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우충원 기자] 가장 아쉬운 선수였지만 가장 먼저 팀을 바라봤다. 월드컵 최종 명단 발표 다음 날, 이승우는 무너져 있기보다 다시 뛰는 쪽을 선택했다. 그리고 전주성 한복판에서 끝까지 그라운드를 누비며 전북 현대의 승리를 도왔다.
전북 현대는 1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6 15라운드 김천 상무와 경기에서 1-0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전북은 승점 26점(7승 5무 3패)을 기록하며 상위권 흐름을 이어갔다.
경기 전 분위기는 평소와 달랐다. 하루 전 발표된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최종 명단에서 이승우의 이름이 빠졌기 때문이다. 최근 꾸준히 경기력을 끌어올렸던 만큼 아쉬움도 컸다. 정정용 감독 역시 공개적으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정 감독은 “상황에 따라 전반과 후반 모두 활용할 수 있는 선수였다. 본인도 정말 열심히 준비했기 때문에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승우는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김천전 선발로 나선 그는 공격 전개와 압박, 수비 가담까지 끊임없이 움직이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득점은 없었지만 경기 내내 가장 활발하게 그라운드를 누빈 선수 중 하나였다.
경기 후에도 이승우는 자신의 감정보다 팀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그는 “날씨가 정말 더웠는데 선수들이 끝까지 뛰어준 덕분에 좋은 결과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대표팀 이야기가 나오자 솔직한 마음도 숨기지 않았다.
이승우는 “당연히 속상했고 아쉬웠다. 하지만 이미 지나간 일이다. 나는 최선을 다했고 선택은 감독님의 몫이라고 생각한다”며 담담하게 현실을 받아들였다.
이어 “계속 아쉬워하고만 있을 수는 없다. 다시 준비하고 또 도전해야 한다.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건 훈련하고 경기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이틀 뒤 공개된 전북의 매치데이 캠 영상에서는 조금 더 솔직한 이승우의 모습이 담겼다. 밝은 표정으로 등장한 그는 구단 직원이 대표팀 이야기를 꺼내자 미소를 지으며 “괜찮다”고 답했다.
그리고 짧지만 단단한 말을 남겼다.
“어제 하루는 충분히 속상했고 슬퍼했다. 그런데 오늘은 또 다른 하루다".
이승우는 “뽑힐 수도 있었고 안 뽑힐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다. 그래도 대표팀을 준비하는 시간 자체는 행복했다”며 “이제는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 대표팀을 응원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동료들을 향한 진심 어린 축하도 잊지 않았다. 월드컵 최종 명단에 포함된 송범근과 김진규를 향해 그는 “두 선수 모두 충분히 갈 만한 선수들이었다. 가서도 정말 잘할 것이라 믿는다”며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훈련 파트너로 대표팀에 합류한 강상윤과 조위제에게는 자신의 경험을 꺼내놨다.
이승우는 “젊은 선수들에게는 정말 큰 기회다. 세계적인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는 것만으로도 느끼는 게 많다”며 “나도 예전에 그런 경험을 했기 때문에 얼마나 소중한 시간인지 안다. 많이 배우고 성장해서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대표팀의 꿈은 잠시 멀어졌지만 이승우는 멈추지 않았다. 아쉬움을 삼킨 채 다시 훈련장으로 향했고, 곧바로 경기장에서 자신의 역할을 해냈다. 무너져 있기보다 다시 뛰는 쪽을 선택한 그의 시간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 10bird@osen.co.kr
[사진] 전북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