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가라" 감독한테 야단맞고 '130구 완봉승' 괴력, 일본 역적이었는데…사와무라상 투수 부활했다

스포츠

OSEN,

2026년 5월 27일, 오전 06:12

니혼햄 이토 히로미. /니혼햄 파이터스 SNS

[OSEN=이상학 객원기자]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일본 팬들에게 ‘역적’ 취급을 받았던 투수 이토 히로미(28·니혼햄 파이터스)가 130구 완봉승으로 살아났다. 퍼시픽리그 다승, 탈삼진 1위로 뛰어오르며 사와무라상 투수의 부활을 알렸다. 

이토는 지난 26일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 고시엔구장에서 치러진 2026 일본프로야구(NPB) 한신 타이거즈와 교류전에 선발 등판, 9이닝 7피안타 무사사구 13탈삼진 무사사구 무실점 완봉승으로 니혼햄의 4-0 승리를 이끌었다. 9회까지 무려 130구를 던지며 개인 통산 10번째 완봉승을 해냈다. 

8회까지 안타 3개만 맞고 무실점으로 한신 타선을 봉쇄한 이토는 투구수 110구에서 9회 마운드에 올라왔다. 3연속 안타를 맞고 무사 만루 위기에 몰렸지만 기나미 세이야를 헛스윙 삼진, 타카테라 노조무를 2루 직선타로 잡은 뒤 오바타 류헤이를 헛스윙 삼진 돌려세우며 완봉승으로 경기를 직접 끝냈다. 

총 투구수 130개로 최고 시속 152km 패스트볼 중심으로 슬라이더, 스위퍼, 스플리터, 커브 등 다양한 구종을 효과적으로 섞어 던졌다. 패스트볼을 결정구로 7개의 삼진을 잡아낼 만큼 공에 힘이 있었다. 마지막 타자를 헛스윙 삼진 잡을 때 던진 130구째 공도 바깥쪽 패스트볼로 지치지 않는 스태미너를 뽐냈다. 

‘스포츠닛폰’에 따르면 경기 후 이토는 “팀이 3연패 중이라 한층 더 기합을 넣고 들어갔다. 초반부터 전력 투구로 팀에 기세를 불어넣을 수 있는 투구를 하려고 했다. 강하게 리드를 해준 포수 다미야 유야에게도 감사하다”며 “9회 3연속 안타를 맞아 조금 위험했지만 마음을 다잡고 강하게 던질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이날 승리는 신조 쓰요시 니혼햄 감독의 통산 300승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 있었다. 이토는 “내 컨디션이 나쁠 때나, 힘들 때도 감독님이 믿어주고 계속 마운드에 올려줬다. 이정표가 되는 승리를 나의 완봉승으로 장식할 수 있어 기쁘다”고 큰 의미를 부여했다. 

일본 야구의 기인으로 잘 알려진 신조 감독은 “내용은 말할 수 없지만 오늘 경기 전부터 이토를 좀 혼냈다. ‘오기로라도 끝까지 가라’고 말했는데 이런 결과가 나왔다. 용서해준다”고 칭찬하며 “해줘야만 하고, 해낼 수 있는 선수에게 혼낸다. 당연한 일을 해내지 못하면 제대로 혼내야 한다”고 괴짜 감독이지만 엄한 면모도 드러냈다. 

니혼햄 이토 히로미. /니혼햄 파이터스 SNS

지난 2021년 1군 데뷔한 이토는 첫 해부터 10승을 거두며 가능성을 뽐냈다. 지난해에는 27경기(196⅓이닝) 14승8패 평균자책점 2.52 탈삼진 195개 완투 6회로 활약, 퍼시픽리그 다승·이닝·탈삼진·완투 1위를 휩쓸며 사와무라상을 받았다. 니혼햄 투수로는 지난 2007년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이후 18년 만이었다.  

그러나 지난 3월 일본 대표팀으로 나간 WBC에서 악몽 같은 시간을 보냈다. 1라운드 조별리그 한국전에서 4회 구원 등판했으나 김혜성에게 동점 투런 홈런을 맞으며 3이닝 2실점으로 흔들린 이토는 8강 베네수엘라전에서 경기를 완전히 망쳤다. 5-4로 앞선 6회 구원 등판, 연속 안타를 맞은 뒤 윌리어 아브레우에게 역전 결승 스리런 홈런을 허용하며 1이닝 3실점 패전을 당했다. 일본은 WBC 사상 최초로 4강 진출에 실패했고, 이토에게 비난의 화살이 쏠렸다. 

그 여파인지 개막전이었던 지난 3월27일 소프트뱅크 호크스전에서 5⅔이닝 5실점으로 무너지며 불안하게 시작했다. 지난달 11일 소프트뱅크전도 5⅔이닝 6실점으로 도 난타당했지만 이후 완봉승 포함 7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로 완벽하게 반등했다. 시즌 전체 성적도 10경기(67⅓이닝) 6승2패 평균자책점 2.81 탈삼진 63개로 끌어올렸다. 퍼시픽리그 다승·이닝·탈삼진 1위, 평균자책점 6위에 오르며 2년 연속 사와무라상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OSEN=손용호 기자] WBC 일본대표팀 이토 히로미. 2026.03.07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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