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고 투수 영입했다" 필라델피아 역대 최고액 투자…우상과 만남까지, 벌써 꿈을 이룬 17세 유망주

스포츠

OSEN,

2026년 5월 26일, 오전 12:33

광주일고 투수 박찬민이 필라델피아와 계약을 하고 있다. 호르헤 발렌디아(뒤쪽) 부단장과 데릭 정 국제 스타우팅 디렉터가 사인하는 박찬민을 지켜보고 있다. /필라델피아 필리스 SNS

[OSEN=이상학 객원기자] 필라델피아 필리스가 작심하고 지갑을 열었다. 구단 역대 국제 아마추어 투수 중 최고액을 17세 한국인 유망주에게 썼다. 

미국 ‘디애슬레틱’은 지난 25일(이하 한국시간) 필라델피아가 광주제일고 우완 투수 박찬민(17)과 계약한 배경을 전했다. 필라델피아는 지난 24일 박찬민과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계약금은 120만5000달러, 우리 돈으로 약 18억원. 필라델피아가 국제 아마추어 투수에게 지급한 역대 최대 규모 계약금으로 2025~2026년 국제 아마추어 계약 클래스에서 가장 높은 금액을 받는 투수가 됐다. 

역대 한국인 아마추어 선수로는 1999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투수 김병현(225만 달러), 2001년 시카고 컵스 투수 류제국(160만 달러), 지난해 토론토 블루제이스 투수 문서준(150만 달러), 2000년 시애틀 매리너스 투수 추신수(137만 달러), 1997년 뉴욕 메츠 투수 서재응(135만 달러), 1998년 시애틀 투수 백차승(129만 달러), 1997년 보스턴 레드삭스 투수 김선우(125만 달러), 2018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내야수 배지환(125만 달러)에 이어 역대 9위에 해당하는 고액이다. 

필라델피아 국제 스카우팅 리렉터 데릭 정은 “우리가 전통적으로 선수를 많이 영입하지 않았던 시장에서 그 나라 최고의 투수를 영입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에게 훌륭한 기회였다. 뿐만 아니라 필리스의 이름을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고 밝혔다. 

디애슬레틱은 ‘이번 계약은 태평양 연안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필라델피아에 있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중요한 발걸음이다. 필라델피아는 2022년부터 일본에서 스카우팅 활동을 확대했고, 최근 몇 년간 시티즌스뱅크파크에 KBO와 NPB 관계자들을 초청하기도 했지만 성과가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필라델피아는 베네수엘라 출신 중견수 프란시스코 렌테리아가 이끄는 강력한 국제 계약 클래스에 한국 대표 유망주 중 한 명을 추가했다. 박찬민은 KBO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지명 가능이이 높았으나 마이너리그를 거쳐 필라델피아로 도달하는 과정에 매력을 느꼈다’고 전했다. 

191cm, 94kg 체격을 갖춘 광주일고 우완 정통파 투수 박찬민은 지난해 고교야구 5경기(16⅓이닝) 2승 평균자책점 1.13 탈삼진 25개 볼넷 6개로 활약하며 두각을 드러냈다. 3학년이 된 올해는 12경기(46이닝) 6승 평균자책점 1.37 탈삼진 65개 볼넷 7개로 압도적인 성적을 내며 폭풍 성장했다. 

필라델피아 한국 담당 김만윤 스카우트가 박찬민을 가장 먼저 봤고, 이후 구단 내 다른 스카우트들이 한국을 찾았다. 최고 시속 94마일(151.3km) 패스트볼과 놀라운 감각이라고 표현된 변화구, 오프스피드 구사 능력이 높게 평가됐다. 

광주일고 박찬민이 필라델피아와 계약 후 호르헤 발렌디아 부단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필라델피아 필리스 SNS

정은 “박찬민은 모든 구종을 스트라이크존에 꾸준히 커맨드하며 던질 수 있다. 슬라이더는 앞으로 플러스급 무기가 될 잠재력이 있다. 그뿐만 아니라 기질적인 면에서도 훌륭한 청년이다. 함께 있으면 즐거운 친구이지만 마운드에 오르면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다. 불독 같다”며 박찬민이 처음부터 미국 도전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었던 것에도 호감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타고난 재능과 도전 의지를 높이 산 필라델피아는 트레이드를 통해 국제 보너스풀 자금을 늘렸다. 마이너리그 투수 그리프 맥게리, 앤드류 베이커를 각각 LA 다저스, 콜로라도 로키스로 트레이드하면서 75만 달러를 추가 확보한 끝에 120만5000달러로 박찬민을 잡았다. 

필라델피아에는 박찬민의 우상인 특급 좌완 투수 크리스토퍼 산체스가 있다. 박찬민이 시티즌뱅크파크에서 계약을 체결한 그날, 산체스는 클리블랜드 가디언스를 상대로 8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최근 37⅔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에서 한국을 압도했던 산체스의 투구를 보고 동경하게 됐다는 박찬민은 다음날 그와 직접 대화할 기회를 가졌다. 산체스의 주무기 체인지업을 물어보기도 한 박찬민은 필라델피아 베테랑 선발 잭 휠러, 애런 놀라와도 이야기를 나누며 “평생 꿈꿔온 일이다”며 기뻐했다고 한다. 

필라델피아는 아직 고교를 졸업하지 않은 박찬민의 학업 일정을 조율한 뒤 본격적인 육성 과정을 밟는다. 필라델피아의 도미니카공화국 아카데미나 플로리다주 클리어워터 훈련 시설에서 첫발을 내딛을 전망이다. /waw@osen.co.kr

광주일고 투수 박찬민이 계약금 125만 5000달러에 필라델피아 유니폼을 입었다. /필라델피아 필리스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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