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하려다 힘이 너무 들어갔다...떡 돌리고 박수 받았는데 10타수 무안타, 박찬호 더비는 정 끊기였나 [오!쎈 광주]

스포츠

OSEN,

2026년 5월 14일, 오후 11:20

두산 박찬호./OSEN DB

[OSEN=광주, 이선호 기자] 정 끊기였나. 

두산베어스 주전 유격수 박찬호(29)가 KIA타이거즈 첫 친정 방문에서 무안타로 침묵했다.  지난 11일 월요일 구단버스를 타고 광주로 이동했다. 낯선 광주 원정길이었다. 12일 주중시리즈 첫 날 준비해온 선물을 내놓았다. 챔피언스필드에 입장하는 팬들에게 정성스럽게 포장한 1200개의 떡을 준비했다. "함께여서 행복했고 감사합니다"라는 가슴뭉클한 글귀와 함께였다. 

첫 타석에 들어서기전에 관중석을 향해 360도를 돌며 폴더인사를 했다. KIA 팬들은 이제 다른 팀의 선수가 됐지만 환영해주었다.  2014년부터 동고동락을 함께하며 12년동안 몸담았던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박찬호의 정성에 박수를 보냈다. 구단도 "이렇게 하는 선수가 없는데 대단하고 감사하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친정 팬들 앞에서 너무 잘하고 싶었을까? 첫 날부터 방망이는 침묵했다. 첫 타석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고 두 번째 타석은 삼진을 당했다. 6회 무사 1루에서는 1루 땅볼 진루타를 쳤다. 7회 마지막 타석은 유격수 땅볼이었다. 첫 친정 원정에서 가져오는 긴장감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래도 팀은 이겼으니 다음 날을 기약하며 짐을 쌌다. 

두산 박찬호./OSEN DB

13일 굳은 각오로 양현종을 상대했다. 첫 타석에 들어서 몸쪽 140km 직구를 쳤으나 빗맞아 3루수 파울 뜬공이었다. 3회는 1사후 풀카운트 접전끝에 유격수 땅볼에 그쳤다. 직구타이밍에 커브가 들어와 또 빗맞았다. 5회 1사후는 체인지업에 막혀 투수 앞 땅볼로 물러났다. 선수로서 자신에 대한 실망이 컸을 것이다.  

6회말 2사후 김태군의 타구가 3루수를 맞고 굴절됐을 때 바로 잡아 1루에 볼을 뿌렸으나 아웃에 실패했다. 글러브에서 볼을 살짝 늦게 빼는 바람에 내야안타로 살아난 것이다. 실점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7회초 공격 2사 1루에서 대타 김기연으로 교체됐다. 경기중 대타 교체는 이례적이었다. 팀은 2-9로 패했다. 

14일 마지막 경기에서는 9번타순에 이름이 들이었었다. 김원형 감독은 "최근 안 맞아 9번으로 내렸다. 찬호가 나를 보더니 '강등됐습니다'라고 말까지 하더라. 고향같은 곳에 와서 막 하려다 보니 힘이 들어갔다"며 9번 타순으로 내린 이유를 설명했다. 이적후 첫 친정 방문에서 잘해보려는 마음이 커서 오히려 안 풀렸다는 의미였다. 

두산 박찬호./OSEN DB

세 번째 날도 부진은 이어졌다. 3회 첫 타석에 들어섰으나 유격수 정면으로 굴러가는 땅볼이었다. 2-4로 뒤진 5회 1사후에는 낮은 볼이 스트라이크존에 걸려 선채로 삼진을 잡았다. 답답했는지 허무한 표정을 짓고 뒤돌아섰다. 게다가 3-4로 추격한 7회초 1사2루에서는 1루 뜬공으로 물러났다. 사흘동안 10타수 무안타였다. 지독하게도 풀리지 않은 첫 친정 방문이었다.

그래도 마지막에 수비는 살아있었다. 6회말 1사1,2루에서 박민의 안타성 타구를 잡아내는 호수비를 펼쳐 추가 실점을 막았다. 김원형 감독은 "나는 이적을 해본적이 없어 친정팀 만나며 이런 감정이 생기는지는 모르겠다. 이제 다 잊어버리고 다음 찾을 때는 잘해야 한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박찬호는 딱 한달이 지난 6월12일 다시 친정을 찾는다.  /sunny@osen.co.kr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