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레슬링, 희망의 빛 돌아왔다...PWS ‘레슬네이션2’ 흥행 새 이정표

스포츠

이데일리,

2026년 5월 27일, 오후 02:23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한국 프로레슬링에 모처럼 따뜻한 온기가 찾아들고 있다.

국내 프로레슬링 단체 PWS(프로레슬링 소사이어티)는 지난 9일 서울 KBS 아레나에서 열린 ‘레슬네이션2’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3000석 매진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는 R석 티켓이 예매 시작 2분 만에 매진되는 등 개막 전부터 높은 관심을 모았다.

대회 당일 현장 분위기도 뜨거웠다. 경기 시작 전부터 관객석은 응원과 함성으로 가득 찼고, 주요 경기마다 큰 반응이 이어졌다. PWS는 이번 대회를 통해 국내 프로레슬링이 고정 팬층을 넘어 가족 관객과 일반 대중으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고 평가했다.

PWS에서 프로레슬링 경기를 펼치는 전 WWE 레슬러 닉 네메스(왼쪽)와 시호. 사진=PWS
젼 농구스타 하승진이 프로레슬링 PWS 링에 등장하고 있다. 사진=PWS
럼블 매치에 깜짝 등장해 후배 레슬러들의 군기를 잡고 있는 프로레슬러 김남훈. 사진=PWS
흥행의 중심에는 WWE 출신 닉 네메스가 있었다. WWE에서 ‘돌프 지글러’로 활동했던 네메스는 이번 대회에 출전해 시호를 꺾고 코리아 챔피언십 새 챔피언에 올랐다. 이어 ‘황금돼지 캐싱인’ 경기에서도 KA 키드를 제압하며 타이틀을 방어했다.

네메스가 참가한 프리미엄 사인회도 주목을 받았다. 참가비 20만원으로 진행된 이 행사는 국내 프로레슬링 행사로는 이례적인 고가 팬 이벤트였지만 빠르게 매진됐다. PWS는 “한국 프로레슬링 시장에서도 프리미엄 팬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다른 주요 경기에서도 타이틀 변동이 이어졌다. PWS 챔피언십 노 DQ 매치에서는 진개성이 일본 프로레슬링 스타 타지리를 꺾고 새 챔피언이 됐다. 4대4 제거 매치에서는 하다온 팀, 이른바 ‘팀 발가락쌤’이 이랑 팀을 꺾고 단장직을 차지했다. PWS 위민스 챔피언십에서는 서큐버스가 포이즌 로즈를 꺾고 새 챔피언에 올랐다.

대회 이후 해외 반응도 이어지고 있다. PWS에 따르면 WWE 스타 존 시나가 PWS 공식 X 계정을 팔로우했고, WWE 수퍼스타 이오 스카이는 PWS 창립자인 시호 선수의 계정을 팔로우했다. 유럽, 일본, 미국 등 해외 단체와 선수들의 출전 및 협업 문의도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가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PWS 측은 국내 한 케이블TV 채널로부터 정규 프로그램 제작 협업 제안을 받았다고 밝혔다. 일회성 흥행을 넘어 정규 콘텐츠화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분위기다.

PWS는 최근 유튜브 콘텐츠 ‘급식왕’의 인기 캐릭터 발가락쌤과 협업하며 어린이와 가족 관객층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기존 프로레슬링 팬 중심의 시장에서 벗어나 가족 단위 관객, 어린이 팬, 온라인 콘텐츠 소비층까지 확장한 전략이 이번 흥행의 배경으로 꼽힌다.

김남훈 PWS 대외협력 이사는 “우리의 목표는 한국 1위가 아니다. 세계 1위”라며 “그 길은 오래 걸리겠지만, 우리는 이미 첫걸음을 힘차게 내디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내 프로레슬링은 그동안 비주류 스포츠로 분류돼 왔다. 그러나 PWS가 2년 연속 매진, 해외 스타 출전, 고가 사인회 완판, 방송 협업 논의까지 이끌어내면서 시장의 분위기는 달라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레슬네이션2’의 성공이 한국 프로레슬링이 스포츠와 공연, 팬덤 비즈니스를 결합한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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