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슈퍼팀' KCC, 프로농구 최초 6위 팀 정상 등극

스포츠

뉴스1,

2026년 5월 13일, 오후 08:58

7일 오후 경기 고양시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2차전 고양 소노와 부산 KCC의 경기에서 96-78으로 승리한 KCC 선수들이 경기 종료 후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2026.5.7 © 뉴스1 오대일 기자

프로농구 부산 KCC가 6위 팀 최초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스타플레이어가 즐비한 '슈퍼팀'에 정규리그 성적은 중요하지 않았고, 상위권 팀을 연파하는 '도장 깨기'로 우승 축포를 쐈다.

KCC는 13일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2025-26 LG전자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 5차전에서 '정규리그 5위 팀' 고양 소노에 76-68로 이겼다.

이로써 KCC는 이번 시리즈에서 4승1패를 거두며 통산 7번째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달성, 울산 현대모비스와 최다 우승 공동 1위가 됐다.

1997년 프로농구 출범 이래 정규리그 6위 팀이 플레이오프 정상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23-24시즌에도 5위 팀 최초의 우승을 일궜던 KCC는 다시 한번 '0%의 기적'을 현실로 만드는 저력을 발휘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전창진 감독 후임으로 KCC의 지휘봉을 잡은 스타플레이어 출신 이상민 감독은 팀을 정상으로 이끌어 한 팀에서 선수, 코치, 감독으로 우승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2014년부터 2022년까지 서울 삼성 사령탑으로 실패를 경험했던 이 감독은 2023년 '친정팀' KCC 코치로 돌아와 재기를 꿈꾸더니 '우승 감독'이 됐다.

지난 시즌 종료 후 수원 KT를 떠나 '형' 허웅이 몸담은 KCC로 이적한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 허훈도 우승의 한을 풀었다.

KCC는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디펜딩 챔피언' 창원 LG와 함께 강력한 우승 후보로 평가받았다. 베테랑 빅맨 이승현(현대모비스)이 떠났으나 허웅, 최준용, 송교창 등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포진한 데다 국내 코드에서 잔뼈가 굵은 '특급 외국인 선수' 숀 롱과 허훈이 가세하면서 더더욱 화려한 선수층을 자랑했다.

이상민 감독도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목표는 통합 우승"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10일 오후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4차전 부산 KCC와 고양 소노의 경기에서 KCC 이상민 감독이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2026.5.10 © 뉴스1 윤일지 기자

예상과 다르게 KCC는 출발부터 삐거덕거렸다. 송교창, 최준용, 허웅, 허훈이 잦은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슈퍼팀'의 위용을 전혀 떨치지 못했다.

지난 시즌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대거 이탈하면서 그 공백을 메우지 못해 9위에 그쳤던 악몽을 되풀이하는 듯 보였다.

KCC는 지난해 12월 26일 LG전부터 올해 1월 25일까지 11경기에서 단 1승(11패)에 그쳤고, 순위는 공동 2위에서 6위로 곤두박질쳤다.

정규리그 우승 경쟁은커녕 '봄 농구'도 자신할 수 없었다. 특히 KCC는 6라운드에서 플레이오프 진출 경쟁 상대인 소노, 수원 KT에 모두 패하면서 발등이 불이 떨어졌다. 4경기를 남겨두고 7위 KT와 1경기 차로 쫓긴 것.

KCC는 이후 대구 한국가스공사, 서울 SK, LG를 모두 잡으며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획득했지만 원주 DB와 최종전 패배로 6위에 자리했다.

'완전체'로 함께 뛴 경기가 많지 않은 게 문제였다. KCC는 숀 롱이 전 경기(54경기)에 출전했으나 허웅과 허훈이 각각 45경기, 40경기를 뛰었다. 송교창은 34경기로 시즌 절반 이상을 소화했으나 최준용은 22경기만 코트를 누볐을 뿐이다.

KCC를 괴롭혔던 부상 악재는 정규리그 막바지 사라졌다. 이상민 감독은 플레이오프에 나서는 자리에서 "정규리그를 6위로 마쳤지만, 부상 선수들이 돌아와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0%의 기적을 만들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10일 오후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4차전 부산 KCC와 고양 소노의 경기에서 KCC 허웅이 득점에 성공하자 허훈이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2026.5.10 © 뉴스1 윤일지 기자

사령탑의 기대대로 '슈퍼팀' KCC는 플레이오프에서 진가를 나타냈다. 주축 선수들이 건강한 모습을 보이면서 팀도 강력한 힘을 보였다. 공격 성향이 강한 선수들은 개인플레이를 펼치지 않고 팀을 위해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고 헌신하는 모습을 보이며 끈끈한 조직력을 펼쳤다.

KCC는 6강 플레이오프에서 세 판 만에 DB를 꺾더니 4강 플레이오프에서 안양 정관장을 3승1패로 제압했다. 그 기세를 몰아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소노의 돌풍을 잠재우고 싹쓸이 4연승으로 우승의 방점을 찍었다.

챔피언결정전 포함 플레이오프 12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86.6점을 기록, 10승2패로 압도적인 성적을 냈다. 특정 선수에 의존하지도 않았다. 숀 롱, 허웅, 허훈, 송교창, 최준용이 고른 활약을 펼치며 우승을 합작했다.

이상민 감독은 "통합 우승을 목표로 시즌에 돌입했는데 너무 힘든 시즌이었다. 플레이오프에도 정말 힘겹게 올라왔다. 압박감과 긴장감이 컸을 텐데 선수들에게 고맙다"며 "개성 강한 선수들인데, 자기 포지션에 맞게 잘해주면서 시너지를 내며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rok19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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