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강필주 기자] 마지막 게임에 스코어는 16-20. 단 1점만 내주면 짐을 싸야 하는 절체절명의 위기. 게다가 올림픽 챔피언인 천위페이(28, 중국)를 앞두고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24, 삼성생명)은 끝내 환호했다.
세계 랭킹 1위 안세영은 6일(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2026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인도네시아 오픈(슈퍼 1000) 여자 단식 준결승(4강)에서 세계 4위 천위페이(28, 중국)를 게임스코어 2-1(21-17, 19-21, 23-21)로 눌렀다.
이로써 안세영은 지난해에 이어 대회 2연패까지 단 한걸음만 남겨 두게 됐다. 또 안세영은 지난주 싱가포르 오픈에 이어 일본 간판 야마구치 아카네(31)를 상대로 2주 연속 우승을 노리게 됐다.
게임스코어 1-1로 팽팽한 가운데 돌입한 마지막 3게임. 하지만 초반 체력 저하로 4-10으로 밀린 안세영은 7-17로 무려 10점 차까지 천위페이에 뒤져 누가 봐도 패색이 짙은 절망적인 상황에 놓였다.

안세영은 끈질긴 추격에도 천위페이에게 먼저 매치포인트(20점)를 내줬다. 그 때 안세영은 16점. 사실상 뒤집기는 불가능한 흐름이었다. 상대가 도쿄올림픽 챔피언이자 숙적인 천위페이였던 만큼 뒤집기 힘들다고 봤다.
하지만 '여제' 안세영의 집중력은 무서웠다. 상대 실책을 유도하는가 하면 결정적으로 18-20으로 뒤진 상황에서는 천위페이의 푸시 공격까지 반사적으로 받아내 끝내 득점으로 연결하는 괴력을 선보였다.
결국 20-20 듀스를 만든 안세영은 21-21 다시 듀스가 된 후 내리 2점을 따내 기적 같은 역전극을 완성했다. 상대 천위페이마저 허탈한 웃음을 짓게 만들 정도였다.

현지 언론은 경기 후 안세영의 인터뷰를 듣고 더욱 놀랐다. 인도네시아 'CNN 인도네시아'는 안세영이 천위페이를 상대로 거둔 역전승을 대서특필한 것은 물론 안세영이 직접 밝힌 대역전의 비결을 집중 조명했다.
안세영은 경기 후 10점 차로 크게 뒤져 절망적인 상황을 떠올리며 "차이가 크게 벌어졌을 때, 스코어판을 일부러 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털어놓았다. 심리적 압박에서 벗어나기 위한 행동이었다.
안세영은 "그저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애썼고, 운도 조금 따랐던 것 같다"며 "계속 차분해지려고만 했다. 스스로 평정심을 유지할수록 내 자신을 더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매체는 천위페이를 상대로 "경이로운" 승리를 거둔 안세영이 극한의 압박감 속에서도 "완벽하게 마무리한" 세계 1위의 멘탈을 보였다고 극찬했다.

안세영은 7일 오후 4시 같은 장소에서 일본의 간판이자 세계 3위인 야마구치 아카네(31)를 상대로 시즌 5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야마구치는 4강전서 돌풍을 일으켰던 26위 한국의 심유진(27, 인천국제공항)을 2-0(21-14, 21-7)으로 완파하고 올라왔다.
이번 결승전은 지난주 싱가포르 오픈 결승의 완벽한 리매치다. 당시에도 안세영은 3게임 16-19로 몰린 상황에서 내리 5점을 따내며 극적인 역전 우승을 일궈낸 바 있다. 심유진을 대신하는 설욕전이기도 하다.
말레이시아 오픈, 인도 오픈,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이어 우버컵(단체전) 우승까지 휩쓴 안세영은 이번 대회를 통해 싱가포르 오픈에 이은 2주 연속 우승이자 인도네시아 오픈 2연패를 노린다.

/letmeout@osen.co.kr
[사진] 대한배드민턴협회/BADMINTON PHOTO, BWF SN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