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모하메드 살라의 경고가 현실이 됐다. 리버풀이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안겼던 아르네 슬롯 감독과 결별했다. 시즌 막판까지 사임 가능성을 부인했던 슬롯 감독은 결국 두 번째 시즌을 넘기지 못했다.
리버풀은 30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슬롯 감독은 즉각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으며, 후임 선임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 시즌 클롭 시대 이후 첫 감독으로 팀을 맡아 곧바로 프리미어리그 정상에 올랐던 슬롯 감독이지만, 디펜딩 챔피언의 두 번째 시즌은 오래 버티지 못했다.
출발부터 흔들렸다. 리버풀은 시즌 초반 부진한 흐름을 겪은 뒤 반등하는 듯했지만 경기력의 기복을 끝내 줄이지 못했다. 특히 원정 경기에서 약한 모습을 반복했다. 강팀의 기준은 나쁜 경기에서도 승점을 챙기는 힘인데, 리버풀은 그 부분에서 확실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컵대회 성적도 변명이 되지 못했다. 리버풀은 잉글랜드 풋볼리그컵(EFL컵), 잉글랜드축구협회컵(FA컵),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모두 중도 탈락했다. 리그에서는 최종 5위로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힘겹게 확보했지만, 전 시즌 우승팀이라는 기준으로 보면 만족하기 어려운 결과였다.
슬롯 감독은 시즌 말미에도 물러날 뜻이 없다고 했다. 그는 사임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나는 항상 계속하고 싶었다. 단 한 번도 떠나야겠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여러 차례 말했듯, 나는 리버풀이 다음 시즌 훨씬 더 좋은 위치에 있을 것이라 믿는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감독의 의지와 구단의 판단은 같지 않았다.
리버풀은 경질 이유를 비교적 분명하게 설명했다. 구단은 "팀의 방향성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믿음에 기반한 결정이다. 그렇다고 해서 슬롯 감독이 이곳에서 해낸 일을 깎아내리는 것은 아니다. 그에 대한 존경이 줄어든 것도 아니다. 다만 우리에게는 다른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살라의 발언이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리버풀을 떠난 살라는 아스톤 빌라전 2-4 패배 이후 팀의 정체성을 강하게 지적했다. 살라는 "나는 리버풀이 다시 상대가 두려워하는 헤비메탈 공격 축구 팀으로 돌아가길 원한다. 그것이 내가 알고 있는 축구이며, 반드시 되찾고 계속 유지해야 할 정체성이다. 이 부분은 결코 타협할 수 없고, 이 구단에 합류하는 모든 사람은 그 철학에 적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리버풀도 비슷한 결론에 도달한 셈이다. 슬롯 감독이 첫 시즌에 보여준 성과는 분명했다. 하지만 리버풀은 단순히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지키는 팀으로 만족할 수 없는 구단이다. 리버풀이 원하는 축구는 더 빠르고, 더 강하게 압박하며, 상대가 부담을 느끼는 방식이었다. 살라가 말한 '헤비메탈'이라는 단어가 다시 소환된 이유다.
후임 후보도 빠르게 거론되고 있다. 유럽 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 기자는 안도니 이라올라 감독이 리버풀의 차기 사령탑 유력 후보라고 전했다. 이라올라 감독은 2023-2024시즌부터 2025-2026시즌까지 본머스를 이끌며 전술적 완성도와 압박 축구로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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