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경이 7일 오후 경기 용인시 처인구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남자부 대한민국과 중국의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2025.7.7 © 뉴스1 김영운 기자
북중미 월드컵에 참가할 홍명보호 최종명단 발표를 앞두고 축구계 관심은 크게 2가지였다.
부상으로 제외된 센터백 김주성(산프레체 히로시마)의 대체 자원이 누구일지, 폼이 좋은 K리거 이동경(울산 HD)과 이승우(전북현대) 중 누가 2선 공격수 자리를 비집고 들어갈 것인지 관심이었는데 홍명보 감독의 선택은 이동경과 이기혁(강원FC)이었다.
이기혁은 '깜짝 발탁'이었다. 2022년 열린 동아시안컵에서 딱 1번 A매치에 출전한 선수다. 홍 감독 부임 후에도 2024년 11월 한 차례 호출됐고 그때도 출전 없이 훈련만 진행했다. 이후 대표팀에서 다시 기회를 잡지 못했는데, 홍 감독은 "올 시즌 강원FC가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핵심이 이기혁이라고 판단했다"는 큰 칭찬과 함께 파격적으로 발탁했다.
이동경은 의외라 보긴 어렵다. 그는 자타공인 K리그 최고의 공격 옵션이다. 군복무 시절이던 2025년 김천상무에서 펄펄 날던 이동경은 최다 공격포인트(13골 12도움)을 작성하며 우승팀(전북)과 준우승팀(대전) 선수들을 따돌리고 시즌 MVP 영예를 안았다.
올 시즌 초반 부상과 맞물린 컨디션 난조로 어려움을 겪긴 했으나 최근 폼이 다시 살아났고 꿈에 그리던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게 됐다. 일단 좁은 문은 통과했다. 이제 지난해 여름 홍명보 감독이 자신에게 전한 "여기서 만족할 것인가"를 다시 떠올려야할 이동경이다.
치열한 2선 공격수 경쟁을 뚫고 북중미 월드컵 최종명단에 이름 올린 이동경 (대한축구협회 제공)
이동경은 2025년 마지막 소집이었던 11월 평가전과 2026년 첫 소집이면서 본선 최종 엔트리 발표 전 마지막 평가전이던 3월 유럽 원정 2연전 명단에서 모두 제외됐다. 그가 활약하는 2선에 이강인, 이재성, 황희찬, 배준호, 엄지성 등 뛰어난 재능들이 워낙 많은 탓이다. 손흥민까지 윙포워드로 감안하면 자리는 더 좁아진다.
그렇게 월드컵의 꿈이 사라지는 듯했으나 이동경은 K리그에서의 활약을 발판 삼아 기어이 월드컵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홍 감독은 "이동경이 시즌 초반 어려움을 겪었는데, 최근 2경기에서 예전의 모습을 보여줬다. 이동경의 플레이 스타일은 다른 측면 공격수들과 다르다. 다른 선수들은 발이 빠르지만 이동경은 공을 지키고 연계하는 스타일이다. 경기 상황에 맞춰 투입할 수 있다고 판단해 선발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사실 홍 감독은 이동경의 매력과 장점을 잘 알고 있다. 다만 뛰어난 공격력에 비해 수비 가담이 부족하다는 것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그래서 직접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이동경은 2025년 여름 국내파 중심으로 구성된 홍명보호의 공격수로 발탁돼 동아시안컵에 참가했다. 그리고 중국과의 1차전에서 환상적인 감아차기로 대회 1호골을 뽑아내는 등 유럽파가 없던 상황에서 사실상 에이스급 존재감을 보였다. 그런데 대회가 끝날 때 홍명보 감독에게 쓴소리를 들었다,
대표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대회가 끝나고 선수단을 해산할 때 홍 감독이 이동경을 따로 불러 혼을 냈다. 여기서 만족해서는 안 된다는 일침이었다. 수비도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하고 공격력도 지금보다 끌어올려야 한다고 지적했다"면서 "결론부터 말하자면, 더 큰 발전을 끌어내기 위한 냉정한 채찍이었다"고 귀띔했다.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사전 캠프에서 훈련 중인 이동경 (대한축구협회 제공)
사령탑의 충고를 되새기면서 스스로를 발전 시킨 이동경은 결국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이름 올렸다.
지난 18일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사전캠프로 떠나며 이동경은 "공격 지역에서 슈팅 등 마무리 작업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 더불어 대표팀에서 요구한 수비적인 부분도 더 신경 쓰고 발전하려고 했다"면서 "월드컵은 축구화 끈을 처음 묶고 시작할 때부터 꿈꾸던 무대다. 국민들에게 기쁨을 안길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며 다부진 출사표를 던졌다.
간절한 준비로 일단 '치열한 2선 공격수' 한 자리를 꿰찼다. 그러나 다시 출발선 앞에 선 이동경이다. 지금은 다시 "여기서 만족할 것인가"라는 말을 되새겨야할 때다.
lastuncle@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