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우승컵도, 은메달도 없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41, 알나스르)가 또 한 번 ‘노쇼’ 논란의 중심에 섰다.
알나스르는 17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알아왈파크에서 열린 감바 오사카(일본)와 2025-2026시즌 AFC 챔피언스리그2(ACL2) 결승에서 0-1로 패했다.
전반 30분 데니즈 후멧에게 내준 선제골이 그대로 결승골이 됐다. 안방에서 열린 결승이었다. 호날두, 사디오 마네, 주앙 펠릭스, 킹슬리 코망까지 앞세운 알나스르였지만 일본 J리그 팀의 수비를 끝내 뚫지 못했다.
흐름 자체는 알나스르가 더 많이 잡았다. 마네는 전반 슈팅이 옆그물을 때렸고, 후반에는 펠릭스의 중거리 슈팅이 골대를 맞았다. 막판에는 호날두의 백힐 패스로 이어진 장면에서 감바 오사카 수비수 기시모토 다케루가 몸을 날려 막았다. 결정적 순간마다 감바 오사카의 18세 골키퍼 루이 아라키와 수비진이 버텼다.
패배보다 더 큰 이야기는 경기 뒤 나왔다. 호날두는 종료 휘슬이 울린 뒤 곧바로 터널로 향했다. 호르헤 제수스 감독을 비롯한 알나스르 선수들이 준우승 메달을 받기 위해 시상대에 올랐지만, 호날두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감바 오사카 선수들의 우승 세리머니를 지켜보지도, 홈 팬들에게 인사를 건네지도 않았다.
외신들도 이 장면을 놓치지 않았다. 일부 매체는 호날두가 동료들과 함께 공식 시상식에 나서지 않은 장면을 따로 조명했다. 패배의 충격을 이해하지 못할 일은 아니지만, 팀의 주장급 선수이자 세계적인 스타가 시상식을 건너뛴 행동은 곧바로 비판을 불렀다.
호날두에게 더 아픈 건 경기 내용이다. 그는 이날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90분을 모두 뛰었다. 그러나 골은 없었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스코어 기준 평점은 5.9점이었다. 빅찬스 미스 2회, 막힌 슈팅 3회, 빗나간 슈팅 2회. 알나스르가 경기 주도권을 잡고도 감바 오사카를 넘지 못한 이유를 보여주는 숫자였다.
알나스르의 좌절도 길어지고 있다. 호날두는 2023년 1월 알나스르에 합류한 뒤 아랍클럽챔피언스컵 우승을 경험했지만, 정규 주요 대회 우승과는 계속 거리가 멀었다. 이번 ACL2 결승도 사우디 무대 입성 후 첫 굵직한 우승컵을 들 기회였지만, 일본 팀에 안방에서 막혔다.
한국 팬들에게는 익숙하면서도 불편한 장면이다. 호날두는 2019년 유벤투스 소속으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올스타전에서 단 1분도 뛰지 않아 ‘상암 노쇼’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 팬들은 세계적인 스타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지만, 호날두는 벤치만 지켰다. 7년이 지난 뒤에도 ‘노쇼’라는 단어가 다시 그의 이름 옆에 붙었다.
물론 시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알나스르는 사우디프로리그에서 승점 83으로 2위 알힐랄(승점 81)에 앞서 있다. 오는 22일 다막과 최종전에서 이기면 자력 우승이 가능하다. 호날두에게는 알나스르 입단 이후 가장 중요한 리그 트로피를 들 마지막 기회가 남아 있다.
하지만 이번 결승 패배와 시상식 불참은 쉽게 지워지지 않을 장면이다. 슈퍼스타에게 패배의 아픔은 당연하다. 그러나 패배한 순간에도 지켜야 할 자리는 있다. 결승전 패배 뒤 사라진 주장. 7년 전 상암을 떠올리게 한 또 다른 노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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