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거절했던 마시, 캐나다와 2030년까지 재계약…홍명보호와 32강 격돌 가능성

스포츠

OSEN,

2026년 5월 27일, 오전 05:49

[OSEN=이인환 기자] 한때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차기 사령탑 후보로 거론됐던 제시 마시 감독이 캐나다와 장기 동행을 택했다. 2026 북중미 월드컵이 시작되기도 전에 이미 다음 월드컵까지 지휘봉을 보장받았다.

캐나다축구협회는 26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마시 감독이 2030 월드컵까지 캐나다 남자 국가대표팀 감독직을 유지하는 4년 계약 연장에 서명했다”고 발표했다. 2024년 5월 부임한 마시 감독은 2년 만에 캐나다축구협회의 확실한 신뢰를 얻었다.

협회는 재계약 배경을 길게 설명했다. 마시 감독이 부임 이후 대표팀의 문화와 경기력을 바꾸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고, 캐나다를 국제 무대에서 경쟁력 있는 팀으로 만들었다는 평가였다. 전술 개발뿐 아니라 선수들과의 관계 형성, 이중 국적 선수 영입을 통한 선수층 확대, 캐나다 축구 전반의 성장까지 그의 공로로 언급됐다.

이번 계약은 단순히 성적만 본 결정이 아니다. 협회는 2026 월드컵 이후 캐나다 축구의 다음 단계를 준비하기 위한 장기 프로젝트라고 강조했다. 재계약 비용 상당 부분은 캐나다 축구 발전을 지원해온 다섯 가문 출신 자선가들의 기부금으로 충당됐다. 마시 감독에게 대표팀뿐 아니라 캐나다 축구 전체를 맡기겠다는 의미에 가깝다.

한국 축구 팬들에게도 익숙한 이름이다. 마시 감독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경질 이후 대한축구협회의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잘츠부르크, 라이프치히, 리즈 유나이티드를 거친 이력과 강한 압박 축구가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국내 체류 일수와 세금 문제 등이 걸림돌이 되면서 협상은 최종 성사되지 않았다. 이후 한국은 홍명보 감독을 선임했다.

한국 대신 캐나다로 향한 마시 감독은 곧바로 결과를 냈다. 2024 코파 아메리카에서 캐나다를 4강까지 이끌었다. 2025 CONCACAF 골드컵에서는 8강에서 멈췄지만, 강한 압박과 빠른 전환을 앞세워 팀 색깔을 분명히 만들었다. FIFA 랭킹도 크게 올랐다. 캐나다는 지난해 9월 FIFA 랭킹 26위로 대표팀 역사상 최고 순위를 찍었다. 마시 감독 부임 전 50위였던 점을 떠올리면 확실한 변화였다.

마시 감독은 대표팀 훈련장 안에만 머물지 않았다. 캐나다축구협회는 그가 2025년 겨울 캐나다 전역을 돌며 코치 교육 투어를 진행했고, 지역 지도자들과 대표팀·프로리그 코치들의 교류를 늘렸다고 설명했다. 협회가 그를 단순한 감독이 아닌 축구 홍보대사로 평가하는 이유다.

피터 아우그루소 캐나다축구협회장은 “마시 감독은 합류한 순간부터 탁월한 리더십을 보여줬다. 전국 축구계와 소통하며 폭넓은 역할을 해왔다”고 말했다. 마시 감독도 “처음 부임했을 때부터 이 팀과 이 나라, 이 프로그램이 나아갈 방향에 깊은 유대감을 느꼈다. 장기 계약을 통해 프로그램을 발전시키고 선수들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어 기쁘다”고 밝혔다.

캐나다는 개최국 자격으로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에 오른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카타르, 스위스와 함께 B조에 묶였다. 묘한 가능성도 있다. 한국은 A조, 캐나다는 B조다. 홍명보호와 마시의 캐나다가 나란히 조 2위를 차지하면 32강에서 만난다. 한국이 놓쳤던 감독이 월드컵 토너먼트 길목에서 한국을 기다릴 수도 있다.

/mcado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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