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지호의 '한국오픈 제패' 일등공신은 빗자루 퍼터챔피언스클럽]

스포츠

이데일리,

2026년 5월 31일, 오전 01:15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코오롱 제68회 한국오픈 골프선수권대회는 한국 남자 골프 최고 권위와 전통을 자랑하는 내셔널 타이틀 대회다. 그런 만큼 한국오픈이 열리는 충남 천안시의 우정힐스 컨트리클럽은 ‘한국의 US오픈’이라고 불릴 정도의 난코스로 평가받는다. △폭 9~14m에 불과한 좁은 페어웨이 △10cm 이상 기른 살인적안 러프 △국내 최고 수준의 그린 스피드와 언듈레이션 △까다로운 핀 위치 △물과 벙커가 주는 압박감 때문이다.

양지호의 퍼터.(사진=대회조직위 제공)
이같은 한국오픈 무대에서 양지호는 3라운드까지 무려 14언더파를 적어내며 2위 찰리 린드(스웨덴)를 7타 차로 따돌리는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두자릿수 우승 스코어를 쉽게 허용하지 않는 대한골프협회(KGA)는 최종 라운드에서 극악의 핀 위치를 설정했지만, 양지호의 우승을 막지는 못했다. 양지호는 24일 대회 마지막 날 5타를 잃으며 흔들렸지만 최종 합계 9언더파 275타를 기록, 린드를 4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양지호가 우승의 일등 공신으로 꼽은 클럽은 ‘퍼터’다. 그는 최대 스피드가 4.4m까지 올라간 빙판 같은 우정힐스 그린을 ‘빗자루 퍼터’로 불리는 브룸스틱 퍼터로 공략했다.

양지호는 1라운드에서 9개의 버디를 잡아내며 6타를 줄였고, 2라운드에서는 이글 1개와 버디 5개를 쓸어 담아 4타를 더 줄였다. 3라운드에서도 이글 1개를 포함해 4언더파를 기록하며 7타 차 선두로 달아나 일찌감치 우승을 예감하게 했다.

나흘 동안 양지호의 평균 퍼트 수는 1.62개에 불과했다. 컷을 통과해 72홀을 모두 완주한 선수 60명 중 압도적인 1위였다.

양지호가 사용한 퍼터는 스카티 카메론의 팬텀 11R 투어용 퍼터다. 토크를 최저 수준으로 낮춘 ‘온셋 센터(OC)’ 버전으로, 긴 샤프트를 적용한 브룸스틱 퍼터다. 이 퍼터는 양지호의 요청에 따라 스카티 카메론이 제작한 맞춤형 모델이다.

OC는 퍼터 샤프트가 헤드의 리딩 엣지보다 뒤쪽(Onset)에 위치하면서 퍼터 헤드의 전후 무게중심(CG) 중앙(Center)과 일직선상에 정렬된 구조를 뜻한다. 이 설계는 퍼트 스트로크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틀림(토크)을 최소화해 페이스 회전을 줄이고, 클럽이 스퀘어한 궤도를 유지하도록 돕는다.

일반적으로 토크가 낮은 퍼터는 안정성이 뛰어난 대신 거리 감각이 둔해지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스카티 카메론은 수년 동안 투어 선수들과의 협업하며 OC 퍼터 전용 헤드 무게와 샤프트 강도를 정밀하게 조율했다. 이를 통해 퍼트 스트로크의 안정성과 일관성을 높이면서도 스카티 카메론 특유의 부드럽고 정교한 타구감은 유지했다.

퍼트하는 양지호.(사진=대회조직위 제공)
또 기존 모델보다 약 15g 더 무거운 헤드 밸런스에 맞춰 샤프트 강성을 세밀하게 설계해 불필요한 진동을 줄이고, 클럽 헤드의 피드백이 손끝으로 명확히 전달되도록 했다. 샤프트를 1도 기울여 자연스러운 셋업을 유도하고, 어드레스 시 손 위치와 시야를 더 중립적으로 유지하도록 설계했다. 타이틀리스트 측은 이러한 낮은 토크 밸런스가 스퀘어-투-패스(square-to-path) 스트로크를 자연스럽게 유도한다고 설명한다.

여기에 샤프트 길이를 45~50인치 수준으로 늘린 브룸스틱 구조까지 더해지면서 손목 개입이 줄어들고 스트로크 궤도가 더욱 일정해졌다는 장점이 있다.

양지호는 “우정힐스가 그린 리노베이션 이후 더 어려워졌는데 나흘 내내 라인이 정말 잘 보였다”며 “‘라인이 그려진다’는 말이 무엇인지 실감했다. 그야말로 신들린 퍼트였다”고 말했다.

이어 “우정힐스는 그린 스피드도 매우 빠르고 핀도 내리막 경사에 꽂혀 있어 라인이 보인다고 해도 겁이 나서 치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그런데도 버디를 정말 잡은 것을 보면 퍼터 덕분인 것 같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지난해 일반적인 퍼터를 사용할 때는 퍼트 편차가 심했다. 배수진을 친다는 마음으로 브룸스틱 퍼터로 교체했는데 적응기를 거친 뒤에는 짧은 퍼트와 긴 퍼트 모두 자신감이 생기면서 퍼트가 계속 잘 들어갔다”고 덧붙였다.

우정힐스 특유의 좁은 페어웨이를 고려해 드라이버 사용을 최소화하고 우드 위주로 티샷을 공략한 전략도 적중했다. 양지호는 드라이버로 스릭슨 ZXi LS(9도), 페어웨이 우드는 테일러메이드 Qi4D(15도)와 캘러웨이의 엘리트 트리플 다이아몬드(18도)를 선택했다. 하이브리드는 타이틀리스트 816 H1(19도)와 스릭슨 ZXi U(23도)를 사용했다.

최종 라운드에서 주춤하던 흐름을 바꾼 9번홀(파4) 행운의 칩인 버디는 클리브랜드 웨지로 만들어냈다. 그는 RTZ 투어 랙(52도)과 RTX 6 투어 랙(58도)를 사용했고, 아이언은 스릭슨 ZXi U(5번~피칭웨지)을 백에 담았다.

코오롱 제68회 한국오픈 제패한 양지호.(사진=대회조직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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