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고성환 기자] 유일한 아쉬움은 해트트릭을 놓쳤다는 것뿐이다. 손흥민(34, LAFC)이 가벼운 몸놀림을 자랑하며 다시 득점포를 가동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한국 축구대표팀(FIFA 랭킹 25위)은 31일 오전 10시(이하 한국시간)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의 브리검영대(BYU) 사우스필드에서 열린 FIFA 랭킹 102위 트리니다드토바고와 평가전에서 5-0 대승을 거뒀다. 트리니다드토바고와 역대 두 번째 맞대결이자 첫 승리다.
북중미 월드컵의 최대 변수가 될 수 있는 '고지대 적응'에 초점을 맞춘 경기였다. 홍명보호는 조별리그에서 체코,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차례로 상대하는데 1, 2차전을 해발 1500m가 넘는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치른다. 이 때문에 대표팀은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에서 트리니다토바고, 엘살바도르(6월 4일)를 상대로 최종 모의고사를 소화한다.
물론 상대가 약체라는 점을 잊어선 안 되겠지만, 반가운 골 폭죽이 터졌다. 한국은 손흥민과 조규성(미트윌란)이 나란히 2골씩 책임졌고, 황희찬(울버햄튼)도 페널티킥으로 골 맛을 봤다. 이외에도 최종 명단에 깜짝 승선한 'K리거' 이기혁(강원)이 예리한 킥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부상 복귀한 황인범(페예노르트)이 여전한 실력을 보여줬다.

특히 손흥민의 득점이 반가웠다. 그는 이번 시즌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무대에서 단 한 골도 기록하지 못하고 대표팀에 합류하면서 우려를 남겼다. 새로 부임한 마크 도스 산토스 감독 밑에서 9도움을 올리며 최고의 도우미 역할을 하긴 했지만, 해결사 역할을 해오던 그간의 손흥민과는 달랐다.
그럼에도 손흥민은 자신만만했다. 그는 "축구하면서 자신감이 없던 적은 없다. 팀을 먼저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면 득점은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라며 "컨디션도 몸 상태도 아주 좋다. (골은) 농담으로 월드컵을 위해 아껴뒀다고 말한 적 있다"라고 유쾌하게 말했다.
그리고 손흥민은 경기장 위에서 자신의 말을 증명했다. 그는 전반 40분 김문환(대전)이 우측에서 올려준 땅볼 크로스를 정확히 마무리하며 선제골을 뽑아냈고, 3분 뒤 배준호(스토크)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강하게 차 넣으며 멀티골을 터트렸다. 후
이날 득점으로 손흥민은 A매치 55호, 56호 골을 기록하며 한국 축구 역대 최다 득점자 차범근(58골)의 기록까지 단 두 골만 남겨두게 됐다. 다가오는 엘살바도르전과 월드컵 조별리그 3경기까지 포함하면 최소 4경기를 앞둔 상황. 월드컵 기간 내에 차범근을 넘어서고 또 하나의 대기록을 세울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졌다.

해트트릭을 완성하지 못한 게 아쉬울 뿐이었다. 손흥민은 후반 10분 배준호의 슈팅을 상대 골키퍼가 쳐내자 곧바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했다. 거의 골이 될 뻔했지만, 골라인을 넘기 직전 골키퍼가 다시 다리를 뻗어 걷어냈다.
여기에 골대 불운까지 겹쳤다. 손흥민은 후반 12분 우측에서 중앙으로 꺾어들어오며 스텝오버로 수비를 제친 뒤 왼발 감아차기 슈팅을 터트렸다. 그러나 공은 골키퍼를 지나 골포스트를 때리고 말았다. 비록 골이 되진 않았지만, 오랜만에 '손흥민 존'에서 나온 손흥민다운 슈팅이었다.
이후 손흥민은 후반 17분 조규성(미트윌란)과 교체되며 피치 위를 떠났다. 전체적으로 낯선 고지대 적응에 애를 먹은 선수들도 적지 않았지만, 손흥민만큼은 오히려 컨디션이 더 좋아 보였다. 소속팀에서 2026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CONCACAF) 챔피언스컵을 통해 멕시코 고지대 경기를 미리 경험해 본 게 도움이 된 모양새다.
손흥민은 이번 월드컵이 마지막 무대가 될 가능성이 큰 만큼 특별한 마음가짐으로 준비 중이다. 그는 최근 "미국에서 월드컵을 해서 미국에 왔는데 멕시코에서 경기를 하게 돼서 좀 당황스럽긴 하다. 일단은 훈련 캠프에서 다른 선수들보다 훨씬 좋은 컨디션일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가장 중점을 뒀던 부분"이라고 밝혔는데 이번 경기에서 그 강점을 제대로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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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