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에서 뛰는 '요르단 김민재' 야잔. 2026.3.22 © 뉴스1 박정호 기자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세계인의 축구 축제인 월드컵에서는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의 8강을 향한 도전은 물론, 각 지역 예선을 통과한 세계 여러 나라들이 ‘꿈의 무대’에서 어떤 축구를 펼치는지 감상하는 것도 큰 묘미다.
특히 이번 대회에는 본선에 처음 진출, 역사적인 첫 월드컵을 앞둔 나라가 4팀이나 있다. 본선 출전팀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확대 개편되면서 그동안 번번이 예선 낙방을 했던 팀들에게도 기회의 문이 열린 것이다.
1986년부터 11회 연속 본선에 오른 '월드컵 단골' 한국이 부러울 이들 4개 팀은 본선 경험이 없고 전력도 상대적으로 떨어지지만, 이번 대회서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요르단 축구대표팀2025.3.25 © 뉴스1 김도우 기자
◇ 클린스만호 한국 울렸던 요르단, 월드컵 첫승 도전
세계는 물론 아시아에서도 주류에서 벗어나 있던 요르단이 이제는 세계인의 축구 축제 월드컵에 초대됐다.
요르단은 한국 축구와 많이 얽혀 있는 나라라 더 눈길이 간다. 요르단은 202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에서 '우승'을 노리던 한국을 2-0으로 완파하고 준우승을 차지, 이미 돌풍을 예고했다.
당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끌던 한국은 요르단의 조직적 역습과 강한 압박에 밀려 제대로 된 슈팅조차 날리지 못했다.
한국과 요르단은 이번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에서도 같은 조에 묶였다. 한국은 요르단을 상대로 1승1무를 기록, 아시안컵 완패 굴욕을 어느 정도 씻었다. 한국이 6승4무, 요르단이 4승4무2패로 B조 1·2위를 차지해 함께 본선 직행 티켓을 따냈다.
또 요르단 핵심 수비수인 야잔 알아랍이 K리그1 FC서울에서 뛴다. 야잔은 한국 축구에 완전 적응, '요르단 김민재'라 불리며 지난 시즌 베스트11 수비수상까지 수상했다.
요르단은 수비에 야잔, 공격에 '유럽파' 스타드 렌(프랑스) 소속 무사 알타마리가 중심을 잡고 선수비 후역습 축구로 이번 월드컵에 도전장을 던진다.
그동안 중동 축구는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카타르 정도가 월드컵사에 이름을 남겼는데, 요르단까지 본선에서 존재감을 어필하면 중동 축구가 더욱 성장할 수 있다.
요르단은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 오스트리아, 알제리와 함께 J조에서 경쟁한다.
야잔은 <뉴스1>을 통해 "월드컵에서 만날 팀이라면 어차피 다 강하고 어려운 상대들"이라면서 "이왕 월드컵에 나가서 붙을 것이라면 세계 최고의 스타 리오넬 메시를 막아보고 싶다"고 했었는데, 실제로 메시가 이끄는 아르헨티나를 상대하게 됐다.
◇ 48개국 확대의 최대 수혜국 우즈벡, 감격적인 첫 월드컵
우즈베키스탄은 아시아는 물론 전 세계를 통틀어 월드컵 참가국 확대의 최대 수혜국이다.
1991년 소련에서 독립한 뒤 줄곧 월드컵을 두드렸던 우즈베키스탄은 아시아 톱5라는 평가를 받으면서도 유독 월드컵과는 연이 없었다.
2006 독일 대회에선 아시아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한 뒤 탈락했고, 2014 브라질 대회에선 본선에 눈앞이었으나 단 한 골이 부족해 플레이오프로 밀려난 뒤 요르단과의 승부차기에서 패해 탈락했다.
이후로도 줄곧 본선 진출에 한 끗이 부족해 눈물을 흘렸던 우즈베키스탄은 아시아 배정 티켓이 8.5장으로 크게 늘어나면서 감격의 본선행을 이뤘다.
