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등도 공동 챔피언?" 美 고교대회, 트랜스젠더 출전 논란 계속...또 3관왕 후 시상대 공유 "여자가 아니라는 걸 인정한 셈"

스포츠

OSEN,

2026년 5월 27일, 오전 01:02

[OSEN=고성환 기자] 미국 고교 스포츠계에서 트랜스젠더 선수 출전 논란에 다시 불이 붙었다. 성전환(트랜스젠더) 선수가 여자부 필드 종목을 휩쓸며 우승한 가운데 2위인 여성 선수에게도 공동 우승 자격을 주는 이례적인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25일(한국시간) "논란의 트랜스젠더 고등학교 육상 선수 AB 에르난데스가 다시 한번 경쟁자들을 압도했다. 남성으로 태어난 그는 벤투라 카운티 무어파크 고등학교에서 열린 캘리포니아 학교체육연맹(CIF) 남부지구 육상 마스터스 대회 여자 높이뛰기, 멀리뛰기, 세단뛰기 종목에서 우승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에르난데스는 세 종목 모두에서 압도적인 격차로 1위를 차지했다. 2위와 격차는 높이뛰기 2인치, 멀리뛰기 1인치, 세단뛰기 1피트가 넘었다. 그 덕분에 에르난데스는 손쉽게 주 대회 다음 단계 진출권을 얻었다.

경기 후 완패한 여자 선수들이 다시 한번 에르난데스와 함께 시상대의 가장 높은 자리를 공유하면서 논란이 번져나갔다. 각 종목마다 에르난데스를 포함한 두 명의 '공동 챔피언'이 존재했기 때문. 해당 규정은 지난해 도입됐으며, 패배한 여자 선수들을 달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이는 CIF가 새롭게 도입한 운영 방식이다. CIF 당국은 지난해 큰 반발 속에서도 '파일럿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트랜스젠더 선수 뒤에 들어온 여성 선수에게 공동 우승자로 시상대 맨 위에 함께 오를 자격을 부여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같은 규정이 최근 들어 적용되고 있다. 이달 중순 에르난데스가 또 다른 대회에서도 압도적으로 우승했을 때 역시 2위로 들어온 여성 선수와 시상대 가장 높은 곳을 공유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 같은 방침은 도입 당시부터 공정성 논란을 피하지 못했다. 에르난데스를 다른 여성 선수들과 똑같은 잣대로 판단할 수 없다면 출전 자체를 금지해야 하며 그게 아니라면 2위 선수와 나란히 시상대에 오를 필요가 없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사실상 불공정성을 알고도 다른 여자 선수들을 달래기 위한 임시 방편에 불과하다는 것.

그럼에도 CIF는 트랜스젠더 선수와 생물학적 여성 선수 간 갈등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라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 결과 에르난데스는 2년 연속 CIF 여자 주 챔피언십 육상대회를 향해 나아가고 있으며 압도적인 우승에도 불구하고 공동 챔피언과 시상대를 물리적으로 공유하는 기묘한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

미국 '폭스 스포츠'는 비판을 쏟아냈다. 매체는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 자체가 소녀들에게는 이미 너무 많은 일이다. 그것은 그녀들이 못됐거나 불친절해서도, 공감 능력이 없거나 포용적이지 않아서도 아니다. 단지 그녀들은 경쟁자이며, 공정한 경쟁 환경을 원하고, 자신들 역시 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달 초 에르난데스의 주요 라이벌 중 한 명인 리스 호건은 만약 에르난데스가 시상대에 오른다면 항의 행동을 하겠다고 예고했다. 그는 1년 전 에르난데스보다 낮은 순위를 기록하고도 일부러 시상대 최상단에 올라가는 행위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호건은 "이번이 트랜스젠더 선수와 경쟁하는 세 번째 해다, 지난해에는 CIF 타이틀을 빼앗겼다. 사실상 내 선수 생활 전체를 그 순간을 위해 노력해왔다"라며 "이미 졌다는 걸 알고 대회에 들어가는 건 정말 실망스럽다. 나는 여자 스포츠 속 여성 선수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기 위해 여기 있다"고 호소했다.

폭스 뉴스의 '라일리 게인스 쇼' 진행자인 라일리 게인스도 해결책을 요구했다. 그는 "여자 종목에 출전한 남자 선수를 위해 공동 시상대를 만들어야 한다면, 이미 그 선수가 여자 선수가 아니라는 것과 참가 자체가 불공정하다는 걸 인정한 셈이다. 그 시점부터는 여자 선수들을 공개적으로 모욕하는 의식만 남게 된다"고 꼬집었다.

/finekosh@osen.co.kr

[사진] AB 에르난데스 소셜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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