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고성환 기자] 말 그대로 생명이 위험한 순간이었다. 영국 축구선수 조너선 조셰(23)가 흉기 난동 사건에 휘말렸던 반년 전을 되돌아봤다.
'ESPN'은 18일(한국시간) "기차에서 7차례나 칼을 찔린 축구선수 조셰가 끔찍했던 순간을 떠올렸다. 스컨소프 유나이티드 수비수 출신인 그는 지난해 11월 캠브리지셔를 지나던 열차에서 발생한 집단 흉기 난동 사건 피해자 중 한 명이었다"라고 보도했다.
2003년생 조셰는 몇 년간 아마추어 리그에서 뛰며 경험을 쌓았고, 지난해 9월 큰 기회를 잡았다. 그는 코린티안-캐주얼스 FC 올해의 영플레이어로 선정된 뒤 프리시즌에서 앤디 버틀러 감독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며 스컨소퍼에 합류했다.
스컨소프는 내셔널리그(5부) 소속 구단이다. 9부리그에 몸담고 있던 조셰로선 단숨에 잉글랜드 축구 피라미드에서 네 단계나 올라선 것. 그는 지난해 9월 말 리즈 유나이티드 21세 이하(U-21) 팀을 상대로 데뷔전을 치렀고, 챔피언십(2부리그) 미들즈브러와도 맞붙으며 꿈을 키웠다.

이후 조셰는 출전 경험을 쌓기 위해 지역 하부리그 팀인 보츠퍼드 타운으로 임대됐다. 하지만 그는 경기를 뛴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사고를 당하고 말았다. 던캐스터에서 런던의 집으로 향하는 열차 안에서 칼부림 공격으로 심각한 부상을 당한 것.
조셰는 'BBC'와 인터뷰에서 "기차 안에 그냥 앉아서 쉬고 있었다. 기차가 정차를 했고, 갑자기 누군가가 내 오른쪽 어깨 너머로 와서 나를 찔렀다"며 "처음에는 어깨를 찔렸다. 그게 첫 번째 칼 공격이었다. 테이블을 뛰어넘고 의자들을 뛰어넘었던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생사가 걸린 순간이었지만, 조셰는 다른 승객들도 챙겼다. 그의 빠른 대처가 아니었다면 피해가 더 컸을 뻔했다. 그는 "복도를 따라 뛰어가면서 사람들에게 '칼 든 남자가 있다, 도망쳐라, 나는 찔렸다, 뛰어'라고 말했다. 나는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아마 내가 처음으로 찔린 사람이었던 것 같다. 통증이 느껴졌지만 아드레날린이 돌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셰는 "처음에는 농담이라고 생각한 사람들도 있었다. 하필 전날이 할로윈이었다. 그 찰나의 순간, 제가 테이블을 뛰어넘은 게 날 살렸다. 머릿속에는 그저 목숨을 걸고 뛰어서 그 기차에서 내리는 생각뿐이었다"라며 "첫 번째 객차인가 두 번째 객차 쪽으로 내려갔을 때 비상벨을 눌렀고, 몸은 피로 흠뻑 젖어 있었다"고 덧붙였다.

처음으로 기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변을 당한 조셰. 그는 "그런 일이 벌어질 확률이 얼마나 되겠는가?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난 7번 공격당했다. 상처가 7개였다. 나는 7차례 칼에 찔렸다"고 전했다.
어깨와 팔 등을 찔린 조셰는 다행히 신경 손상을 비롯한 심각한 후유증은 피했다. 당시 기차는 헌팅던에서 비상 정차했고, 무장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다. 한 승객에게 응급처치를 받은 조셰는 역 주차장까지 스스로 걸어나왔고, 병원으로 급히 이송된 뒤 수술을 받았다.
조셰는 "축구선수 커리어가 끝날까봐 정말 걱정됐다. '내 몸에 어떤 손상이 생긴 거지?'라는 생각뿐이었다. 수술 전까지는 전혀 알 수 없었다. 그런데 의사들이 '신경에서는 조금 비켜갔다. 정말 운이 좋다'고 했다"며 "저를 찾으러 오는 언론들 때문에 병동을 계속 옮겨야 했다"고 되돌아봤다.
재활 끝에 지난 3월부터 팀 훈련에도 복귀한 조셰다. 그러나 여전히 기차는 타지 않고 있다. 그는 "지금은 (기차를) 타고 싶지 않다. 무슨 일이 벌어질지 절대 알 수 없다. 안전한 게 최선이다. 이제는 아무것도 믿을 수가 없다"라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조셰가 보여준 용감한 행동은 잉글랜드를 넘어 전 세계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그럼에도 그는 구단이 받은 수많은 언론 요청을 무시하고 회복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스컨소프 팬들이 그를 위한 크라우드펀딩을 열어 4500파운드(약 900만 원)를 모금하기도 했다.
하지만 프로의 세계는 역시 냉혹했다. 스컨소프는 이달 초 조셰와 재계약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조셰로서는 칼부림으로 거의 뛰지 못한 게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조셰는 "내가 겪은 모든 일들 때문에 시즌 절반을 놓쳤다. 내가 원했던 기회를 얻지 못했다. 1년 정도 더 기회를 줄 거라고 기대했다. 증명하고 싶었다. 하지만 결국 그러지 못했다. 꽤 실망스럽다"면서도 "완전히 회복됐고 어떤 도전이 와도 준비돼 있다. 몸 상태를 유지하면서 어떤 구단이든 기회를 주길 바라고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조셰를 찔렀던 앤서니 윌리엄스는 살인미수 10건 혐의로 기소됐고, 오는 10월 재판을 받을 예정이다. 생명을 위협받았던 조셰는 "이미 일어난 일이다. 그게 인생이다. 살아 있다는 것에 신께 감사드린다"며 "뒤를 돌아봐선 안 된다. 그냥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내 머릿속엔 오직 축구로 복귀하고, 다시 기회를 얻는 것뿐이다. 인생은 한 번뿐이지 않나"라고 힘줘 말했다.
/finekosh@osen.co.kr
[사진] 스컨소프, BBC, 조셰 소셜 미디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