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조형래 기자] 한국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전, 0-10 콜드게임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을까. 당시 한국 타선을 완벽하게 지배했던 크리스토퍼 산체스(필라델피아 필리스)가 연속 이닝 무실점 기록을 늘렸다. 이제 19세기 이후 새역사에 도전한다.
산체스는 2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 시티즌스 뱅크 파크에서 열린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8이닝 4피안타 2볼넷 6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투를 펼쳤다.
이로써 산체스는 5월 1일 샌프란시스코전 1회 2실점을 한 이날까지 한 달 동안 37⅔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일 샌프란시스코전은 6⅔이닝 4피안타 3볼넷 7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이후 6일 애슬레틱스전 8이닝 3피안타 1사구 1볼넷 10탈삼진 무실점, 11일 콜로라도전 6피안타 무4사구 7탈삼진 무실점, 그리고 17일 피츠버그전 9이닝 6피안타 무4사구 13탈삼진 무실점 완봉승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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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날 역시 산체스는 클리블랜드 타선을 압도했다. 싱커 최고 구속 시속 96.5마일, 평균 시속 95마일을 기록했다. 싱커 35개, 슬라이더 31개, 체인지업 30개를 던졌다. 이날 산체스는 클리블랜드 타자들을 단 한 명도 2루로 보내지 않았다.
돈 매팅리 감독대행은 “이와 비견될 모습을 본 적이 있는지 모르겠다.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경이로운 활약을 펼치고 있다. 겉보기에는 너무 쉽게 던지지만 결코 휩지 않은 일이다”며 극찬했다.
37⅔이닝 무실점 기록은 893년 마운드와 홈플레이트의 거리가 현재 18.44m로 정해진 이후 기준으로 필라델피아 구단 역사상 역대 2위 기록이다. 이날 등판을 기점으로 2011년 클리프 리의 34이닝 연속 무실점 기록을 넘어섰다. 필라델피아 구단 최다 기록은 1911년 글로버 알렉산더의 41이닝이다. 이제 3⅓이닝 이상 무실점을 기록하면 타이 기록, 3⅔이닝 이상 무실점을 한다면 구단 최다 기록이다.
물론 역대 최다 이닝 연속 무실점 기록까지는 갈 길이 멀다. 메이저리그 기록은 다저스의 전설 오렐 허샤이저가 1988년 기록한 59이닝 연속 무실점이다.

하지만 최근 산체스의 페이스는 압도적이다. ‘MLB.com’은 ‘산체스는 최근 4번의 등판에서 모두 7이닝 이상을 던졌고 모두 무실점을 기록했다. 2015년 클레이튼 커쇼 이후 4경기 연속 7이닝 이상 무실점을 기록한 선발 투수는 산체스가 처음이다’며 위력적으로 리그를 지배하고 있는 산체스의 현재 압도적인 페이스를 설명했다.
아울러 ‘4경기 연속 7이닝 이상 무실점을 기록하면서 32이닝 이상 36탈삼진’을 기록 중인 산체스다. 1900년 이후 이 기록을 달성한 투수는 클레이튼 커쇼(2014, 2015년), 레이 컬프(1968년), 에드 월시(1910년) 등 단 4명 뿐이다’고 언급했다.
산체스는 경기 후 “제 자신이 정말로 자랑스럽고 행복하다. 이 아름다운 도시에서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것은 진심으로 멋진 일이다”고 소감을 전하면서 “지금까지 이런 기분을 느껴본 적이 없다. 제 투구 메커니즘과 몸 상태가 정말 예전에는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그런데 산체스는 아이러니하게도 승리 투수가 되지 못했다. 산체스의 상대 선발이었던 개빈 윌리엄스가 8이닝 4피안타 무4사구 11탈삼진 무실점으로 더 완벽한 피칭을 선보였다. 결국 산체스가 내려간 뒤 9회 재런 듀란이 카일 만자르도에게 솔로포를 얻어 맞고 0-1로 패했다.
메이저리그 역사의 한복판으로 걸어가고 있는 산체스다. 이런 산체스를 WBC 8강전에서 상대해야 했던 한국이다. 8강전 한국과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2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투를 펼쳤다.
도미키나공화국출신으로 2021년 필라델피아에서 데뷔한 산체스는 2024년부터 풀타임 선발 투수로 도약했다. 지난해 32경기 202이닝 13승 5패 평균자책점 2.50, 212탈삼진의 괴력으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올해는 현재 내셔널리그 평균자책점 1위(전체 3위), 이닝 1위(전체 1위), 탈삼진 2위(전체 2위) 등 역대급 성적을 써 내려가고 있다. 올해 리그 최고의 좌완 선발 투수 중 한 명이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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