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고양소노아레나에서 열린 2025-26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5차전 부산 KCC와 고양 소노의 경기에서 우승한 KCC 이상민 감독이 림 그물을 자른 뒤 엄지를 치켜들고 있다. 2026.5.13 © 뉴스1 구윤성 기자
이상민(54) 감독이 개성 강한 선수들로 구성된 '슈퍼팀' 부산 KCC를 정상으로 이끌었다. "우승 사령탑이 농구 인생의 마지막 목표"라고 밝혔던 그는 정규리그 6위 팀의 최초 우승이라는 이정표도 함께 세웠다.
이상민 감독은 13일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2025-26 LG전자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 5차전에서 소노를 76-68로 꺾고 시리즈 전적 4승1패로 우승컵을 들어 올린 뒤 "울 줄 알았는데, 눈물이 나지 않는다"고 멋쩍게 웃었다.
그는 "이 자리에 있게 해주신 정몽열 구단주님께 감사드린다. 그 덕분에 코치, 감독으로 모두 우승할 수 있었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어 "(허웅, 허훈, 최준용, 송교창, 숀 롱 등) 주축 선수들이 6강 플레이오프부터 챔피언결정전까지 30분 이상 뛰었다. 허훈이 최우수선수(MVP)를 받았지만, 내 마음엔 5명 모두 MVP"라고 강조하면서 "개성 강한 선수들이 (팀을 위해) 헌신했기 때문에 우승 성과를 낼 수 있었다. 선수들에게 정말 고맙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 감독은 "하늘나라에 계신 정상영 명예회장님과 아버지가 생각난다. 생전에 감독으로 우승하라고 말씀하셨는데, 그 약속을 지켜서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국가대표급 선수로 구성된 KCC는 시즌 개막 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지만, 주축 선수들이 잦은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슈퍼팀'의 위용을 전혀 떨치지 못했다.
'6위'로 플레이오프 막차를 탔지만, 부상 선수들이 돌아오면서 KCC는 봄 농구에서 진정한 힘을 발휘했다.
13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고양소노아레나에서 열린 2025-26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5차전 부산 KCC와 고양 소노의 경기에서 우승한 KCC 이상민 감독이 선수들과 함께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26.5.13 © 뉴스1 구윤성 기자
KCC는 6강 플레이오프에서 세 판 만에 DB를 꺾더니 4강 플레이오프에서 안양 정관장을 3승1패로 제압했다. 그 기세를 몰아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소노를 잡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1997년 프로농구 출범 이래 정규리그 6위 팀이 플레이오프 정상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감독은 "시즌 초반에 부상 악재 때문에 너무 힘들었다. 벤치 멤버이 열심히 잘해준 덕분에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었다. 그 덕분에 정규리그 6위에도 챔피언에 오를 수 있었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DB와 6강 플레이오프 첫 경기에서 선수들이 각자 역할을 잘해주면서 승리했다. 그래서 조금 더 해보면 우승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했다.
챔피언결정전에서 소노의 돌풍을 잠재운 것에 대해서는 "소노가 정규리그 5라운드부터 좋은 흐름을 탔기 때문에 시리즈 초반에 그 기세를 꺾어야 쉽게 풀어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13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고양소노아레나에서 열린 2025-26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5차전 부산 KCC와 고양 소노의 경기에서 KCC 선수들이 우승을 확정, 선수들이 이상민 감독을 헹가래 치고 있다. 2026.5.13 © 뉴스1 구윤성 기자
그러면서 그는 "선수들이 잘해준 덕분에 1~3차전에서 이길 수 있었다. 솔직히 싹쓸이 4연승은 힘들 거라 생각했다. 시리즈가 길어지면 우리에게 불리하기 때문에 5차전이 마지막 경기라고 생각하며 뛰자고 독려했다. 선수들이 그런 마음가짐으로 잘 해줬다"고 박수를 보냈다.
이 감독은 한 팀에서 선수, 코치, 감독으로 모두 우승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그는 "선수 시절 우승한 것보다 감독으로 우승한 게 더 큰 의미가 있다. 선수 때는 내 컨디션만 관리하며 잘하면 됐다. 감독으로선 선수들을 데리고 어떻게 작전을 짜고 경기를 준비해야 할지 고민이 많아 잠도 제대로 못 잤다. 오죽하면 (최)준용이가 감독님 때문에 자기들도 긴장하게 된다고 농담을 건넸다"며 활짝 웃었다.
rok1954@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