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대 적응이 최우선…홍명보호, 강팀 평가전 대신 ‘월드컵 환경’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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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2026년 5월 17일, 오전 01:45

[OSEN=이인환 기자] 이름값보다 환경이었다. 홍명보호가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평가전 상대보다 고지대 적응에 무게를 뒀다.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16일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 빌딩 온마당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최종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평가전 상대 선정 과정을 설명했다. 핵심은 분명했다. 강팀과의 한 경기보다 본선 환경에 얼마나 빨리 적응하느냐다.

대표팀은 오는 18일 미국 솔트레이크시티로 출국해 사전 캠프를 차린다. 이후 멕시코 과달라하라로 이동해 월드컵 본선 준비를 이어간다. 이번 월드컵은 미국, 캐나다, 멕시코 3개국에서 열리는 만큼 이동 거리와 기후, 시차, 고도 차가 모두 변수다. 홍 감독 역시 이 부분을 가장 먼저 짚었다.

홍 감독은 “이번 월드컵은 이동 거리와 기후, 시차 등 변수가 굉장히 많다. 결국 이런 변수들을 얼마나 잘 통제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대표팀은 조별리그부터 고지대 환경을 만나게 된다. 단순히 전술을 맞추는 문제가 아니다. 선수들의 호흡, 회복, 경기 템포까지 모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대표팀이 현지시간 5월 30일 트리니다드토바고, 6월 3일 엘살바도르와 평가전을 치른다고 밝혔다. 두 경기는 모두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브리검영대학교(BYU) 사우스 필드에서 열린다. 두 팀 모두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 소속이다.

전력만 놓고 보면 강팀 매치는 아니다. 트리니다드토바고는 FIFA 랭킹 100위, 엘살바도르는 102위다. 한국보다 한 수 아래라는 평가가 자연스럽다. 그러나 대표팀이 본 기준은 상대의 이름값이 아니었다. 고지대에 가까운 환경, 북중미 팀 특유의 경기 방식, 그리고 이동 동선 최소화가 더 중요했다.

홍 감독도 이런 시선을 알고 있었다. 그는 “평가전 상대를 잡는 과정이 굉장히 어려웠다. 다른 지역으로 이동한다면 더 좋은 상대와 맞붙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강팀과 경기하려면 다른 도시나 지역으로 움직이는 선택지도 있었다. 하지만 대표팀은 그 길을 택하지 않았다.

이유는 명확했다. 첫 경기부터 고지대 변수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홍 감독은 “첫 경기가 고지대에서 열리기 때문에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 경기하는 건 비효율적이라고 봤다”고 설명했다. 평가전 한 경기의 수준보다, 본선 첫 경기를 치를 몸 상태와 적응 리듬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평가전 매칭 자체도 순탄하지 않았다. 홍 감독은 “조건이 맞는 팀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클럽팀과 경기를 잡아야 하나 고민도 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마지막에 엘살바도르와 경기를 잡게 된 건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대표팀 입장에서는 원하는 장소와 일정, 환경에 맞는 상대를 찾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한국은 과거 트리니다드토바고와 2004년 서울에서 1-1로 비겼고, 엘살바도르와도 2023년 대전 평가전에서 1-1로 비긴 바 있다. 상대 전력은 압도적이지 않지만, 평가전은 결과보다 목적이 분명해야 한다. 이번 홍명보호의 목적은 월드컵 실전 환경에 가까운 몸을 만드는 것이다.

결국 이번 평가전 일정은 ‘강팀 검증’보다 ‘환경 적응’으로 분류해야 한다. 조별리그 첫 경기 전까지 선수들의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고지대에서의 호흡과 경기 리듬을 점검하는 과정이다. 이동 부담을 줄이고 훈련 시간을 확보하는 선택이기도 하다.

홍명보호는 월드컵을 앞두고 현실적인 길을 택했다. 이름값 있는 상대와 맞붙는 그림은 덜 화려하다. 그러나 북중미 월드컵의 변수는 화려한 평가전 한 경기로 해결되지 않는다. 고지대, 시차, 이동 거리, 기후. 대표팀은 그중 가장 먼저 마주할 문제부터 잡기로 했다.

/mcado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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