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피까지 쏟아낸 서교림, 4수 끝 '준우승 잔혹사' 끊고 생애 첫 우승

스포츠

이데일리,

2026년 6월 07일, 오후 09:07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무관의 신인왕’이자 ‘2등 징크스’에 시달리던 서교림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총상금 15억 원)에서 마침내 데뷔 첫 우승을 거두며 아쉬움을 완벽하 털어냈다.

서교림.(사진=KLPGT 제공)
서교림은 7일 강원 원주시의 성문안(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 합계 15언더파 201타를 기록한 서교림은 2위 김민선(14언더파 202타)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이번 우승으로 서교림은 대상 포인트 공동 11위에서 단독 1위로 도약했다. 또한 우승 상금 2억 7000만 원을 추가하며 상금 순위에서도 10위에서 단독 1위(5억 3574만 원)로 뛰어올랐다.

173cm의 큰 키에 시원한 장타를 앞세워 일찌감치 주목받은 서교림은 지난해 두 번의 준우승을 기록하며 신인상을 차지했다. 그러나 하반기 돌풍의 핵이었던 김민솔이 빠진 상태에서 획득한 ‘우승 없는 신인상’이었던 탓에 늘 아쉬움이 뒤따랐다.

지독한 ‘우승 문턱 좌절’은 지난 8개월 동안 이어졌다. 지난해 10월 K-푸드 놀부·화미 마스터즈에서 홍정민에게 1타 차로 밀려 2위를 기록했고, 11월 에쓰오일 챔피언십에서도 고지원에 밀려 준우승에 그쳤다. 잔혹사는 올해도 이어져, 지난 4월 열린 국내 개막전 더시에나 오픈에서도 또 한 번 고지원에게 1타 차 우승을 내주며 3연속 준우승의 늪에 빠졌다.

서교림은 “작년에 우승이 없어 아쉽긴 했지만, 전지훈련을 통해 마음을 단단히 다잡았다”며 “이번이 네 번째 챔피언 조 경기였는데 앞선 세 번을 모두 준우승으로 마쳤기에 이번에도 놓치면 정말 속상할 것 같아 이를 악물고 쳤다”고 털어놨다.

이번 대회에서 서교림은 평균 240m에 달하는 호쾌한 드라이버 티샷과 54홀 동안 스리 퍼트를 단 한 개만 기록할 정도의 정교한 퍼트감을 뽐냈다.

최종일 김수지, 김민선과 공동 선두로 출발한 서교림은 전반에만 버디 4개를 몰아치며 4타 차 단독 선두로 여유 있게 앞서갔다. 하지만 후반 들어 압박감이 그를 덮쳤다. 12번홀(파3)에서 티샷이 물이 빠지는 실수가 나와 보기로 1타를 잃었다.

우승 축하받는 서교림.(사진=KLPGT 제공)
진짜 위기는 마지막 18번홀(파5)이었다. 2위 김민선이 후반 무서운 추격세로 압박하는 가운데, 2타 차 선두였던 서교림의 두 번째 샷이 우측 러프로 밀렸다. 이어 높게 띄운 세 번째 어프로치 샷마저 짧아 그린 밖에 떨어졌다. 네 번째 샷 만에 간신히 공을 그린에 올렸지만 핀까지의 거리는 1.7m였다.

그 사이 김민선은 먼저 버디 기회를 잡은 상태였다. 서교림이 파 퍼트를 놓친다면 연장전으로 끌려가는 절체절명의 상황에 그는 손이 떨려왔다. 서교림은 평소와 다르게 물 한 모금을 마시고 깊은 심호흡을 한 뒤에 퍼터를 휘둘렀고, 굴러간 공은 그대로 홀컵에 떨어졌다.

우승이 확정된 순간, 서교림은 한참 동안 멍하니 서 있다가 이내 두 손을 번쩍 들고 눈물을 흘렸다. 뒤이어 축하 인사를 건네기 위해 다가온 2위 김민선은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극도의 긴장과 압박감이 한순간에 풀린 서교림이 코피를 쏟아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승 직후 공식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서교림은 코피 사건에 대해 “원래 코피가 자주 나는 편”이라며 “마지막 퍼트를 넣고 눈물이 났는데, 뒤이어 민선 언니가 퍼트를 해야 해서 소리를 내면 안 될 것 같아 코를 틀어막았더니 갑자기 피가 났다. 피곤해서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마지막 홀 어프로치 샷이 짧게 남았을 때는 결과를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 정말 당황했고 손이 떨렸다”고 긴박했던 순간을 돌아보며 “전지훈련을 거치며 멘털이 강해진 덕분에 마지막 고비를 넘길 수 있었다”고 미소 지었다.

생애 첫 우승이라는 가장 큰 숙제를 해결한 서교림의 시선은 이제 더 높은 곳을 향한다. 서교림은 “올해 첫 번째 목표였던 첫 승을 이뤘으니 이제는 다승왕을 노려보겠다”며 “국내 무대에서 3승 정도를 거둔 뒤, 2~3년 안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진출하는 것이 다음 꿈”이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코피 쏟는 서교림.(사진=KLPG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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