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전 감독은 26일 일본 도쿄 구단 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의 가족 문제로 많은 야구 팬과 프로야구 관계자, 회사에 큰 걱정과 폐를 끼쳤다”며 사퇴를 공식 발표했다.
사진=유튜브 화면 캡처
이어 “이런 형태로 사과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주셔서 감사하다. 정말 죄송하다”며 “딸도 고등학교 3학년이라는 나이인 만큼, 부디 따뜻하게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덧붙였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사건은 25일 오후 도쿄 자택에서 발생했다. 아베 전 감독은 두 딸들이 다투는 상황을 말리던 중 18세 딸이 말대꾸하자 격분해 딸의 옷깃을 잡고 넘어뜨리는 등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딸이 특별한 부상을 입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아동상담소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아베 전 감독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아베 전 감독은 조사에서 “딸들이 싸우고 있어 ‘조용히 하라’고 했는데, 말대꾸를 해 순간적으로 화가 났다”며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경찰의 음주 측정 결과, 술을 마신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베 전 감독은 26일 새벽 석방됐다. 경찰은 앞으로 임의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일본 언론은 “딸이 사건 이후 대화형 인공지능 챗GPT에 상황을 물었고, 아동상담소 신고를 권유받아 실제 신고로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구단 측은 “아베 전 감독과 딸 사이에 과거 유사한 문제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아베 전 감독은 이날 오전 야마구치 도시카즈 요미우리 구단주를 만나 사퇴 의사를 밝혔다. 구단도 곧바로 이를 수리했다. 야마구치 구단주는 “폭력을 행사한 사실은 무겁다. 감독을 계속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교류전 직전에 중대한 불상사를 일으켜 팬 여러분과 모든 프로야구 관계자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회견에서 팀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이 나오자 아베 전 감독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약 25초간 침묵한 뒤 눈물을 흘렸다. 그는 “이런 형태로 떠난다는 것은 정말 많은 폐를 끼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감독 대행을 맡는 하시가미 히데키 코치와도 대화를 나눴다.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라 그냥 미안하다고만 했다”고 했다.
아베 전 감독은 요미우리 구단을 상징적 인물이었다. 2000년 드래프트 1순위로 입단해 2001년부터 2019년까지 요미우리 한 팀에서만 뛰었다. 강타자 포수로 활약하며 통산 2282경기, 2132안타, 타율 0.284, 406홈런, 1285타점을 기록했다. 현역 시절 8차례 리그 우승과 3차례 일본시리즈 우승에 힘을 보탰다. 2012년에는 수위타자와 타점왕에 오르며 센트럴리그 MVP를 받았다.
은퇴 후에는 2군 감독과 1군 코치를 거쳐 2024년 1군 감독에 취임했다. 부임 첫해 요미우리를 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지난해에도 리그 3위를 기록했다. 올 시즌 요미우리는 24승 22패로 센트럴리그 3위를 달리고 있다. 아베 전 감독의 통산 감독 성적은 171승 150패 11무다.
요미우리는 26일부터 하시가미 코치의 감독대행 체제로 시즌을 치른다. 구단의 간판 출신 감독이 가정 내 폭력 혐의로 물러난 사건이라는 점에서 일본 야구계의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