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민(왼쪽)이 17일(한국시간) 영국 웨일스에서 끝난 장애인 골프대회 G4D오픈 정상에 오른 뒤 여자 부문 종합 우승자 제니퍼 스래가(독일)와 함께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있다. (사진=R&A)
최종합계 3오버파 213타를 적어낸 이승민은 이사 은라렙 아 아망(카메룬)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마지막 순간까지 치열한 승부가 이어졌다. 아망이 17번홀(파4)에서 약 40야드 거리의 칩샷을 이글로 연결하며 공동 선두를 만들었지만, 이승민은 흔들리지 않았다. 마지막 18번홀에서 침착하게 파를 지켜내 정상을 지켰다.
영국 R&A와 DP 월드투어가 공동 주관하는 G4D 오픈은 US 어댑티브 오픈, ISPS 한다 호주 올 어빌리티 챔피언십과 함께 세계 장애인 골프를 대표하는 3대 메이저 대회로 꼽힌다.
이번 대회는 16세부터 70세까지 25개국 출신의 아마추어와 프로 선수 80명이 참가했다. 장애 유형에 따라서 9개 부문으로 나눠 열렸다. 이승민은 대회 종합 우승과 함께 남자부 인텔렉추얼(Intellectual 1) 부문에서 우승했다.
이승민은 이미 세계 장애인 골프의 개척자로 인정받고 있다. 2022년 미국골프협회(USGA)가 창설한 초대 US 어댑티브 오픈에서 역사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호주 올 어빌리티 챔피언십 정상에도 올랐다. 이번 G4D 오픈 우승까지 세계 장애인 골프의 가장 권위 있는 세 대회를 모두 석권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이승민은 어린 시절 자폐성 발달장애 진단을 받았다. 의사소통과 사회적 상호작용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골프를 통해 세상과 연결됐다. 반복 훈련을 견뎌내는 강한 집중력과 섬세한 감각을 무기로 성장했다.
이승민은 국내에서도 장애인 골프에 대한 인식을 바꾼 선수로 꼽힌다. 2017년 KPGA 투어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 출전을 시작으로 꾸준히 국내 정규 대회에 도전했다. 비장애 선수들과 같은 무대에서 경쟁하며 장애인 골프 역시 충분히 경쟁력을 갖춘 스포츠라는 사실을 몸소 보여줬다. 2023년에는 KPGA 투어 골프존 오픈에서 컷 통과 경쟁을 펼쳐 화제를 모았다.
이승민은 “기분이 정말 좋다”며 “그동안 국내 대회 일정 때문에 G4D 오픈에 출전하지 못했다. 올해는 일정이 맞아 처음 출전할 수 있었고, 우승까지 하게 돼 매우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G4D오픈에서 경기하는 이승민. (사진=R&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