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물에 섞인 눈물' 누가 지소연을 욕하랴... "다시 도전하고 싶다"

스포츠

이데일리,

2026년 5월 21일, 오전 05:41

[수원=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WK리그에서 우승해서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 다시 도전하고 싶습니다.”

지소연(수원FC 위민)이 20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4강 내고향전을 마친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20일 수원 장안구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4강 수원FC 위민과 내고향여자축구단의 경기. 수원 지소연이 공을 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소연(수원FC 위민)은 20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내고향여자축구단(북한)과 2025~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준결승이 1-2 패배로 끝나자 펑펑 눈물을 쏟았다. 하루 종일 많은 비가 내렸으나 지소연의 눈물을 가리진 못했다.

이날 지소연은 수원FC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예리한 패스와 그 길을 보는 넓은 시야, 쉽게 소유권을 내주지 않는 볼 간수 능력 그리고 노련미까지 한 차원 다른 플레이를 선보였다. 왜 오랜 시간 유럽 무대를 누비며 한국 여자 축구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전날 기자회견에서 예고한 대로 기싸움에서도 앞장서며 선수단을 이끌었다. 전반 19분 스로인 상황에서는 진로를 막는 내고향 리명금의 팔을 강하게 뿌리쳤다. 전반 27분에는 주심의 휘슬 후 리명금이 공을 밖으로 차내자 주심에게 달려가 항의하며 조금이라도 분위기를 내주지 않고자 했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 시련을 맞았다. 1-2로 끌려가던 후반 34분 페널티킥 상황에서 키커로 나섰다. 지소연의 오른발을 떠난 공을 상대 골키퍼를 완전히 속였으나 골대 밖으로 나갔다. 예상하지 못한 결과에 지소연은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고 무릎을 꿇었다.

20일 수원 장안구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4강 수원FC 위민과 내고향여자축구단의 경기. 수원 지소연이 페널티킥 실패 후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끝까지 동점 골을 위해 달렸지만 결국 한 골 차 패배로 끝이 났다. 지소연은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동료들과 박길영 감독의 위로에도 지소연의 눈물은 쉽게 멈추지 않았다. 수원FC 서포터스 앞에서도 미안함에 고개를 들지 못했다.

경기 후 믹스드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과 만났을 때도 여전히 감정이 가라앉지 못한 모습이었다. 그는 “선수들이 잘해서 4강까지 왔고 오늘 경기력도 크게 뒤처지지 않았다. 북한 선수들과 하면서 압도하는 경기를 한 건 처음이었던 거 같다”며 “페널티킥을 못 넣은 거에 정말 책임감을 많이 느끼고 많이 와주신 팬들께도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페널티킥 상황에 대해서는 “연습 때마다 성공해 왔고,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찬다고 했다”며 “상대 골키퍼를 속이려다가 타이밍을 놓친 거 같다”고 돌아봤다. 이어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WK리그에서 우승해서 다시 AWCL에 도전하고 싶다”고 다시 일어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경기 후 쏟은 눈물에는 “제가 페널티킥을 넣었으면 연장전까지 갈 수 있었고 선수들도 최선을 다했다”며 “그 모습을 보면서 너무 미안하고 감사했다. 그냥 미안하다는 말밖에는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지소연(수원FC 위민)이 20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4강 내고향전을 마친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이날 경기장에는 5763명의 관중이 운집했다. 박 감독이 “이렇게 많은 관중 앞에서 축구한 건 처음”이라고 할 정도로 여자 축구에서는 많은 관중이었다. 지소연은 “궂은 날씨에도 정말 많은 분이 오셨는데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해 정말 죄송하다”며 “경기 뛰는 내내 정말 행복했고 감사하다”고 미안함과 고마움을 동시에 전했다.

물론 이날 관중에는 200여 개 국내 민간단체가 꾸린 공동 응원단도 자리했다. 안방에서 수원FC의 상대 팀인 내고향을 응원하는 모습도 나왔다. 지소연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며 “수원FC 서포터스와 시민들께서 크게 응원해 주시는 걸 듣고 힘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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