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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정승우 기자] "모든 경기 매진."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은 지난 2월 자신 있게 말했다. 하지만 북중미 월드컵 개막을 일주일 앞둔 현재, 현실은 전혀 다른 모습이다. 일부 경기 티켓은 정가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으며 수만 장의 입장권이 여전히 판매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BBC는 5일(한국시간) "월드컵 티켓 가격이 급락하고 있으며 판매 방식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이번 대회 티켓 정책은 시작부터 논란이었다.
뉴욕주와 뉴저지주 법무장관실은 최근 FIFA의 티켓 판매 방식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수사 대상은 가격 부풀리기와 소비자 기만 의혹이다.
BBC에 따르면 팬들은 추첨에 당첨된 뒤에야 실제 가격을 확인할 수 있었다. FIFA는 사전에 전체 가격 체계를 공개하지 않았고, 일부 구매자들은 높은 가격대 좌석을 구입했음에도 실제로는 더 뒤쪽 좌석을 배정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FIFA는 판매 단계마다 가격을 조정하는 변동 가격 정책을 운영했다. 이후 추가 좌석을 개방하면서 기존보다 50% 이상 비싼 새로운 좌석 등급까지 등장했다. 팬들은 이런 변화를 사전에 알지 못했다.
정작 FIFA가 "매진"을 선언했던 경기들조차 현재 상당수 좌석이 남아 있다.
특히 미국, 멕시코, 캐나다 등 개최국 경기마저 판매가 원활하지 않다. 개최국이 출전하는 9경기 가운데 공식 매진된 경기는 단 2경기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막전인 멕시코-남아프리카공화국 경기 역시 FIFA 공식 사이트에서 500석 이상이 남아 있는 상태다. 다만 티켓 가격은 한 장에 2273달러(약 311만 원)에 달한다.
문제는 관심도가 낮은 경기들이다.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카타르, 카보베르데-사우디아라비아, 콩고민주공화국-우즈베키스탄 등 상대적으로 흥행성이 떨어지는 경기들은 판매 부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미국 스포츠 이벤트 티켓 데이터를 분석하는 '티켓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주말 기준 전체 104경기 가운데 86경기에서 약 7만 4000장의 티켓이 판매 가능한 상태였다.
이후 몇 시간 만에 FIFA 공식 사이트의 잔여 티켓 수는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동시에 미국 티켓 플랫폼 시트긱(SeatGeek)에서는 비슷한 좌석이 대량으로 등장했다.
BBC는 "누가 티켓을 올렸는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FIFA가 판매하지 못한 재고를 외부 플랫폼으로 넘기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가격도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요르단-알제리전의 경우 정가 620달러(약 96만 원) 좌석이 FIFA 재판매 사이트에서는 171파운드(약 35만 원)에 거래됐다. 정가 대비 64% 낮은 가격이다.
체코-남아프리카공화국전 역시 정가 342파운드(약 71만 원) 좌석이 190파운드(약 39만 원) 이하로 떨어졌다.
콩고민주공화국-우즈베키스탄전, 퀴라소-코트디부아르전 등도 정가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BBC는 "팬들이 정가를 지불할 의사가 없는 경기들이 적지 않다"라며 "FIFA가 직접 가격을 인하하지 않으면서도 다른 플랫폼을 통해 재고를 처리하려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라고 전했다.
FIFA는 관련 질의에 공식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BBC는 지난해 클럽 월드컵에서 첼시 경기 티켓이 경기 직전 11달러(약 1만 5000원) 수준까지 폭락했던 사례를 언급하며 "월드컵 티켓 가격 역시 아직 바닥을 찍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전망했다.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리는 북중미 월드컵. FIFA는 여전히 '매진 흥행'을 자신하고 있지만, 개막을 앞둔 현재 상황은 기대와 적지 않은 거리를 보이고 있다. /reccos23@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