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은 미국서 훈련 중인데...정몽규 회장 전격 사퇴 선언, 한국 축구 대변화 예고

스포츠

OSEN,

2026년 5월 30일, 오전 11:00

[OSEN=정승우 기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을 끝으로 회장직에서 물러난다. 2013년 대한축구협회장에 취임한 뒤 13년 만이다.

대한축구협회는 29일 정몽규 회장의 입장문을 공개했다.

정 회장은 성명을 통해 "이번 월드컵 이후 축구협회장 자리에서 물러나고자 한다"라며 "대표팀이 본선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회장으로서의 마지막 소임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축구협회를 운영하는 동안 여러 가지 논란과 비판이 있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모든 것은 제 부덕의 소치"라며 "대회 기간 대표팀에 아낌없는 지지와 응원을 보내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라고 덧붙였다.

정 회장은 지난해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서 85.6%의 지지를 얻으며 4선에 성공했다. 임기는 2029년까지였지만 스스로 북중미 월드컵 이후 사퇴 의사를 밝히며 13년 체제의 마침표를 예고했다.

축구협회는 이번 결정이 월드컵을 앞둔 대표팀에 팬들의 응원과 지지를 모으기 위한 판단이었다고 설명했다.

협회 관계자는 "일부에서는 외부 압박 때문에 내려진 결정 아니냐는 시선이 있지만 사실이 아니다"라며 "대표팀이 진정 팬들의 응원을 받으며 좋은 성적을 거두길 바라는 마음, 그리고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한 동력을 이어가기 위해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축구계 안팎에서는 최근 상황과 무관하게 보기 어렵다는 시선도 적지 않다.

[OSEN=수원, 이대선 기자]
정 회장은 지난 3선 임기 후반부터 각종 행정 논란과 비판에 직면했다. 특히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특정감사 결과를 발표하며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과 축구종합센터 건립 사업 등을 문제 삼아 정 회장을 포함한 축구협회 주요 임원들에 대한 중징계를 요구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이에 반발해 법적 대응에 나섰지만 지난달 1심에서 패소했다. 이후에도 항소를 결정하며 논란은 계속됐다.

홍명보 감독 선임 절차를 둘러싼 비판 역시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문체부는 감사 결과에서 홍 감독이 선임 과정에 관여하거나 특혜를 받은 사실은 없다고 판단했지만, 여론은 정 회장과 홍 감독을 같은 선상에 놓고 바라보는 경우가 많았다.

결국 대표팀이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도 온전한 지지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이번 사퇴 발표는 대표팀에도 갑작스럽게 전달됐다. 다만 대표팀 내부 동요는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현재 대표팀은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북중미 월드컵 사전 캠프를 진행 중이다. 해발 약 1460m 고지대 환경에서 적응 훈련을 실시하며 본선 무대가 열리는 멕시코 과달라하라에 대비하고 있다.

대표팀은 31일 오전 10시 트리니다드토바고와 평가전을 치른다. 이어 6월 4일 엘살바도르와 한 차례 더 맞붙은 뒤 과달라하라로 이동한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정 회장은 월드컵 기간에도 회장직을 유지하며 대표팀 지원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축구협회에 따르면 그는 다음 달 9일 개최국 멕시코로 출국하며, 대회 종료 이후 공식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정 회장 재임 기간 한국 축구는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2018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 승리,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 천안 축구종합센터 건립 추진 등 여러 성과를 남겼다.

반면 승부조작 연루 축구인 기습 사면 추진, 국가대표 감독 선임 절차 논란, 협회 행정 운영을 둘러싼 비판 역시 끊이지 않았다.

이제 시선은 월드컵 이후로 향한다.

정 회장이 사직서를 제출하면 대한축구협회는 차기 회장 선출 절차에 돌입하게 된다. 정관에 따르면 회장 궐위 시 부회장이 직무를 대행하며, 잔여 임기가 1년 이상 남아 있을 경우 60일 이내 새 회장을 선출해야 한다.

13년 동안 이어진 정몽규 체제는 마지막 시간을 향하고 있다. 다만 홍명보호는 당장의 변화보다 월드컵 본선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대표팀이 어떤 결과를 남길지, 그리고 그 결과가 한국 축구의 새로운 출발점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reccos23@osen.co.kr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