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없는 나라서도 꿈꾸도록…스포츠 불모지 청소년 기회의 문 넓힐 것"

스포츠

이데일리,

2026년 5월 18일, 오전 12:00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지난 2월 20일(한국시간)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선거를 통해 당선된 원윤종이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원윤종 IOC 선수위원이 최근 서울 송파구의 올림픽회관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문대성, 유승민에 이어 한국인으로는 세 번째로 IOC 선수위원에 당선된 원윤종은 IOC 선수위원회 온라인 미팅, 국제아이스하키협회 의사 결정 등의 활동을 시작으로 IOC 선수위원으로서 첫 발을 내디뎠다.

IOC 선수위원 당선 100일을 앞두고 이데일리와 만난 원 위원은 “명예로운 자리에 올라 책임감이 더 크다”며 “궁극적인 목표는 동계 스포츠를 접해보지 못했던 국가나 지역의 청소년들이 스포츠를 경험하고 선수로 성장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소외된 지역의 청소년들이 스포츠를 통해 삶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자메이카 봅슬레이 다룬 영화 ‘쿨 러닝’에 감명연

원 위원의 이런 목표는 자메이카 봅슬레이와의 특별한 인연에서 비롯됐다. 그는 “선수 생활 전 영화 ‘쿨 러닝’을 보며 자메이카 봅슬레이 이야기에 큰 감동을 받았다”며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꼭 자메이카 선수들을 돕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다”고 회상했다. ‘쿨 러닝’은 ‘겨울이 없는 나라’ 자메이카 선수들이 1988년 캘거리 동계올림픽 봅슬레이에 도전하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그 바람은 실제 행동으로 이어졌다. 원 위원은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과 함께 수년 전부터 영화의 실제 모델인 자메이카 봅슬레이 대표팀을 지원해왔다.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대회를 앞두고는 자신이 평창 대회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던 4인승 썰매를 제공했다. 자메이카 대표팀은 이 썰매를 타고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했고 본선 무대까지 밟았다.

원 위원은 IOC 선수위원 임기 동안 이런 활동을 더욱 체계적으로 확대하고 싶다는 뜻도 밝혔다. 그가 가장 집중하려는 목표는 ‘스포츠를 접할 기회의 공평한 확대’다. 스포츠를 경험하기 어려운 환경에 놓인 청소년들이 스포츠를 통해 삶의 활력을 찾고, 더 나아가 선수로서 꿈에 도전하도록 돕겠다는 취지다.

특히 원 위원은 동계 스포츠의 구조적 한계에 주목했다. 눈과 겨울이라는 환경적 제약 때문에 일부 국가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다.

원 위원은 “동계 스포츠 기반이 잘 갖춰진 국가들이 그렇지 않은 나라의 청소년과 선수들을 초청해 훈련 기회를 제공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그런 구조가 만들어진다면 동계 스포츠 저변 확대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내외 올림픽 사후 시설을 적극 활용해 동계 스포츠 불모지 국가의 유망주들을 육성하는 시스템을 확장하고 싶다”며 “우리나라가 동계 스포츠를 세계적으로 확장하는 역할까지 한다면 한국 스포츠의 국제 경쟁력과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원 위원은 평창기념재단 디벨롭먼트 코치 활동과 대한체육회의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등을 통해 동남아시아와 남미, 아프리카 선수들을 국내로 초청해 봅슬레이와 스켈레톤 훈련을 지원해왔다. 그는 이러한 프로그램이 단순한 선수 육성을 넘어 올림픽 레거시를 확장하는 의미 있는 사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선거 통해 쌓은 신뢰로 스포츠 외교력 강화”

원 위원이 IOC 선수위원 선거에서 당선된 원동력 역시 현장에서 보여준 진정성과 성실함이었다. 그는 서울과 부산에 비견될 만큼 멀리 떨어진 밀라노와 코르티나를 직접 운전하며 오갔다. 분산된 6개 클러스터 선수촌을 모두 방문하는 등 하루 평균 14~15시간씩 강행군을 이어갔다. 한국에서 가져간 신발 세 켤레가 모두 닳을 정도였다.

원 위원은 선수들뿐 아니라 코치, 자원봉사자, 경기 관계자들과도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네트워크를 넓혔다. 선거 기간 내내 매일 같은 자리를 지키며 선수들을 격려했다. 결국 11명 후보 가운데 최다 득표로 IOC 선수위원에 선출됐다. 임기는 2034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까지 8년이다.

이같은 현장 중심의 소통 방식은 선거 전략을 넘어, 그가 앞으로 IOC 선수위원으로서 펼치고자 하는 활동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원 위원은 “선수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기 위해서는 결국 네트워킹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번 선거를 통해 세계 선수들과 직접 소통하며 쌓은 신뢰를 바탕으로 한국 스포츠의 국제적 영향력과 스포츠 외교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제 스포츠계 흐름을 빠르게 파악하고, 한국 스포츠가 뒤처지지 않도록 연결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원윤종 IOC 선수위원이 최근 서울 송파구의 올림픽회관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원윤종 IOC 선수위원이 최근 서울 송파구의 올림픽회관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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