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고성환 기자] '무패 복서'도 세월의 흐름은 이겨낼 수 없다. 우크라이나 출신 복서 올렉산드르 우식(39)이 승리하고도 선수 생활을 끝내라는 조언을 들었다.
영국 '미러'는 25일(이하 한국시간) "우식은 리코 베르후번과 싸운 뒤 그의 전 프로모터로부터 즉시 은퇴하라는 권고를 받았다. 그는 11라운드에서 베르후번을 간신히 KO시키며 헤비급 세계 챔피언 타이틀을 지켜냈다"고 보도했다.
우식은 24일 이집트 기자 피라미드에서 열린 '글로리 인 기자' 이벤트의 WBC 헤비급 타이틀전에서 베르후번을 상대로 TKO 승리를 거뒀다. 11라운드 2분 59초 펀치 연타를 날려 베르후번을 다운시켰고, 주심이 경기 중단을 외치며 우식이 승자가 됐다.
그 덕분에 우식은 통산 전적 25승 0패(16KO)를 기록하며 무패 복서로 남을 수 있었다. 하지만 심판 판정 논란을 피할 수는 없었다. 이날 우식은 프로 킥복서 출신인 베르후번을 상대로 고전했다. 베르후번은 196cm의 큰 키와 긴 리치를 활용해 우식을 잘 괴롭혔다.

맞대결 전까지만 해도 프로 복싱 경험은 단 한 경기뿐이었던 베르후번은 우식을 상대로 초반 몇 라운드조차 버티기 힘들 것이란 평가를 받았다. 그러다 뚜껑을 열어 보니 그 반대였다. 오히려 베르후번이 10라운드까지 경기를 주도하는 모습이었고, 채점표에서도 더 많은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우식이 단 한 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승리를 손에 넣었다. 그는 11라운드에서 강력한 어퍼컷을 적중시키며 상대를 먼저 쓰러뜨렸다. 다운된 베르후번은 카운트 10초를 남기고 일어섰고, 마우스피스가 빠지면서 회복할 수 있는 귀중한 시간도 벌었다.
이후 베르후번은 가드를 올린 채 연타를 피하지 못했으나 반격하진 못했다. 그러자 영국인 심판 마크 라이슨은 라운드 종료 1초를 남기고 경기를 끝내며 우식의 승리를 선언했다. 베르후번 측에선 너무 빠른 결정이라며 크게 항의했으나 소용없었다.
무엇보다 심판의 종료 선언보다 라운드 종료 벨이 먼저 울렸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파장이 커졌다. 현대 복싱 역사상 최악의 스톱이라는 비판까지 나오는 이유다. 이 때문에 베르후번도 공식 항소를 제기했다. 그는 "심판은 실수를 인정해야 한다. 그들은 영상을 검토해 노 콘테스트를 선언하거나 판정으로 가야 한다. 판정으로 갔다면, 내가 점수상 앞서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제 은퇴까지 두 경기를 남겨두고 있는 우식. 다만 우식의 전 프로모터였던 알렉스 크라시우크는 그가 지금 당장 은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경기력이 너무 떨어졌다며 링 위에서 물러날 때가 됐다는 주장이다.
크라시우크는 '복싱 킹 미디어'와 인터뷰에서 "우식의 커리어 중 가장 힘든 경기였다"라며 "난 리코의 잠재력, 에너지, 강인한 정신력을 보고 이럴 거라고 예측했다. 그는 돌처럼 단단한 배짱을 가지고 있다. 그가 이변을 일으킬 수 있고, 기적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우식에게 매우 위험한 경기가 될 거라고 생각했고, 실제로 그렇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우식은 컨디션이 좋아 보이지 않았다. 감기에 걸릴 수도 있고, 부상을 입을 수도 있고,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지칠 수도 있고, 체중이 늘어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는 내가 본 것 중에서 가장 몸이 무거웠다. 링 위에서 자신의 풋워크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발이 땅에 단단히 고정된 상태에서 강한 펀치에만 집중하는 것처럼 보였다"며 안타까워했다.
끝으로 크라시우크는 "내가 우식에게 조언할 수 있다면, 그의 다음 최우선 과제는 가족이 될 거라고 말해줄 거다. 가족 문제, 어쩌면 사업 문제도 있을 거다. 지금 당장 그가 돌봐야 할 것들 말이다"라며 "지금 멈춰야 한다. 2분 후에 그만두는 것보다 1시간 전에 그만두는 게 낫다. 안타깝게도 이건 복싱뿐만 아니라 모든 일에 적용되는 진실"이라고 은퇴를 추천했다.
/finekosh@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