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 딛고 G4D 오픈 제패한 이승민…장애인 골프 ‘커리어 그랜드슬램’ 완성

스포츠

이데일리,

2026년 5월 17일, 오전 07:21

[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이승민이 세계 장애인 골프 역사에 남을 기록을 완성했다. 영국 R&A 주관으로 열린 G4D오픈을 제패하며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이승민(왼쪽)이 16일 영국 웨일스에서 열린 G4D오픈에서 우승한 뒤 시상식에서 여자부 우승자 제니퍼 스래가와 함게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있다. (사진=R&A)
장애인 골프 세계랭킹 2위 이승민은 16일(현지시간) 영국 웨일스 뉴포트의 셀틱 매너의 로만 로드 코스에서 열린 G4D 오픈 최종 3라운드에서 1오버파 71타를 기록했다. 사흘 합계 3오버파 213타를 적어낸 이승민은 이사 은라렙 아 아망(카메룬)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이번 우승은 대회 첫 출전에서 거둔 성과여서 의미를 더했다. 최종일 승부는 마지막 홀까지 이어졌다. 아망은 17번 홀(파4)에서 약 40야드 거리의 칩샷을 이글로 연결하며 추격했지만, 이승민은 마지막 18번 홀에서 침착하게 파를 지켜내 우승을 확정했다.

영국 R&A와 DP월드투어가 공동 주관하는 G4D 오픈은 US 어댑티브 오픈, 호주 올 어빌리티 챔피언십과 함께 세계 장애인 골프를 대표하는 3대 메이저 대회로 꼽힌다.

이승민은 2022년 미국골프협회(USGA)가 창설한 초대 US 어댑티브 오픈에서 우승했고, 2025년 ISPS 한다 호주 올 어빌리티 챔피언십 정상에도 올랐다. 여기에 이번 G4D 오픈 우승까지 추가하면서 장애인 골프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완성했다.

이승민은 어릴 때 자폐성 발달장애 진단을 받았다. 의사소통과 사회적 상호작용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골프를 시작한 뒤 뛰어난 집중력과 반복 훈련 능력을 바탕으로 성장했다. 골프는 이승민에게 세상과 소통하는 통로가 됐고, 그는 국내외 무대에서 세계 정상급 선수로 자리 잡았다.

국내에서는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정규 대회에 꾸준히 출전하며 장애인 골프에 대한 인식을 넓혀왔다. 2017년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 출전을 시작으로 여러 KPGA 투어 대회에서 비장애 선수들과 경쟁하며 큰 관심을 받았다.

이승민은 우승 뒤 “기분이 정말 좋다. 그동안에는 국내 대회 일정 때문에 G4D 오픈에 출전하지 못했는데, 올해는 일정이 맞아 처음 출전할 수 있었고 우승까지 하게 돼 매우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우승은 단순한 개인 성과를 넘어 한국 장애인 골프의 위상을 세계 무대에 알린 상징적인 결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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