년 만에 프리미어리그로 돌아갈 소중한 기회다. 특히 프리미어리그로 승격하면 최소 1억 4000만 파운드(약 2830억 원)가 넘는 막대한 수익이 보장되는 만큼 구단의 운명이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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