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올렉산드르 우식이 가까스로 충격패를 피했다. 그러나 승리의 여운보다 논란이 더 크다. 무패 챔피언의 생존보다 심판의 개입 시점이 더 크게 회자되는 분위기다.
영국 '더 선'은 27일(한국시간) "리코 베르호벤이 우식전 논란의 KO패에 대해 항소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리플레이 화면상 심판의 경기 중단 결정이 라운드 종료 벨이 울린 뒤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는 이유다. 앞서 우식은 이집트 기자 피라미드 인근에서 열린 WBC 헤비급 타이틀전에서 베르호벤을 11라운드 TKO로 꺾었다. 다만 승리 직후부터 판정 타이밍을 둘러싼 의문이 이어지면서 경기 자체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경기 전 전망은 일방적이었다. 우식은 크루저급과 헤비급을 지배한 무패 챔피언이다. 반면 베르호벤은 킥복싱 최강자로 이름을 날렸지만, 프로 복싱 경험은 사실상 거의 없었다. 정상급 복싱 챔피언을 상대로 오래 버티기도 쉽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링 위 흐름은 달랐다. 베르호벤은 초반부터 강한 오른손과 까다로운 리듬으로 우식을 흔들었다. 우식은 특유의 발놀림과 압박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고, 경기 중반까지 예상 밖 고전을 이어갔다. 10라운드까지 일부 채점에서는 베르호벤이 앞서거나 팽팽한 흐름을 만든 것으로 전해졌다. 복싱 역사에 남을 대형 이변이 현실에 가까워지는 듯했다.
우식은 11라운드에 겨우 반격했다. 챔피언이 무너질 수 있다는 분위기가 경기장 안팎을 감싸던 순간이었다. 그는 왼손 펀치로 베르호벤을 몰아붙였고, 다운까지 빼앗았다. 베르호벤은 카운트를 넘기고 다시 일어섰다. 이후 마우스피스 문제로 잠시 회복 시간을 얻은 뒤 경기가 재개됐다. 우식은 마지막 힘을 짜내 연타를 퍼부었고, 영국 심판 마크 라이슨은 11라운드 2분 59초에 경기를 중단했다.
문제는 그 순간이었다. 베르호벤은 휘청였지만 정신을 잃은 상태는 아니었다. 몸을 웅크린 채 방어하고 있었고, 리플레이에서는 심판이 개입하기 전 라운드 종료 벨이 울린 듯한 장면이 잡혔다.
베르호벤은 복싱뉴스와 인터뷰에서 "종이 울린 뒤 경기가 중단됐다. 말이 안 된다. 항소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그는 심판 판정이 아니라 무효 경기 선언이나 채점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로이터도 우식이 11라운드 종료 1초를 남기고 베르호벤을 멈춰 세우며 대형 이변을 피했다고 전했다. 경기 직후 논란은 더 커졌다. 일부 팬들과 관계자들은 성급한 중단이라고 비판했고, 베르호벤 측은 자신들이 판정으로 갔다면 앞서 있었다고 보고 있다.
우식은 승리로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그러나 이번 경기는 단순한 방어전으로 남지 않게 됐다. 베르호벤이 실제로 항소 절차에 들어가면 결과 변경 가능성과 재대결 요구가 함께 따라붙을 수 있다.
우식은 이겼지만 깔끔하지 않았다. 베르호벤은 졌지만 가장 큰 인상을 남겼다. 논란의 종소리가 헤비급 판도를 흔들고 있다. 이번 경기의 스폰서 사우디 복싱계 거물 투르키 알랄시크가 재대결 필요성까지 언급한 만큼, 이번 승부의 후폭풍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mcadoo@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