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티 셰플러.(사진=AFPBBNews)
경사가 심한 그린으로 유명한 애러니밍크에서는 까다로운 핀 위치와 강한 돌풍까지 더해지며 세계 정상급 선수들을 괴롭혔다. 대회 첫 이틀 동안 어느 누구도 크게 치고 나가지 못한 배경이다.
셰플러는 이날 함께 경기한 저스틴 로즈(잉글랜드)의 베테랑 캐디에게 “이런 핀 위치를 본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고 전했다.
그는 “그들도 아마 시네콕 힐스 정도만 비교할 수 있을 거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시네콕 힐스는 다음달 열리는 US오픈 코스다.
셰플러는 특히 애러니밍크의 복잡한 그린 구조를 문제로 꼽았다. 굴곡이 심한 언덕과 음푹 팬 지형이 이어지면서 핀 위치 난도를 더욱 끌어올렸다는 설명이다.
그는 “오크몬트의 그린도 굉장히 어렵지만 거기는 한 방향으로만 극단적인 경사가 있다”며 “하지만 이곳은 그린이 한 방향으로 기울어져 있다가도 핀 근처에서는 또 다른 방향으로 경사가 생긴다”고 섦여했다.
이어 “자연스러운 경사라기보다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느낌이 강하다”며 “공을 핀 가까이에 붙이기도 어렵고 퍼트를 넣기도 힘들다. 큰 경사와 바람까지 겹치니 스코어가 파 근처에 몰리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셰플러는 이날 1오버파 71타를 기록해 중간 합계 2언더파 138타로 2라운드를 마쳤다. 공동 9위로 공동 선두 그룹과 2타 차다.
특히 14번홀(파3) 핀 위치를 가장 어려웠던 장면으로 꼽았다. 셰플러는 이날 경기 초반 네 개 홀에서 보기 세 개를 범한 뒤 14번홀 티잉 구역에 올라서자 믿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였다.
196m 길이의 이 홀은 핀이 그린 뒤쪽 오른편, 벙커 바로 뒤에 아슬아슬하게 핀이 꽂혀 있었다. 여기에 맞바람까지 강하게 불었고, 홀 위치는 그린에서 가장 높은 지점의 능선 위였다.
셰플러는 “내가 본 핀 위치 가운데 가장 미친 수준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그의 티샷은 그린 중앙에 떨어졌지만 핀까지는 약 24m가 남아 있었다. 셰플러는 첫 퍼트를 90cm에 붙인 뒤 파를 지켜냈다. 좋지 않았던 경기 초반 흐름을 감안하면 이날 가장 값진 파 중 하나였다.
그는 “거기에는 사실상 능선 하나만 있는데 그 위에 그냥 핀을 꽂아 놓은 느낌이었다”며 “선수 입장에서는 ‘좋아, 내가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자’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정말 도전적이었다”고 말했다.
셰플러는 이런 핀 위치가 선수들에게 극단적인 전략적 선택을 강요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핀 위치가 이렇게 어려워지면 언제 공격적으로 갈지, 언제 더 현명하게 플레이할지를 잘 선택해야 한다”며 “결국 코스를 얼마나 잘 관리하느냐의 싸움”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핀 위치가 ‘불공정하다’고까지 표현하지는 않았다. 셰플러는 “골프에서 정말 불공정한 상황은 바람 때문에 공이 그린 위에서 굴러 떨어질 정도일 때”라며 “아직 그런 상황은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최 측인 미국프로골퍼협회(PGA 오브 아메리카)가 핀 위치만으로도 우승 스코어를 얼마든지 조절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셰플러는 “핀 위치만으로도 우승 스코어를 오버파로 만들 수 있다”며 “1라운드 전 핀 위치를 보면서도 ‘와, 정말 한계까지 밀어붙이는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말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번 PGA 챔피언십은 2012년 키아와 아일랜드 대회 이후 가장 높은 중간 스코어를 기록 중이다. 선수들은 2라운드 전체 홀의 약 6%에서 스리 퍼트를 기록할 정도로 그린 공략에 어려움을 겪었다.
스코티 셰플러.(사진=AFPBBNew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