아울러 우즈베키스탄은 중앙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처음으로 월드컵에 진출, 그동안 동아시아와 서남아시아에만 한정돼 있던 아시아 월드컵 진출 팀의 외연을 넓혔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본선에 진출할시 스폰서 기업, 관중, 시청률 등의 폭등을 기대하고 FIFA가 아시아에 배정 티켓을 과하게 늘렸는데, 중국이 탈락한 대신 우즈베키스탄이 그 과실을 따냈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물론 우즈베키스탄이 실력 없이 운만 좋아 본선행을 일군 건 아니다.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 소속의 압두코디르 후사노프를 중심으로 엘도르 쇼무로도프(이스탄불) 등 알짜 선수들이 많다.
선수단의 월드컵 경험이 전무하다는 게 리스크인데, 이를 보완하기 위해 '이탈리아 월드컵 영웅' 파비오 칸나바로를 감독으로 선임했다.
한편 우즈베키스탄은 포르투갈, 콩고민주공화국, 콜롬비아와 함께 K조에 편성됐다. 32강 토너먼트 진출은 쉽지 않다. 52년 만의 월드컵에 복귀, 사실상 첫 출전이나 다름없는 콩고민주공화국이 그나마 현실적인 1승 제물이다.
◇ 인구 15만 퀴라소, 최고령 아드보카트 감독과 함께 월드컵 도전
카리브해 남부에 위치한 퀴라소는 이번 대회 본선에 출전한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월드컵 신기록 2개를 보유하게 됐다.
하나는 역대 월드컵 본선 최소 인구 타이틀이다. 인구 15만의 소국인 퀴라소는 2018 러시아 대회 당시 인구 32만명의 아이슬란드를 제치고 가장 적은 인구로 월드컵에 진출한 나라가 됐다.
인구 15만명은 한국의 전라북도 완주군 정도의 규모다.
더해 1947년생인 79세 딕 아드보카트 퀴라소 감독은 역대 최고령 월드컵 본선 지휘 지도자로 역사에 남게 됐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퀴라소를 이끌고 북중미 3차 예선서 자메이카·트리니다드토바고·버뮤다와 함께 묶인 '죽음의 조'서 무패(3승3무)로 1위를 차지, 본선에 진출시켰다.
이후 아픈 가족을 돌봐야 하는 개인사로 지휘봉을 내려놨었는데, 후임 감독이 물러난 뒤 선수단이 적극 요청해 극적으로 다시 '월드컵 감독'이 됐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2006 독일 대회에서 한국을 이끌었던 감독이기도 하다. 당시 '아드보카트호' 한국은 토고를 꺾고 원정 월드컵 첫 승을 기록했다.
퀴라소는 독일, 코트디부아르, 에콰도르와 함께 E조에서 경쟁한다.
◇ 48개국 중 최약체? 한 방이 있는 카보베르데
아프리카에서도 '첫 월드컵' 팀이 나왔다. 그동안 국제무대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낸 적이 한 번도 없는, 이름조차 낯선 카보베르데다.
퀴라소가 워낙 소국이라 그렇지 카보베르데도 인구 50만에 불과한, 외부 교류가 적었던 섬나라다.
카보베르데는 카메룬, 앙골라 등 '월드컵 선배'들과 한 조에 묶였는데 7승2무1패(승점 23)를 기록하며 당당히 조 1위로 본선에 올랐다.
카보베르데가 이번 대회서 선전한 이유 중 하나는 '디아스포라의 활용'이다. 포르투갈, 네덜란드, 프랑스 등 유럽 선진 축구 시스템에서 성장한 재능 있는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귀화시키며 대표팀 전력을 단숨에 끌어올렸다.
카보베르데 축구대표팀이 가진 역사 및 네임벨류는 48개국 중 최하라 평가받을 만큼 떨어지지만, 선수 개개인의 능력은 '한 방'을 가진 무시못할 팀인 이유다.
카보베르데에는 프랑스와 카보베르데이 이중국적인 로간 코스타(비야레알), 프랑스와 포르투갈의 이중국적인 조반 카브랄 등 유럽 축구강국에서 성장한 선수들이 많다. 이들은 현재 유럽 주요 팀에서 핵심 전력으로 뛰고 있는 인재들이라, 월드컵에서 언제든 '사고'를 칠 수 있다.
카보베르데라는 이름으로 하나가 돼 뛰었을 때 얼마나 시너지가 나는 조직력을 갖출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카보베르데는 스페인, 사우디아라비아, 우루과이와 함께 H조다.
월드컵이 처음인 4개 팀들의 특징 및 주요선수© 뉴스1 양혜림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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