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팬들은 왜 경기시작 4시간 전에 농구장에 올까? [오!쎈 요코하마]

스포츠

OSEN,

2026년 5월 24일, 오후 12:07

[OSEN=요코하마(일본), 서정환 기자] 경기시작이 네 시간 넘게 남았는데 농구팬들이 벌써 줄을 서고 있다. 대체 왜?

나가사키 벨카는 23일 일본 요코하마 아레나에서 개최된 2025-26 일본프로농구 B.리그 파이널 1차전에서 류큐 골든킹스에 69-71로 패했다. 나가사키는 24일 이어지는 2차전서 반전을 노린다. 나가사키가 패하면 그대로 우승컵을 내준다. 

2차전은 오후 1시 5분에 팁오프 한다. 오전 10시에 기자실이 문을 연다. 기자실이 150석에 달하는데도 일찍 가지 않으면 책상에 앉지 못한다. 수많은 일본취재진이 모이기 때문이다. 기자도 오전 9시 40분에 일찍 경기장에 왔다. 

그런데 깜짝 놀랐다. 이른 시간에도 이미 양팀 유니폼을 입고 있는 팬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대체 무엇 때문에 팬들이 관계자들 보다도 먼저 출근해서 땡볕에서 고생을 하고 있을까. 

이유는 굿즈샵에서 기념품을 사기 위해서였다. 챔프전에 직접 와야만 구매할 수 있는 한정판 굿즈들이 있다. 굿즈를 사기 위해서는 B리그 홈페이지에서 미리 예약을 하고 제 시간에 맞춰 와서 줄을 서야 한다. 매우 까다로운 과정이지만 일본 팬들은 질서정연하게 줄을 서서 기념품을 사갔다. 한국 정서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장면이었다. 

1차전 요코하마 아레나에 1만 2978명의 관중이 모여 매진사례를 이뤘다. 관중석에 빈자리를 찾아볼 수 없었다. 수많은 인파가 한꺼번에 몰렸지만 공간이 워낙 넓어서 관중석은 쾌적했다. 1989년에 개장한 요코하마 아레나는 미국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을 본따서 지었다. 한 번 잘 만든 경기장이 40년 가까이 제 구실을 하고 있는 셈이다. 

입장권은 10분 만에 전석 매진됐다. 일본 내에서도 입장권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멀리 나가사키와 류큐에서도 비행기를 타고 관전 온 팬들이 수천명에 달했다. 상상하기 어려운 농구열기다. 

경기장 바깥에서도 충분히 챔프전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팬들이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이 많았다. 대형 우승컵 모양의 풍선모형에서 사진을 찍으려는 팬들의 행렬이 매우 길었다. 다들 즐거운 표정으로 기꺼이 지갑을 열었다. 

KBL도 올해 챔프전은 매경기 매진사례를 보이며 흥행대박을 터트렸다. 다만 팬들이 경기장에서 즐길 수 있는 문화는 매우 제한적이다. 한국도 일본처럼 경기장에 네 시간 일찍 와도 충분히 먹고 즐길 수 있는 놀이터가 있어야 한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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