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열 골프 다르 에스 살람 골프장.(사진=공식 홈페이지)
이같은 라바트의 도시 이미지는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스투어 하산 2세 트로피가 열리는 로열 골프 다르 에스 살람(Royal Golf Dar Es Salam) 골프장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로열 골프 다르 에스 살람은 단순한 골프장이 아니라 ‘정원형 골프 코스’에 가깝다.
440헥타르 규모의 광대한 숲 속에 자리한 이 골프장은 울창한 코르크 오크 숲과 유칼립투스, 호수와 꽃 조경이 어우러져 마치 왕실 정원을 연상시키는 풍경을 만든다. 로열 골프 에스 살람이 ‘왕실의 정원’으로 불리는 이유다. 일반적인 링크스 스타일 골프장과 달리 코스 곳곳에는 야자수와 꽃길, 수변 조경이 어우러져 있고 일부 공간에는 로마풍 기둥과 정원형 구조물까지 배치돼 있다. 코스를 걷다 보면 단순한 스포츠 시설이라기보다 거대한 수목원 안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실제로 이 골프장은 골프에 깊은 애정을 지녔던 하산 2세 국왕의 주도로 조성됐다. 하산 2세 국왕은 왕궁 남쪽 부지를 개발해 국가를 대표하는 상징적 골프장을 만들고자 했다. 세계적인 골프 코스 설계가 로버트 트렌트 존스 시니어가 설계를 맡았고, 이후 이 골프장은 모로코 왕실 골프 문화의 중심지로 자리 잡았다.
골프장 이름인 ‘다르 에스 살람’ 역시 아랍어로 ‘평화의 집’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단순한 왕실 상징성을 넘어, 자연과 휴식, 품격 있는 조경이 만들어내는 공간의 분위기와도 맞닿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레드 코스 9번홀 전경.(사진=공식 홈페이지)
로열 골프 다르 에스 살람의 또 다른 특징은 도심 속 골프장이라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세계적인 골프장들은 외곽 리조트나 해안가에 자리한 경우가 많지만, 이 골프장은 라바트 도심에서 차량으로 10분 남짓 거리에 위치해 있다. 그럼에도 코스 안으로 들어서면 도시의 분위기는 완전히 사라지고, 깊은 숲속 자연 공간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준다. 흔히 떠올리는 북아프리카 특유의 건조한 사막형 골프장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코스 난도 역시 세계적인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로버트 트렌트 존스 시니어 특유의 전략적 설계가 반영돼 좁은 페어웨이와 깊은 숲, 정교한 그린 공략이 요구된다.
로열 골프 다르 에스 살람 골프장.(사진=공식 홈페이지)
현재도 대회 기간이 되면 골프장 전체가 단순한 경기장이 아니라 국제 행사를 위한 하나의 ‘왕실 리셉션 공간’처럼 운영된다. 갈라 디너와 VIP 행사들이 숲과 정원, 호수를 배경으로 진행된다. 실제로 하산 2세 트로피 대회장이자 모로코 왕실골프협회장을 맡고 있는 물레이 라시드 왕자는 대회 1라운드가 열린 지난 21일 저녁 이 골프장에서 직접 만찬을 주재했다. 남성은 정장, 여성은 모로코 전통 의상 또는 롱 드레스를 착용해야 하는 격식 있는 자리였다.
사막과 붉은 흙의 이미지로만 소비되던 북아프리카와 달리 숲과 정원, 왕실 문화와 국제 스포츠가 공존하는 이 독특한 풍경은 모로코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분위기다. 로열 골프 다르 에스 살람 자체가 곧 모로코 골프의 정체성이다, 모로코가 가진 고유한 매력을 보여준다.
오른쪽부터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하산 2세 모로코 국왕.(사진=AFPBBNew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